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헌혈증 3,697장 백혈병어린이재단 기증
성탄절부터 부활절까지 헌혈 캠페인 계속 진행
피 뽑는 건 정성과 헌신, 헌혈만은 성도들 앞장
한국교회 건강하게 다시 일깨우고 체질도 개선

피로회복 헌혈 캠페인
▲시즌1 당시 모은 헌혈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 헌혈 캠페인 ‘대한민국 피로회복’이 시즌 2로 돌아온다. 성탄절에서 부활절까지 이어지는 헌혈 동참 운동 ‘대한민국 피로회복 For Kids’가 시작되는 것.

‘대한민국 피로회복 For Kids’를 시작하면서, 지난 23일 분당 지구촌교회(담임 최성은 목사)에서 발대식이 열렸다. 발대식에는 최성은 목사와 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김승욱 목사(할렐루야교회) 등도 참석했다.

‘대한민국 피로회복 For Kids’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헌혈을 진행하면서, 수술이 필요한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헌혈증을 모아 전달할 예정이다. ’피로회복’은 말 그대로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고, ‘For Kids’가 추가된 것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겠다는 의지다.

또 헌혈할 때마다 한마음혈액원과 함께 4-8천원의 기부권을 제출해, 소아암 어린이들의 수술비를 적립한다. 헌혈에 동참하기 어려운 성도들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한 굿즈 구매와 기부로 수술비를 보탤 수 있다.

지난 성탄절부터 부활절까지 이어진 시즌1 캠페인에서는 사귐과섬김 소속 교회 15곳과 성남시 교회 6곳, 기침 소속 교회 18곳, 개별 참여 10곳, NGO 18곳, 고교 1곳 등이 함께한 결과 1만 5,664명이 참여를 신청해 1만 1,930명이 헌혈을 완료했다.

특히 이날 발대식에서는 시즌1에서 기증한 헌혈증 3,697장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지구촌교회에서는 7층에 한마음혈액원 간호사와 직원들이 장비를 갖춘 채 자리한 가운데 교역자와 교회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헌혈이 진행됐다. 최성은 목사도 이날 발대식 후 직접 팔을 걷어 헌혈에 나섰다.

최성은 목사는 “헌혈을 위해 지난 월요일로 예정돼 있던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도 미루고, 어젯밤 푹 자고 쉬면서 몸 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헌혈에 앞서 문진을 실시하던 중 다소 혈압이 높게 나오자 헌혈을 하지 못할까 다소 긴장하기도 했던 최 목사는, 재검사 결과 정상 수치가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후 베드에서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헌혈을 진행했다.

피로회복 헌혈 캠페인
▲최성은 목사가 헌혈에 동참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발대식에서 최성은 목사는 “코로나로 헌혈자 수가 급감한다는 소식을 듣고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헌혈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헌혈자 수가 적기 때문에, 지금 1명의 헌혈은 평소 10명의 헌혈과 맞먹는다고 한다. 교회가 모이지 못하고 용기도 필요하지만, 성탄에서 부활까지 헌혈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성은 목사는 “교계가 연대해서 좀 더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한다면, 세상에 사랑을 전할 기회도 될 것이다. 백혈병 소아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헌혈증을 기부하기로 했다”며 “기독교인은 ‘피’에 일가견이 있지 않나. 복음과 사랑을 증거할 수 있는 실천이다. 헌혈은 돈으로 살 순 없지만 돈 이상의 가치가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헌혈한 피는 누군가에게 수혈된다”며 “우리는 그게 누구일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아실 것이다. 그러니 혈액을 받는 그 영혼이 예수님 잘 믿으실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교인들에게 말했다”고 소개했다.

최성은 목사는 “요즘은 개별적으로 헌혈하러 가도 ‘교회에서 왔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선한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며 “연말은 분주하다 보니, 헌혈자 수가 다른 때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교회에 큰 의미가 있는 성탄절부터 헌혈을 시작하고자 한다. 조금 알려졌으니, 작년보다는 더 많은 교회들이 동참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최 목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더 많은 성도님들이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 오늘 발대식도 열기로 했다”며 “많은 교회들이 꾸준히 헌혈 봉사에 동참해 오셨을텐데, 시대가 급하고 어려우니 좀 더 많이 동참해 주시면 좋겠다. 헌혈만큼은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자”고 권면했다.

