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머리 검은 흰색 초상화 동물 야생 줄무늬 임인년
▲ⓒ픽사베이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이다. 육십간지 중 39번째로, 임(壬)은 흑색 호랑이를 의미한다. 그래서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다.

호랑이는 한국뿐 아니라 시베리아, 중국 대륙, 말레이반도, 인도 육지와 인접한 수마트라 자와섬, 발리와 서쪽으로는 중앙아시아, 이라크, 이란까지 이르어 광대한 지역에서 서식하는 동물이다.

호랑이는 식육목 고양잇과의 포유류로, 현존하는 모든 고양잇과의 가장 큰 동물이다. 수컷의 무게가 대략 250-300kg에 육박할 정도로 대단히 큰 동물이다. 우리가 흔히 호랑이라고 부르는 이 동물의 순수한 한글 이름은 범이다.

국토의 70%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한국은 예로부터 호랑이가 많아 호랑이의 나라로 알려져 왔다. 대한민국의 건국 신화인 단군신화에서부터 호랑이는 곰과 함께 중요한 동물로 등장을 한다.

호랑이와 고대 한국 사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 단군 신화로부터 등장하는 호랑이는 고대 한국 사회의 삶 속에서도 그 중요성을 나타내며 등장함을 볼 수 있다.

백제의 도읍 중 하나였던 충남 부여의 옛 백제 도성에서 발견된 도자기 호자는 고대 한국의 일상 속에서 호랑이가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호자란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는 일종의 남성용 이동 변기(요강)다. 호자는 원래 중국 귀족들이 사용하던 남성용 이동 변기 수단이었는데, 한나라 때는 왕이 이 호자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호랑이에게 소변을 볼 수 있는 남성의 용맹을 형상화해 실생활에서 사용했다고 전해지지만, 그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호랑이에게 소변을 볼수 있는 만큼 용맹스러운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백제의 도읍에서 이런 호자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치열했던 삼국의 대치 속에서 호랑이는 용맹스러움의 상징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삼국 중 고구려 역시 호랑이를 중요하게 여겼다. 고구려의 무덤으로 알려진 진파리 1호분에 그려진 사신벽화도에는 동서남북 각 위치에 고구려를 지켜주는 사신의 동물들인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벽화가 그려져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고구려의 사신 중 백호는 고구려를 지켜주는 수호신일 뿐 아니라 백호가 지키고 있는 곳은 매우 신령하고 신성한 지역이 된다는 그들의 믿음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진파리 1호분은 평양에 있는 흙무덤이었는데, 일제강점기 일본의 학자 오바 쓰네키치에 의해 알려지면서 대단히 중요한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여줬다.

진파리 1호분 백호의 특징은 백호에 날개가 달려있고 긴 발과 유연한 허리 화염을 동반한 모습으로 호랑이를 신성시하고 있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장 늦게 꽃을 피웠으나 결국 삼국을 통일했던 신라도 일상 속에서 호랑이를 매우 신령하게 여기며 일상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1988년 경주시 내남면에서 발견된 토기 12지신상은 신라 시대에 이미 12지신에 대한 사상이 민간에 널리 퍼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12지신상은 화장묘의 돌항아리 형태로 보존되어 있었는데 민간의 장례 문화에서 이미 12지신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12지신은 땅을 지키는 신을 의미하는데 시공간을 12개로 나누어 12방위와 12시간을 지키고 수호하는 신의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를 결합한 것으로 무덤에 12지신을 함께 사용한 것은 이들이 땅과 하늘을 지키며 무덤에 묻힌 사람의 영혼을 영원히 보호한다고 믿어, 장례에 사용됐다.

고대 삼국의 호랑이가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과 국력을 상징하는 수호신으로 등장하고 영혼을 지키는 신으로 등장하는 것과는 다르게, 고려와 조선 시대를 지나면서 호랑이는 좀더 사람과 친근하게 다가오는 동물로 묘사됐다.

