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테레사.
▲마더 테레사 벽화. ⓒJon Tyson on Unsplash
인도 정부가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자선단체에 대한 해외 자금 지원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

‘자선의 선교사들’(Missionaries of Charity)은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집, 학교, 진료소, 호스피스 사역을 하는, 수천 명의 수녀들로 구성된 자선단체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내무부는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부정적인 문제로 인해 ‘자선의 선교사들’의 등록을 갱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힌두 강경파는 오랫동안 이 단체가 사람들을 기독교로 강제 개종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을 이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자선단체는 이를 부인했다.

이 단체는 27일 성명을 통해 “갱신 신청이 거부됐으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외국 자금 계좌를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콜카타에 기반을 둔 자선단체는 마케도니아에서 인도로 이주한 로마가톨릭 수녀 테레사 수녀에 의해 1950년 설립됐다. 이 단체는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가톨릭 자선단체 중 하나이며, 테레사 수녀는 인도주의적 활동으로 197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사후 19년이 지난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성인으로 선포됐다.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 정부는 인도에 기반을 둔 자선단체 및 기타 NGO에 대한 해외 자금을 지속적으로 규제해 왔다. 작년에는 그린피스(Greenpeace)와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소유한 은행 계좌가 동결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인도에서 14만 7천 명의 어린이를 도왔던 기독교 아동후원단체 컴패션 인터내셔널(Compassion International)도 해외 자금 지원이 차단되면서 인도에서 운영을 중단했다. 이에 미국 국회의원 100명 이상이 인도 내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컴패션 인터내셔널이 해외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도 정부는 2017년 ‘아시아를 위한 복음’(Gospel for Asia) K. P. 요한난이 설립한 네트워크인 ‘신자의 교회’(Believers Church)와 기타 3개의 관련 단체의 해외 자금 지원도 차단했다.

2020년에는 뉴라이프펠로우십협회(New Life Fellowship Association), 마니푸르 복음주의교회협회(Evangelical Churches Association of Manipur), 에크레오소쿨리스 노스웨스턴 고스너 복음주의(Ecreosoculis North Western Gossner Evangelical), 북부 복음주의 루터교회(Northern Evangelical Lutheran Church) 등 기독교 단체 6곳의 해외 자금줄을 차단했다.

이외에도 소수종교에 대한 공격이 인도 전역에서 수 차례 있었다. 인도복음주의협의회(Evangelical Fellowship of India)에 따르면, 남부 카르나타카(Karnataka)주에서 공격이 두드러졌으며, 거의 ​​40건의 위협이나 폭력이 보고된 바 있다.

힌두교 자경단은 올해 인도 일부 지역에서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를 방해했으며, 종교 모임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인도 북부의 교회를 훼손했다.

당국은 또 힌두교를 기독교와 이슬람교로 개종시키려는 캠페인을 단속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도인민당(BJP)이 통치하는 여러 주가 최근에 결혼을 위한 종교적 개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거나 통과시키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인도 인구의 대다수는 힌두교도다. 그러나 이 나라에는 인구의 약 2%인 약 2,4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으며, 필리핀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 큰 가톨릭 공동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1년 기독교박해국가 순위에서 10번째를 차지했다. 2020년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는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미 국무부에 인도를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