그는 “하다 보니, 신자가 아니지만 헌혈 운동은 동참하고 싶다는 분들도 나오신다”며 “무엇보다 피를 뽑는다는 것은 정성과 헌신이 담긴 것이다.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이웃의 마음도 열리고 복음 전파에 있어서도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가 복음의 본질에 대해 강조하는 만큼, 복음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도 좀 더 애써서 바라봐야 한다”며 “텍스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컨텍스트, 이웃과 성도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심을 갖고 둘 사이 균형을 이룬다면, 팬데믹 후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피로회복 헌혈 캠페인
▲발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승욱 목사, 황유성 원장, 최성은 목사, 서선원 사무총장, 유기성 목사. ⓒ이대웅 기자
이어 유기성 목사는 “코로나19 때문에 하나님께서 여러 방법으로 교회를 깨우치시고 반성할 계기를 만드셨는데, 헌혈은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다시 회복시키는 일”이라며 “교회가 돕는 사역을 다양하게 많이 했지만 조직적으로 많은 이들을 동참시키고 알리는 일에는 소홀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사회와 약자들을 돕는 대표적인 일 중 하나가 헌혈 사역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피로회복 운동을 통해, 헌혈이 일상화되는 귀한 열매를 얻었다. 저희 교우들도 캠페인 기간이 끝난 부활절 이후에도 일상적으로 헌혈을 하시더라”며 “이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사회와 국가의 어려운 형편들이, 교회와 관계없는 일이 아님을 피부로 경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 목사는 “이 행사가 한국교회를 건강하게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한국교회가 굉장히 달라지는 열매로 나타날 것”이라며 “많은 교회들이 생각만 하고 실천으로 옮길 동기가 부족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여러 교회들이 시작하고 계시다고 들었다”고 기대했다.

지난 19일 선한목자교회에서 헌혈 운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지켜보고 들은 바에 의하면, 작년 첫 캠페인에선 생각과 결심이 따로 필요했는데, 올해는 자연스럽게 헌혈에 동참하고 계신다”며 “거리두기 강화로 예배 참석자 수가 다시 줄어 헌혈이 가능할까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이벤트성이 아니라 꾸준히 한다면, 한국교회 체질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할렐루야교회 김승욱 목사는 “헌혈 운동은 온 교회가 마음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동참할 수 있는 캠페인”이라며 “교회에서 어른들과 주일학교·중고등부 학생들, 청년들까지 함께할 수 있는 사역이 많지 않은데, 헌혈 운동은 다같이 함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팬데믹을 지나면서 공교회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팬데믹 가운데서의 은혜는,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님의 몸된 교회가 하나 되어 귀한 일을 하고 알리는 것도 굉장한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이라며 “피로회복 캠페인은 온 교회 온 세대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귀한 사역”이라고 전했다.

그는 “헌혈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찾아오신 예수님을 기억할 수 있는 행동이다. 예수님께서도 피와 살을 갖고 우리 가운데 오셨기 때문”이라며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으로 사순절을 지나 부활절까지, 함께하신 예수님의 몸이 되어 움직이는 한국교회가 되자”고 권면했다.

한마음혈액원 황유성 원장은 “코로나19로 혈액 수급이 어느 해보다도 어려운 시기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노력해 주신 지구촌교회 등 나눔과섬김 회원교회들께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가 올 상반기면 끝날 줄 알았는데 계속되고 있다. 혈액 부족분을 다시 채우려면 상당 기간이 지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원장은 “메르스 당시 6개월간 헌혈이 부족했는데, 그 여파가 2-3년 갔다. 코로나는 2년째 계속되고 있어, 부족분이 메꿔지는 게 아니라 계속 심화되고 있다”며 “2019년 19만여 명이 헌혈에 동참해 주셨는데, 올해는 8.3%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혈액이 필요한 병원들은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작년에 혈액이 부족해 미뤘던 수술이 집중되면서, 혈액이 더 부족한 상황”이라며 “결국 헌혈 운동은 민간에서 해야 하는데, 작년에 이어 교계에서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서선원 사무총장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뜻을 모아 주셔서 감사드린다. 소아암은 하루 4명꼴로 발생해 연간 1,400여 명이 발병하고, 치료 중인 환자들이 1만 4천여 명”이라며 “보통 치료 기간은 2-3년이고 완치율이 80%까지 올라왔지만, 치료 과정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가정 위기로 심리적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