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분노
당신의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분노

크리스토퍼 애쉬·스티브 미즐리 | 이지혜 역 | 생명의말씀사 | 264쪽 | 15,000원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늘어나는 문제 중 하나는 ‘분노’의 문제다. 재택근무로 집에 남편이 머물면서 아내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사례나 부부 및 가족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문제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코로나가 분노를 유발하는 인자가 있는 바이러스라 그런 게 아니다. 죄인의 본성에 새겨진 분노 인자가 더 자주 자극을 받기 때문에 그 열매가 나타나는 것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도 분노가 문제라는 걸 안다. 그래서 어떻게든 분노를 조절하려 애쓰고 약을 처방하고 분노조절장애라는 병명도 붙이면서 분노라는 감정을 처분하려 한다.

하지만 분노 안에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지 않고서는 마치 암 덩어리를 제거하지 않고 증상만 치료하는 것처럼 궁극적인 치료가 되지 않을 게 뻔하다.

비교적 최근에 국내 많은 책이 소개된 크리스토퍼 애쉬는 세인트 앤드루 교회 설교자이자 틴데일하우스 출판사 소속 작가이고 목회자 대상 강해 설교훈련 기관에서 가르치는 성경 교사이기도 하다.

스티브 미즐리는 케임브리지 크라이스트 교회 목사이자 영국 성경적 상담혀회 전무이사로 강연 및 상담 교육을 하고 있다. 미즐리는 국내에 이 책으로 처음 소개됐고, 애쉬는 <좌절된 설교의 치유>(좋은씨앗, 2021), <말씀의 기쁨>(성서유니온선교회, 2020), <티칭 시편>(성서유니온선교회, 2020), <티칭 로마서>(성서유니온선교회, 2018), <결혼, 그 아름다운 예배>(복있는 사람, 2019), <욥기>(성서유니온선교회, 2014) 등의 책이 나왔다.

분노 문제가 심화되면서 분노 관련 신앙 서적도 최근에 많이 보급됐다. 분노와 스트레스를 매우 실제적으로 다룬 웨인 맥의 <분노와 스트레스, 하나님의 방법으로 다스리기>가 2020년 토기장이에서 나왔고, 에드 웰치의 <분노, 인내 그리고 평안에 관한 50일 묵상>이 2019년에 그리심을 통해 소개됐다. 성경적 상담의 대가인 데이비드 폴리슨이 분석한 <악한 분노, 선한 분노>는 분노 문제를 가장 체계적이고 성경적으로 다룬 최고의 신앙 서적 중 하나다(토기장이, 2019).

그런데, 분노에 관해 또 할 말이 남아 있을까? 우리가 또 들어야 할 교훈이 있을까? 애쉬와 미즐리가 쓴 <당신의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분노>를 읽고 나면 여전히 우리가 분노를 해체하여 문제의 근본을 파악하고 문제를 벗어날 수 있는 복음의 능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배울 수 있다.

<당신의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분노>는 성경에 기록된 많은 분노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 분노가 다 같은 분노가 아니라 속에 숨겨진 여러 가지 욕망의 표출임을 검증했다. 권력에 대한 욕망, 자기 의를 드러내기 원하는 욕구, 교만과 얽혀있는 분노, 집단이 만들어내고 부추기는 분노, 다른 이를 분노에 휩싸이게 만드는 현상에 관해 설명한다.

분노
ⓒPixabay
인간의 분노는 의로울 수 없을까? 있다. 하지만 의로운 분노가 악한 분노로 변질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순전한 의로운 분노가 아니라, 악한 분노와 뒤섞인 채 선하고 공정한 모습뿐만 아니라 악하고 더러운 모습까지 같이 뿜어낸다.

인간이 하나님이 되려고 하는 욕구,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과 요구하신 뜻에 충성하지 않고 만족하지 못하며, 도리어 하나님이 되려 할 때 분노 인자에 불이 붙는다.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하나님의 선하신 분노를 제대로 알고 그 앞에서 자신의 분노를 점검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분노는 온전한 지식에 기초하고, 순전히 악으로 인해 발생하며, 완전히 공정한 기준으로 미리 경고하신 후에 쏟아내시기 때문에 온전히 선하다.

하나님은 지금도 인간 정부를 통해 의로운 분노를 실행하고 계신다. 악인이 자멸하게 하시고 악의 열매를 맛보게 하신다. 하나님의 분노는 사랑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특히 노하기를 더디 하시지만 반드시 심판하신다.

하나님의 분노가 인간 분노의 해결책인 이유는 우리가 분노하는 모든 것에 하나님께서 가장 합당한 방식과 기준과 보응으로 분노하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애쉬와 미즐리는 이 책의 절정에서 어떻게 우리가 분노를 조절할 것인지 설명한다. “세상의 분노 조절법이 효과적으로 다루기에 분노 문제는 너무 심오하고 어둡다. 내게는 새로운 욕구, 새로운 군중, 새로운 평화, 새로운 능력, 새로운 겸손, 새로운 사랑이 필요하다.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통해 자신을 내주실 때 이 모든 것을 내게 주신다(174쪽).”

이 ‘새로운’ 여섯 항목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이 ‘새로운’ 욕구를 성령을 통해 우리 안에 시작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소개한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하나님이 되려는 우리 욕망을 철저히 죽이고 하나님의 자리를 내어드리면서 그 뜻 아래 욕망을 통제하며 살아가게 하신다.

특별히 분노를 다스리는 법을 다룰 때, 미즐리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성경적 상담의 사례를 들어 각 상황에 하나님 말씀이 어떻게 우리의 옛 욕망을 제거하고 새 욕망을 힘 있게 만드는지 설명한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온전히 만족시키신다. 하나님이 우리 주변에 거듭한 집단, 형제자매를 두셔서 분노가 아니라 거룩으로 이끄신다. 하나님이 우리 마음에 모든 염려와 근심을 몰아내고 평안을 허락하신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 선한 일을 시작하셔서 그것을 온전히 능력으로 이루신다.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을 배우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을 통해 확증된 사랑으로 우리를 강권하신다. 바로 그 힘으로 우리는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애쉬와 미즐리는 부록에서 각자의 분노를 점검할 수 있도록 검진표를 제공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기 안에 있는 분노의 근원, 숨겨진 욕망의 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그 복음의 능력으로 그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은혜로운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세상은 이기적인 분노, 불의한 분노, 잘못 표현된 분노로 상처받고 고통받고 있다. 오직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이타적이고 선하고 올바르게 표현된 하나님의 분노를 말과 삶으로 세상에 나타낼 수 있다.

<당신의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는 분노>가 그렇게 하는 도구가 되길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