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본부, 동상,
▲유엔 본부 앞에 설치됐던 동상. ⓒ유엔 제공
지난해 11월 유엔 본부의 외부 광장에 설치됐던 ‘국제 평화와 안전의 수호자’ 동상이 철거됐다. 동상은 공개된 직후부터 계시록에 등장하는 짐승과 비슷한 외모로 기독교인들 사이에 논란이 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조각상은 많은 이들의 항의로 지난해 12월 말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스테판 두자릭 사무총장 대변인은 “전시는 일시적인 것이었으며, 예정대로 철거됐다”고 주장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여러분들이 언급한 이 동상은 유엔 주재 멕시코 상설대표부가 기획한 임시 전시품으로, 예정대로 (2021년) 12월 20일 철거됐다”고 했다.

유엔이 지난해 11월 9일 이 동상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후, 말세에 대해 기록한 다니엘 7장 2~4절에 묘사된 짐승과 그 모양이 같다는 주장이 보수 기독교인들 사이에 일면서 수많은 관심을 끌었다.

요한계시록 13장 2절에는 사탄에게 권세와 권위를 얻은 짐승을 상징적으로 지칭하는 내용이, 데살로니가전서 5장 3절에는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때 뜻밖의 파멸을 경험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CP는 그러나 “멕시코 오아하카 정부가 기증하고 예술가 자코보와 마리아 엔젤레스가 제작한 이 동상은, 일부 기독교인들이 추정하는 대재앙의 전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표범과 독수리가 가진 특징들의 환상적인 융합은 멕시코의 전통 조각인 알레브리헤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오아하카의 민속 예술에 나타난 신화적인 영혼의 안내자를 표현한 것이다. 이 조각들은 보통 선명한 색과 더불어 뿔, 날개, 그리고 지느러미와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제 평화와 안전의 수호자는 유엔에 전시되기 전, 지난해 10월 22일부터 11월 2일까지 록펠러 센터에 ‘죽은 자의 날’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11피트 길이의 용 조각상과 함께 전시돼 있었다.

알레지브레스의 수석 디자이너로 알려진 안젤레스의 아들 리카르도 안젤레스는 “이 조각들은 이 나라의 이민자들을 위한 ‘수호자’라고 말했다.

안젤레스는 “저는 뉴욕과 그 건축물, 특히 아르누보 스타일과 일부 건물들에 세워진 괴물 석상들을 사랑한다. 이민을 하지 않은 어른 세대들과의 공감과 연대를 상징하는 환상적인 존재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