현 돌봄서비스, 아동 생활시간 고려하지 않아
초등생, 양육자 귀가까지 2-3시간 공백 발생
전문성 강화 위해 인력양성기관과 협업 필요

CTS 다음세대운동본부
▲심포지엄 모습. ⓒ운동본부
CTS다음세대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CTS빌딩 아트홀에서 ‘다음 세대가 행복한 아동 돌봄정책의 방향은?’을 주제로 ‘2022년 대한민국 다음세대 희망 프로젝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교회 부모되어 다음세대 세워가자!’란 슬로건으로 저출생 시대 극복을 위한 다음세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CTS다음세대운동본부에서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현장 참여 인원을 49명 이내로 최소화했다.

변창배 본부장의 개식사와 이철·류영모·배광식 공동대표의 축하와 경과 및 비전 영상 소개에 이어, 감경철 CTS기독교TV 회장은 “희망이 없어 아이를 낳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에, CTS와 한국교회가 연합해 이 악순환을 끊고 대한민국에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개회사를 전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김민석 의원은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축사 했다.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을 좌장으로 주제 발표를 맡은 정익중 교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는 “가족 축소, 맞벌이 가정 증가,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으로 아동 돌봄이 위기에 있어, 아동 돌봄 욕구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기존 아동 돌봄서비스의 한계로 공급자 중심·연령대별 수요 대비 불균형한 서비스 공급, 비효율적 서비스 전달 체계, 돌봄 노동의 낮은 사회적 가치 인정 등이 문제”라고 밝혔다.

정익중 교수는 “0-2세 어린이집 이용률은 40.9%, 3-5세 어린이집 및 유치원 이용률은 93.7%인데 반해, 6-12세 초등학령 아동의 돌봄서비스 이용률은 약 12%에 불과하다”며 “아동의 생활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돌봄서비스 때문에 주 양육자의 귀가까지 2-3시간의 돌봄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아동 돌봄서비스 주체는 3개 부처 8개 돌봄 체계로 분산돼 있으나, 부처·체계 간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부처 간 칸막이 현상이 심각한 문제”라며 “신입 교사에 비해 매우 낮은 돌봄서비스 종사자의 처우, 돌봄 노동에 대한 낮은 사회적 가치 인정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아동이 필요할 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 아동 돌봄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아동 최상의 이익 △공공성 △보편성 △접근성 △통합성 △돌봄 기능 강화 등 6개 원칙과 아동 돌봄서비스 확대,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아동 돌봄서비스 통합 및 연계조정 체계 구축, 아동 돌봄서비스 재구조화, 돌봄의 사회적 가치 인정 등 4개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아동 돌봄서비스 확대를 위해 초등 저학년 하교 시간을 3시 이후(월-금) 이후로 통일하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마을 돌봄의 수를 늘려나가야 한다”며 “이때 종교시설의 공공성 차원에서 접근성 높은 교회(종교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와 교회(종교시설)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돌봄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회(종교시설) 인력양성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며 “돌봄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에 서도 한국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아동 최선의 이익을 위한 사회기반 조성을 위해 돌봄 정책 이해 관계자들 간의 대타협, 통합적 아동 돌봄서비스 체계 운영을 위한 기반 조성, 아동 돌봄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을 주문했다.

CTS 다음세대운동본부
▲좌장 장헌일 원장. ⓒ운동본부
토론에 나선 5명의 학계·현장 전문가들도 ‘아동 행복 최선의 이익’을 위한 아동 중심·아동 친화적 아동 돌봄 정책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각각 대안을 제시했다.

임원선 교수(신한대 사회복지학과)는 임산부 무료 정기검진, 출산 및 산후조리 비용 국가지원, 영유아·초등 학령 돌봄서비스 및 인프라 확충 등을, 김아래미 교수(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는 돌봄 이용대상을 보편화하는 것이 타당하나 이주 배경 아동, 장애 아동, 학교 밖 아동 등 다양한 아동들이 돌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정책을 보다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각각 대안을 제시했다.

토론자들은 교회가 이 시대 아동 돌봄과 보육의 대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민간 자원인 종교시설(교회) 등을 활용해 설치 비용을 절감하고 종교시설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구체적 방안 마련을 위해 정부·지방자치단체가 한국교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옥경원 대표(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아동 돌봄에 대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공교회성을 역설했다. 옥 대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영생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가 성육신이었듯, 교회도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과 돌봄 공간을 공공재로 공개할 때 ‘내 것’이라는 소유의식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근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교회가 아동 돌봄과 교육을 통해 행복한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사)더불어배움)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교회가 아동 돌봄과 교육 공동체로서 지역사회와 협업했던 지난 15년간의 사례들을 나눴다. 그는 “교회 공동체는 지역사회에서 일원으로 함께 존재하면서, 교육과 돌봄, 교육을 실행할 공간과 인력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곳”이라며 “교회가 지역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헌신하는 것은 교회의 고유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기에, 충분한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두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인 송민경 대표(아이돌봄 엄마모임)는 “자녀를 양육하며 발생하는 돌봄 공백으로 상당한 고충이 있었는데, 교회가 주관하는 아이 돌봄에 참여하면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었다”며 “교회 돌봄서비스의 장점은 신뢰성과 접근성, 전문성이다. 종사자들이 사랑으로 하는 돌봄, 접근성 높은 안전한 돌봄 공간, 전문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운동본부 측은 “심포지엄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아동 보육과 돌봄 시스템이 정비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한국교회가 아동 돌봄과 관련된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할 경우, 저출생 극복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밝혔다.

CTS다음세대운동본부는 이날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2022년 보육과 돌봄과 관련하여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을 펼쳐갈 계획이다. 운동본부 측은 심포지엄 결과를 정리한 정책제안서를 여야 대선캠프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