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치리스트(World Watch List, WWL)
▲전 세계 박해지수에서 아프가니스탄이 20년간 1위를 유지했던 북한을 넘어섰다. 북한 역시 2위를 기록했을 뿐, 박해지수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17위였다.
전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 ‘월드 와치 리스트(World Watch List, WWL)’가 19일 발표됐다. 세계 최악의 박해국이던 북한은 아프간 사태로 인해 20년 만에 2위를 기록했지만, 박해지수는 사상 최고인 96점으로 여전히 악질적 종교 박해국임이 드러났다.

수치를 발표한 국제오픈도어의 한국지부인 한국오픈도어선교회는 “북한의 철저하고 시스템적인 기독교 박해는 세계 어느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참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한 해 북한의 기독교 박해 트렌드를 살펴보면, 북한 당국의 강화된 사회 통제가 기독교 박해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한은 방역 목적의 통제를 강도 높게 시행하면서, 외부 사조를 걸러내고 사상적 순수성과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통제를 함께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대표적으로 국경 통제와 이동 제한, 그리고 격리조치를 꼽을 수 있고, 이는 국가 경제 침체와 장마당 활동 위축을 가져왔다.

선교회는 “이동 통제는 반동사상문화법 제정 등과 맞물려 사회 전반에 걸쳐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선교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는 서너 명이 모이는 것도 단속의 대상이 될 정도로 통제가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하고 의심 환자들을 무분별하게 격리하는 방식으로 전파를 통제하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정권에 대한 불만이 퍼지거나 외부 정보가 흘러가는 것과 비밀 종교 모임을 막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탄압의 명분으로 코로나 방역을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오픈도어는 특히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 및 시행은 통제 강화가 단순 코로나 방역 때문만은 아님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2020년 12월 열린 제14기 제12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전원회의에서 ‘반동사상문화법배격법’을 채택했다. 이 법은 외부 영상이나 책자 등의 유입, 소지 및 배포는 물론이고 남한풍의 행동이나 어투까지도 단속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을 어긴 이들을 처벌할 시 기존 북한 형법에 언급된 형량에 비해 1, 2단계 높은 수준으로, 정치범수용소 수감은 물론이고 사형까지 구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해당 법에 기독교에 대한 내용이 직접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성경책을 포함한 기독교 물품과 신앙 활동이 법에서 언급하는 주요 단속 물품과 행위에 포함되어 있어, 기독교 역시 해당 법령의 주요 표적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새로운 법의 제정은 단속활동 강화로 이어졌고, 해당 법 위반이 적발된 경우 유례 없는 중형이 구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진시에서는 최근 화제가 된 ‘오징어게임’을 시청한 북한의 고등학생 7명이 검열에 적발되었는데, 이들에게 최소 5년에서 무기형의 중형을 구형됐고 판매자는 총살형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상황. 킨티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 측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과도한 처벌 수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북한의 공개처형 장면
▲북한의 공개처형 장면. ⓒ채널A
기독교 관련 물품이나 활동도 중요한 단속 대상이다. 오픈도어는 “북한 당국이 해외 주재원에 대한 불시 검열을 실시하면서 성경책 소지 여부를 주요한 단속 항목으로 삼기도 했고, 해외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사상 교육에서 특별히 기독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강화하는 등, 기독교에 대한 적개심과 단속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움직임도 보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성탄절에 대해서도 대표적인 반사회주의문화로 지목, 해외 주재원들도 성탄절 문화를 따라하거나 축하하는 모습이 적발될 시 반동으로 처벌하며, 기독교 문화의 유입을 매우 경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오픈도어는 “안타까운 것은 북한의 강력한 봉쇄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국가 간 교류 단절로 인해, 북한 내 기독교 박해 관련 정보 수집 및 연구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경을 넘어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이 매우 험난해졌고, 북한 내에서도 정보 전달에 많은 제약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순위 하락이 북한의 기독교 박해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연구 과정에서 북한 내 박해 사건들에 대한 정보 수집 및 확인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타 지역에서 급변한 정세로 인해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이로 인한 변동이 있었을 따름”이라며 “북한의 잔혹한 기독교 박해 상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박해 중단을 위한 압력, 그리고 북한의 성도들을 위한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형제자매들의 기도가 절실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