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현 장로
▲배수현 장로.
크리스마스 캐럴로 가장 많이 부르는 곡 중에서 징글벨 락은 제임스 로드 피어 폰트가 1857년 작사/작곡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곡 가사를 보면 예수님 탄생에 대한 의미와 감사, 기쁨을 단 1도 찾아볼 수 없다.

징글벨은 말이나 소, 낙타, 개, 고양이에게 방울을 매달아 딸랑딸랑거리는 소리를 즐기며 타고 가거나 달릴 때 울리는 방울 소리일 뿐이다.

그 락풍의 노래를 부르거나 듣는 동안 예수님 탄생을 연상하거나 감사로 느낄 만한 가사는 찾아볼 수 없다.

그 가사를 한번 살펴 보자.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종이 울려서 장단 맞추니 흥겨워서 소리 높여 노래 부르자(헤이).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우리 썰매 빨리 달려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기쁜 노래 부르면서 빨리 달리자.”

이것이 전부다. 여기에는 짐승들이 있고 썰매가 있고, 방울 달린 종이 있고, 산타복이 있고, 각종 썰매의 소품들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우리의 죄 짐을 짊어지시고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묘사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절기(성탄, 추수감사)마다 이 같은 노래가 등장하여 장사꾼들이 성수를 톡톡히 보아 왔다고 한다. 말하자면 예수님 탄생을 이용하여 저들의 잇속을 채우는 먹잇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스갯소리지만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다가 넘어지거나 다치는 경우는 보았어도, 썰매 타고 달리다가 예수님 만났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모두가 성탄 캐럴이라고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시는 우리 주님의 마음은 어떠실까를 생각해 본다. 아마도 주님께서 많이 섭섭해 하실 거라고 생각해 보았다. 세상 문화에 예수님이 이렇게 초라하게 묘사되고 홀대당하시는 것에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 동의할 수 없다.

예수님의 ‘예’, 탄생의 ‘탄’이 단어 하나도 표현되지 않은 이 곡이 성탄 캐럴 중 가장 대표되는 곡이라니 마냥 씁쓸하기만 하다.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노래 한 곡을 부르더라도 영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며 불러야 한다.

예수님 탄생은 우리에게는 기쁨이요, 감사요, 감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예수님은 탄생의 순간부터 고난의 시작이요, 고통과 아픔의 연속이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은 산타가 준다는 과자나 사탕 같은 싸구려 선물을 주시러 오신 것이 아니라, 십자가 보혈의 피의 복음으로 영생을 주시러 오셨다.

이번 성탄감사절을 보내며, 거저 받은 구속의 은혜를 망각한 절기를 보낸 것은 아닌지를 나 자신부터 회개하며 되돌아 보게 된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기 위함이라”(막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