조선 후기 최고 화가 중 한 명이었던 단원 김홍도도 호랑이 그림을 자주 그렸다고 알려진다(그러나 아쉽게도 작품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김홍도의 호랑이 그림을 모델로 습작했다고 알려진 조선 후기 화가 김상용의 작품은 호랑이가 산에서 출사하는 모습을 묘사한 뛰어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왕의 위엄을 갖추고 용맹한 왕으로써 백성을 위엄있게 다스리라는 의미가 작품 속에 포함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조선의 예술중 한 장르 속에 포함된 민화에도 호랑이가 자주 등장한다. 우리에게도 매우 친근한 까치 호랑이라고 알려진 민화 속 호랑이는 매우 친근하고 일상 속에 매우 가깝게 근접한 호랑이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호랑이가 일상 속에서 상징을 나타내고 보여주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강력한 시각효과와 함께 호랑이를 묘사한 대표적인 그림이기도 하다.

이 밖에 그림뿐 아니라 황해도 지방에서부터 내려온다는 봉산탈춤에서도 양반의 권위와 조선시대 왕을 풍자하기 위해 호랑이가 등장함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고 가장 가깝게 다가오는 호랑이와 관련된 말이라면, 아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라는 말일 것이다. 담배를 피는 호랑이는 없지만,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은 의례적으로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운 아주 먼 옛 시절을 의미하는 관용구가 되었다. (사실 담배는 광해군 때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그리 오래된 옛날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역사 속에 등장했던 호랑이가 1988년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로 태어나면서, 호랑이는 한국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가슴에 달려 있는 문장 역시 호랑이다. 태극 전사들이 운동장을 누빌 때도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희생 정신을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이며 친근한 동물이 되었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는 서울시 홍보 뮤직비디오에서 ‘범 내려온다’라는 노래로 단번에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의 한 소절로 판소리를 현대음악에 맞추어 재해석하고 편곡해 이날치 밴드에 의해 불려진 노래다.

판소리는 민족의 혼이 담겨 있는 노래였지만, 대중들이 접하기에는 생소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범 내려온다’를 통해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을 각인시키는 기회가 됐다.

“2022년은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는 호돌이와 수호랑, 모두 호랑이였다. 단군 신화에도 호랑이가 등장하고, 한반도 형상을 대륙을 향해 뛰어 오르려는 호랑이의 모습에 비견하기도 한다. 2021년 큰 화제가 됐던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도 ‘범 내려온다’였다. 호랑이는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동물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2>, 김난도 미래의 창, 11쪽)

성경에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동물들이 자주등장한다.

쥐는 레위기 11장 29절, 삼상 6장 5절 등 대체로 불결한 동물로 등장한다. 농경에 방해가 되고 전염병을 유발하는 동물이기에, 성경은 쥐를 그렇게 묘사하고 있다. 소는 성경에 등장하는 매우 중요한 동물 가운데 하나다. 소는 전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가축으로 농경과 식량뿐 아니라 소를 신성시하여 신격화된 우상의 형상으로도 자주 등장한다.

유럽 대표적 신화인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소는 제우스가 변신할 때 마다 사용되는 동물로 지금도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소가 사용되고 있다.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들었던 첫 번째 우상의 모양도 소의 형상이었다. 이렇게 소는 각 나라와 지역에서 신격화된 우상의 모양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소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 중에서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제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용은 실제로 존재하는 동물은 아니지만,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 중 하나다. 욥기에서 등장해 오래 전부터 신화화된 용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고, 계시록에선 결국 하나님의 대적하는 사탄 마귀로 등장한다.

용과 함께 부정한 동물로 취급되며 사단의 형상으로 취급되는 동물은 뱀이다. 뱀은 아담과 하와를 타락시키는 부정적인 동물로 묘사되었고, 계시록에서는 사단과 동일시되는 옛뱀으로 표현되어 멸망받아야 할 악으로 묘사되었다.

토끼는 굽이 갈라지지 아니한 동물로서, 레위기는 부정한 동물로 취급한다. 말은 이스라엘에게 있어 힘과 능력을 상징하고 부를 상징하며 권력을 상징하는 동물로 등장한다.

