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기독교인, 나딤 샘슨,
▲신성모독 혐의로 수감됐다 풀려난 파키스탄 기독교인 나딤 샘슨. ⓒ셰이크엘 안줌
신성모독 혐의로 수감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파키스탄 기독교인에 대한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자, 그의 가족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다른 국가 지도자들에게 서방으로의 망명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13일(이하 현지시각) 4년 동안 수감됐던 가톨릭 신자 나딤 샘슨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

샘슨의 동생이자 미국 시민권자인 셰이크엘 안줌은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기쁘지만 한편으로 매우 두렵다”고 말했다. 

안줌은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법으로 수감된 또 다른 기독교인 자파르 바티에게 며칠 전 내려진 사형 선고를 그 이유로 들었다. 

파키스탄 대법원이 샘슨의 보석을 허가한 가운데, 신성모독 혐의에 따른 법적인 절차는 지방법원 차원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안줌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오가야 하기 때문에 3명의 형제들은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된 무슬림이 법정에서 총살당한 사건을 떠올리며 “우리 형도 같은 운명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안줌은 형의 석방을 위해 운영해 온 트위터 계정에,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에게 산 채로 불태워진 스리랑카 힌두교인 공장 관리자의 영상을 최근 올렸다. 그는 “이 두 사건이 나와 형제들을 두렵고 걱정스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안줌은 교황과 유럽연합 외교 담당 고위 관계자 앞으로 파키스탄의 두 형제들을 즉시 대피시켜 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또 캐나다 정부에 망명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그는 “난 부모가 없다. 파키스탄에 두 형제가 있다. 그들은 보호받아야 하고, 파키스탄에서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줌은 호소문에서 지난 4년 동안 그의 형에게 가해진 피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형이 지난 몇 달간 매우 아팠다. 법원은 형이 즉각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명령했으나, 교도소장이 출소를 허락하지 않아 형은 매우 고통스러워했다”고 말했다.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샘슨이 심장 결석에 따른 건강상 문제를 안고 있으며, 구금된 동안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샘슨은 신장결석 치료를 위한 적절한 치료를 거부당한 채, 파키스튼의 라호르 지방 교도소에서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들은 종종 신성모독법과, 지난 몇 년간 폭력을 행사하고 수십 명의 기독교인들을 살해한 강경파들에 의해 표적이 된다.

파키스탄 형법 295조와 298조에 포함된 신성모독법은 종종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악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신성모독법에는 무고나 거짓 증언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 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기독교인, 시아파, 아마디야스, 힌두교인 등 소수종교인들을 목표로 이 법을 이용하고 있다.

기독교 NGO ‘법률 및 정착 지원센터’(CLAAS-PK) 이사인 나지르 사에드는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법이 공포된 이후, 이 법은 억압적으로 오용되고 있다”며 “이 조항은 개인적 갈등에서 복수의 도구로 사용돼, 소수종교인을 표적으로 삼고 정치적인 반대자 또는 비판자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지난 몇 년 동안 소수종교인 보호에 실패하여 기존의 종교적 분열을 악화시키고, 종교적 편협함과 폭력에 취약한 소수종교인들에 대한 차별 분위기를 조성해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힌두교인, 기독교인, 심지어 무슬림을 상대로 한 신성모독 사건이 여러 건 등록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