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의 인물들
성탄절의 인물들

다니엘 달링 | 박상민 역 | 토브북스 | 256쪽 | 15,000원

다니엘 달링은 국내 기독교인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미국 크리스천투데이, 복음연합(The Gospel Coalition) 등의 정기 기고자이고,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연설가 목사, 팟캐스트 호스트 로서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

<성탄절의 인물들: The Characters of Christmas>은 국내 소개된 그의 첫 책이며, 비슷한 제목의 책 《The Characters of Easter》를 비롯하여 《Ministers of Reconciliation》, 《A Way with Words》 등의 책을 집필했다.

이 책을 국내 출간한 토브북스는 2018년부터 꾸준히 책을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로, 게르하르트 마이어(2021)에 이어 다니엘 달링(2021)의 책을 최초의 번역서로 출간한 것 같다.

보통 저자를 잘 모르면 추천한 사람을 보게 되는데, 이 책은 레이 오틀런드, 낸시 거스리, 마이클 카드, 브라이언 채플 등의 추천을 받았다.

신학자, 찬양 사역자, 설교자의 추천을 받은 만큼 이 책은 신학적으로 안전하고, 추천 찬양을 각 장에 수록한 만큼 찬양을 불러일으키며, 각 장에서 다루는 성탄절의 주변 인물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을 가르쳐 준다.

특별히 ‘후기(251-255쪽)’에서 전체 내용을 요약하며 전달하는 감동이 매우 크다. 요셉, 사가랴&엘리사벳, 마리아, 천사, 여관 주인, 목자들, 박사들, 헤롯, 시므온과 안나, 예수님 족보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그 중심인물인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또렷이 보고 찬양하게 된다.

달링은 그래서 서문에 이렇게 밝혔다. “이번 성탄절 시즌을 되돌아보면서, 나는 구유로 가는 길을 발견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들려 주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한다. 그들은 매년 벽난로 주변이나 강당에서 그리고 전 세계의 숨겨진 장소에서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와 교차된다. 따라서 그들로 우리 모두를 비추는 빛되신 예수님을 다시금 가리키도록 하자(24쪽)”.

달링의 <성탄절의 인물들>을 읽으면서 첫 번째로 느낀 점이 있다면, 신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성경 외에 무리한 상상이나 추측을 덧붙이지 않고, 성경이 말하는 것을 근거하여 각각의 인물을 조명한다는 것이다.

네티비티, 성탄, 크리스마스,
▲예수님 탄생을 그린 영화 <네티비티 스토리> 중 한 장면. ⓒ크투 DB
각각의 인물을 최대한 생생하게 그려냈지만, 그렇다 해서 상상을 근거로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또 각각의 인물들에게서 억지스러운 교훈을 뽑아내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저자가 강조한 인물들의 공통적 특징은 그들 모두 지극히 평범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대로 하나님이 그들에게 베푸신 은혜와 선포하신 복음의 은혜가 더욱 부각된다.

둘째로 달링의 책은 예배를 불러일으킨다. 그는 ‘성탄절 찬양 제안’을 통해 한두 곡의 찬양을 추천하는데, 특별히 이 책을 추천한 마이클 카드의 노래가 간략한 해설과 함께 첫 장에 나온다(요셉의 노래). 찬양은 담고 있는 가사를 통해 하나님과 그분이 하신 일을 기억하고 높이고 노래하게 한다.

평범한 자들에게 미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기쁜 소식을 기억하면서, 결국 우리는 구원자 하나님을 높이고 찬양한다. 달링이 소개한 성탄절의 인물들이 각각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는가?

요셉과 마리아, 사가랴와 엘리사벳 모두 자신들을 통해 하나님이 이루실 놀라운 일들을 찬양했다. 시므온과 안나, 박사들은 구주를 보고 예배했고, 천사들과 목자들도 예수님을 높였다. 우리도 성탄절의 인물들이 되어 그들과 화음을 맞춰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마땅하다.

셋째로 달링의 책 <성탄절의 인물들>은 독자를 교훈한다. 책의 각 장은 ‘학습 성찰’과 ‘성탄절 찬양 제안’으로 마무리되는데, ‘학습 성찰’은 독자 스스로 혹은 같이 책을 읽는 이들과 함께 성경 속 인물을 더욱 탐구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 탐구하도록 돕는다.

가령 시므온과 안나를 다룬 9장에선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적혀 있다. “당신은 예수님을 따르는 자일 수도 있지만, 그분을 향한 당신의 마음이 식어졌을 수도 있다. 당신은 그분과의 동행을 새롭게 하기 위해 고백해야 할 죄가 있는가(220쪽)?”

다니엘 달링은 종종 자기 삶을 나누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독자에게 익숙한 미디어를 예로 들기도 하고, 여러 신학자들의 설명을 인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독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가장 매력적이고 힘 있는 부분은 성경 본문을 설명할 때 성경 전체의 이야기를 활용하거나 이야기 속에 들어가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을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데 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단지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우리를 위하여” 이 땅에 오신 사건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육신을 입으셨다는 놀라운 기적이지만 그 기적이 바로 “우리를 위하여” 일어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죄로 물든 어두운 세상에서 구주를 만난 우리는 성탄절의 인물들처럼 놀라고 기뻐하고 감사하며 찬양해야 한다. 그들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매년 성탄절 전 세계 수많은 교회에서 연극이나 뮤지컬을 통해 ‘성탄절의 인물들’이 재차 조명된다. 요셉과 마리아 역할, 서너 명의 목자 역할, 천사 역할, 박사 역할, 심지어 나귀나 양의 역할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각각의 인물은 한마음 한뜻으로 구주 예수님을 높이고 찬양한다.

흥미롭게도 구주 예수님 역할은 대부분 인형으로 대체된다. 하지만 실제로 예수님은 혈과 육을 가진 인간으로 이 땅에 오셨다. 온전한 삶을 사시고 죽기까지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여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다.

부활의 능력으로 그를 믿는 자에게 산 소망을 주신 예수님을, 우리는 이번 성탄절의 인물들 중 하나가 되어 찬양하고 그분께 감사해야 한다.

<성탄절의 인물들>을 읽는 독자들은 첫 번째 성탄절 예수님을 맞이한 각각의 인물이 되어 구주 예수님을 찬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성탄절 하늘 보좌에 앉아계신 구세주 예수님을 바라보며 다시금 감사와 찬양을 돌려드릴 수 있다.

그 찬양이 천군천사 그리고 수많은 성탄절의 인물들과 조화를 이루어, 첫 번째 성탄절에 그러했듯 이번에도 아름답게 주님 귀에 들리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