하나님은 물리적인 힘의 수단으로 말을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셨다. 그러나 솔로몬 때 말은 솔로몬의 왕권과 이스라엘의 군사력의 척도를 보여주는 상징과 같은 것이 되었다.

원숭이는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솔로몬의 지혜와 부와 명성을 설명하면서 원숭이를 조공했다고 성경은 이야기한다. 결국 먼 곳에서부터 희귀한 동물 출현을 통해, 솔로몬의 영향력을 극적으로 묘사하는데 원숭이가 사용되었다.

닭은 베드로 때문에 가장 유명해진 동물 중 하나다. 새벽 닭 울 때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할 것이라는 예수님의 예언으로 닭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유럽의 교회들은 십자가와 함께 교회 맨 꼭대기에 닭을 형상화한 모양을 장식하여 베드로의 연약함을 후세 성도들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성경에 등장하는 개와 돼지는 매우 부정적인 동물로 묘사된다. 돼지는 유대인들이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가장 저주스러운 동물 가운데 하나다. 돼지는 부정의 동물로 고기를 금하고 있다. 탕자는 돼지에게 주는 음식으로 연명한 아들로 등장한다.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한다.

개도 역시 매우 부정적인 것을 묘사는 동물로 등장한다. 이방인의 개라고 표현될 만큼 더럽고 불결하며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것을 사용할 때 등장했다. 이방인의 아들이었던 갈렙의 이름도, 개에게 부정적인 단어로 붙인 것이 이름이 되었다.

성경에는 호랑이가 등장하지 않는다. 지리적인 특성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대신 ‘동물의 왕’이라고 불리는 사자가 자주 등장한다. 사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동물로 신적 권위와 힘을 상징한다.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에도 아슬란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사자로 등장을 한다. 삼손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강한 것에서 달콤한 것이 나온다’는 수수께끼 속 사자는 얼마나 삼손의 힘과 능력이 가공할 만한 것이었는가를 보여준다. 그만큼 삼손에게 주어졌던 성령의 능력은 사자를 맨손으로 제압할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능력이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동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양일 것이다. 양은 이스라엘에 있어 생계의 수단이며, 삶에 가장 밀접한 동물이다.

양은 재산이며 또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로써 가장 귀하여 여겨진 동물이다. 이스라엘의 희생 제물로 번제, 속죄제, 화목제의 중요한 제물로 사용 되었다. 양은 어린 양의 제물로 오시는 예수님 희생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또 목자 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동물로 양이 등장하여, 성경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이기도 하다.

이 밖에 레위기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해 우리 일상의 삶과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의 세계가 영적인 삶과 실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 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밀접하게 연관된 하나님의 창조 세계와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삶을 살아 왔다.

그것이 때로운 종교적 신념으로, 세속적인 힘의 논리로, 인간이 염원하는 가치와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지만, 주어진 삶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오는 지혜를 발휘했다.

기독교 신앙은 말씀에 기초한다.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의 세계는 하나님이 신성이 그 안에 포함되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한다.

세상이 말하는 십이지신과 60간지의 운을 바라보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 검은 호랑이의 해에는 운수가 대통할 것이라 말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며 경계해야 할 모습이다.

호랑이가 우리를 지켜주는 부적처럼 사용되는 것은 불신앙이다. 하지만 임인년(검은 호랑이 해)에 하나님이 교회를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강인하게 다시 세워주실 것을 기대하는 것은 신앙이며, 하나님에 대한 기대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힘겨운 지난 2년의 시간을 단숨에 뛰어넘을 힘과 지혜와 용기를 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기도제목이다. 움츠러들고 낙심한 사람들에게 호랑이처럼 다시 일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은 교회의 사명이다.

2022년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은혜로 높이 뛰어올라, 힘차게 도약하는 교회와 공동체를 꿈꾸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박종순 목사
제자들 교회
<열혈독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