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몬드 투투, 저스틴 웰비 대주교
▲데스몬드 투투(오른쪽) 대주교와 저스틴 웰비 대주교(왼쪽). ⓒ람베스궁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정책을 종식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넬슨만델라재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투투 대주교는 특별한 사람이고, 사상가이자 지도자이자 목자”라며 “그의 삶은 남아공과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축복이었다”고 추모했다.

투투 대주교는 남아공에서 인종차별을 종식시키기 위해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했으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그는 케이프타운 최초 성공회 흑인 대주교였다.

영국성공회의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대주교는 투투 대주교를 ‘개척자’라고 부르며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에게 큰 손실”이라고 했다. 그는 “깊은 슬픔과, 그의 삶이 준 영향력에 깊은 감사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랑은 정치인과 성직자, 마을 주민과 세계 지도자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그로 인해 세상이 달라졌다”며 “투투 대주교는 예언자이자 사제였으며, 말과 행동의 사람이었고, 삶의 기초였던 희망과 기쁨을 구현한 사람이었다. 그는 경찰이 케이프타운 대성당에 들이닥쳤을 때 매우 특별한 용기를 보여주었다”고 했다.

웰비 대주교는 “그는 엄청난 비전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마도 만델라 대통령을 제외하고 다른 누구보다 훨씬 먼저 무지개나라(Rainbow Nation) 건설의 가능성을 보았다”며 “그의 비전과 용기는 정치적 감각과 지혜와 결합되어, 상처와 전쟁 속에서 그를 치유자이자 평화의 사도로 만들었다”고 했다.

타보 막고바 케이프타운대주교는 “투투 대주교는 하나님과 기도, 성경을 치명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인 사람이었다”고 했다.

이어 “기도, 성경, 하나님께서 보살핌을 맡기신 사람들에 대한 사역이 그분의 삶 중심에 있었다”며 “그는 도덕적 힘, 도덕적 용기, 명료함이라는 자산을 남기고 정의에 헌신한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사람으로서 진정으로 서로 존중하며 우리 모두가 자유, 평화, 기쁨을 경험하길 원했다. 그가 이것을 믿고 하나님을 경배하였으므로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인간성을 비하하는 제도에 도전했다. 또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고통을 가한 자들, 특히 강한 자들에게 의로운 분노를 쏟아부었다. 행악자들이 진정한 마음의 변화를 경험했을 때, 그는 주님의 모범을 따랐고 기꺼이 용서했다”고 했다.

막고바 대주교는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의 유산은 도덕적 힘, 도덕적 용기와 명료함이다. 그는 사람들과 함께 공감했다. 공개적으로나 홀로 있을 때나 그는 사람들의 고통을 느꼈기 때문에 울었다. 그리고 웃었다. 단순히 웃기만 할 뿐 아니라 기쁨을 나누었을 때는 깔깔거리며 웃었다”고 했다.

스테판 코트렐 요크대주교는 “투투 대주교는 신앙 뿐 아니라 그의 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거인이었다”며 “20세기 후반의 위대하고 영원한 이미지 중 하나는,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진실과화해위원회가 끝날 때 법정에서 춤을 추고 있는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그의 친구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에게 위원회 의장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쁜 이 작은 제자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넬슨 만델라 외에 남아공에서 국가를 통합하고 모든 사람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의장을 맡게 됐다”며 “그런 면에서 그분은 거인이었다. 그가 없으면 세상 자체가 조금 작게 느껴진다”고 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데스몬드 대주교는 독특한 인물”이라며 “그의 유머 감각과 웃음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 및 교회 생활에서 많은 중요한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는 거의 모든 교착 상태를 깨뜨릴 수 있었다. 그는 우리와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여러 번 나누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