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나눔
▲사랑의나눔 이사장 서경석 목사가 30일 오후 2시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손선옥 씨 구출운동본부 및 위기의전화 출범식에서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현대판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다. 한국교회가 외면하지 말아 달라.”

사랑의나눔(이사장 서경석 목사)이 말기신장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조선족 손선옥 씨 구출운동본부 및 <위기의전화>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조선족 동포인 손선옥 씨는 2012년 말기 신장병을 진단받았다. 중국에서도 교회에서 말씀을 전할 정도로 신실한 신앙인이었던 그가, 갈급한 마음으로 교회를 찾다가 목동인지교회(담임 김인숙 목사)에 정착한 지 불과 1년 만이었다.

교회로선 새신자와 다름없었지만, 김인숙 목사는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두 번씩 투석하고 투석혈관 협착증으로 4-5개월마다 혈관 확장시술을 받으며 현재까지 10년간 매달 150만원의 치료비를 교회가 모두 부담했다.

투석을 멈출 수 없어 중국으로 돌아가 비자를 연장하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손 씨는, 의료보험의 혜택조차 받을 수 없었다. 목동인지교회는 추가로 주거비, 식대, 생활비로 60만원을 지원하고 모든 치료비까지 1억 2천만 원을 고스란히 감당했다.

김인숙 목사 “재정 부족으로 치료 제한… 도와 달라”

목동인지교회는 현재 출석인원이 20여 명밖에 되지 않고, 자가 건물조차 없는 소형교회다. 하지만 김 목사는 “어느 교회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알려지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인 것을 알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손 씨는 매주 3번 투석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2번씩밖에 받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사랑의나눔
▲2012년 말기 신장병을 진단받고 치료 중인 조선족 손선옥 씨가 목동인지교회에서 10년간 받은 후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현 상황을 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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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성도 20여 명 규모의 소형교회임에도 교회를 나온 지 채 1년밖에 되지 않은 손선옥 씨를 외면하지 않고 10년 넘게 1억 2천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감당해 온 목동인지교회 김인숙 목사가 관심을 요청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러한 소식은 교회에 미안한 마음이 컸던 손 씨가 서경석 목사를 찾아와 도움을 청함으로 알려졌다. 20년간 서울조선족교회를 담임하고, 은퇴한 후에도 절박한 고통 속에 있는 동포를 외면치 않았던 서 목사는, 이 문제를 한국교회에 호소하며 손선옥 구출운동본부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구출운동본부는 인지교회가 속한 예장 호헌총회를 비롯, 사랑의나눔에 동참하고 있는 15개 교단과 함께 손 씨에 대한 부담을 공동으로 짊어지며 모금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은 정부에 손 씨처럼 외국인 신분이어서 정부나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경우라도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비상기금을 설치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법무부 출입국에는 투석환자가 되면서 체류기간이 지나도 출국할 수 없는 손 씨의 사정을 고려해 4천 만원의 벌금을 면제해 줄 것과, 손 씨에게 의료보험이 가능한 비자를 발급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를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한다.

이번 계기로 <위기의 전화> 사역 앞당겨 시작

아울러 구출운동본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당초 무료식당 캠페인 정착 후 시작하려던 <위기의 전화> 활동을 앞당겨 진행키로 했다.

위기의전화(1588-3891)는 재정·건강·법·가정적 이유로 죽음 앞에 선 사람이 마지막으로 도움을 청하면, 사랑의나눔이 무조건 돕는 운동이다.

서 목사는 “위기의전화 활동이 활발해져, 절박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한국교회가 앞장서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손 씨를 돕기 희망하는 이들은 사랑의나눔(우리은행 1005-801-406937)으로 성금을 보내면 된다.

사랑과나눔은 서경석 목사가 이끈 <나눔과기쁨>을 전신으로 한다. 올해 5월 재창립한 나눔운동 단체로, 전국 103개 지역에서 무료 식당 출범을 준비 중이다. 

기자회견은 신수교 예장 호헌 총무, 표세철 개혁총연 총회장, 한요한 사랑의나눔 공동발전위원장, 박희봉 사무총장, 강영준 목사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