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106회 총회
▲총회장 김은경 목사. ⓒ크투 DB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김은경 목사가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 생명, 치유, 회복’라는 제목으로 2022년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기장 총회장 김은경 목사는 “사회적 불평등에 편승하는 차별과 혐오 현상이 끊이지 않고, 극단적 혐오의 정치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교회는 사랑과 환대의 복음을 실천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존중받으며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누리도록 헌신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경 목사는 “남북 화해와 동북아시아 평화의 여정은 한때 큰 기대를 안겨주었으나, 지금 그 상황이나 전망이 밝지 않다”며 “종전선언 등 한반도에서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평화를 이루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과제인 동시에, 그리스도께서 맡겨주신 고귀한 사명으로, 교회의 끊임없는 기도와 실천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목사는 “2022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차대한 정치적 선택의 기회로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보장받는 복지와 평화를 이뤄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평화·생명의 복음을 구현하는 믿음으로 올바른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메시지 전문.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 생명, 치유, 회복
요한복음 10:10b, 로마서 8:18~19, 미가 7:8, 시편 91:2~3

생명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온 교회와 성도 여러분께 문안드리며, 2022년 새해에는 더욱 놀라운 하나님의 은총을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긴 어둠의 터널 가운데 있습니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면, 곧 정상을 회복하리라는 기대는 점점 멀어져가고 여전히 전 사회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교회 또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성도의 교제가 제한되고, 공동체로서의 활력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위기에 빛나야 할 사랑의 유대가 약화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그러나 한편 이 고통의 시간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날로 심화하는 기후 위기와 그 가운데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인간의 탐욕스러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곧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인간의 교만과 욕심에 의한 창조 질서 파괴로부터 비롯된 역사적·사회적 재앙이라는 시각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진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재앙을 불러일으킨 우리의 삶의 방식에서 돌이킬 수 있다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희망입니다. 우리 스스로 돌이키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내미시는 은총의 손길을 붙잡을 때, 우리는 어둠 가운데서 벗어나 구원의 빛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어둠 후에 빛이 오며”, 그 진실을 따라 교회와 세상을 새롭게 개혁한 종교개혁자들의 믿음을 이어가는 우리는 새해에 그 밝은 빛이 다가오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교회는 그 희망의 빛을 더욱 환히 밝히고 세계 안에서 모든 피조물이 저마다 생명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헌신해야 할 것입니다.

자연과 인간을 약탈하는 탐욕스러운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생명의 질서를 보전하는 삶을 이루기 위해 더욱 매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 행동에 우리 교회가 앞장서 갈 것입니다.

불평등의 심화는 약자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줍니다. 뿐만 아니라 전 사회가 공동체적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안 모색은 물론 우리 교회의 적극적 관심과 행동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사회적 불평등에 편승하는 차별과 혐오의 현상이 끊이지 않고, 극단적인 혐오의 정치 양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회는 사랑과 환대의 복음을 실천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존중받으며 평화롭고 안전한 삶을 누리도록 헌신하여야 할 것입니다.

남북 화해와 동북아시아 평화의 여정은 한때 큰 기대를 안겨주었으나 지금 그 상황이나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종전선언 등 한반도에서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평화를 이루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과제이자 동시에 그리스도께서 맡겨주신 고귀한 사명으로, 교회의 끊임없는 기도와 실천 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22년 새해에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매우 중차대한 정치적 선택의 기회로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반열에 들었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지만 그 명암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사회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신장, 평범한 사람들이 삶을 보장받는 복지와 평화를 이뤄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의·평화·생명의 복음을 구현하는 믿음으로 올바른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둠 가운데서 빛이 되시며(미가 7: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여 주십니다(요한 10:10b). 그러기에 우리는 지금 이 땅의 모든 피조물이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가운데서도 마침내 하나님의 자녀로서 거듭날 것을 고대하고 있습니다(로마 8:18-19).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죽을병 가운데서 구해주실 것입니다(시편 91:2-3). 그 믿음 안에서 2022년 새해 우리 모두 밝은 빛을 맞이하기를 기원합니다.

2022년 1월 1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김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