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 신임 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한교총 신임 대표회장에 취임한 류영모 예장 통합 총회장(한소망교회)이 인사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드립니다. 짤막한 시간 안에 한교총을 통해 한국교회를 하나 되게 하시고 위상을 세워오신 대표회장님과 임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한 아버지 하나님을 모시고 거룩한 하나의 공교회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위기와 어려움이 있어도 이 신앙고백에 따라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지켜야 합니다.

한교총은 제5회기부터 1인 대표회장 체제를 출범시켰습니다. 기대도 많고 우려도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 한복판에서 교회의 영향력은 작아지고,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비판은 극에 달했으며, 신뢰도는 절벽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2년을 보내는 사이, 사회 그 어떤 집단보다 연약한 집단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러분! 교회 안팎에서 아직도 이 땅에 교회가 필요한가 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 대답은 분명 YES! 입니다. 그러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교회가 자정과 개혁의 힘을 갖지 못한다면!

바로 이때 한국교회가 힘을 가져야 한다고들 합니다. 아닙니다. 십자군 정신은 기독교의 정신이 아닙니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우리는 알몸 아기로 구유에 태어나신 예수님처럼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 합니다. 손해보고 핍박받고 피 흘리는 십자가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은과 금이 아니라 나사렛 예수의 정신이 우리의 능력입니다.

부족한 종은 대표회장으로 섬기는 한 해 동안 많은 일을 하기보다, 올바른 일을 바르게 하는데 힘쓰겠습니다. 한교총이 복음과 진리, 정의와 공의의 터 위에 굳게 세워지도록 힘쓰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가슴과 귀를 넓게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 아파 신음하는 교회의 소리, 교회를 향한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한국교회여 하나가 되어라! 한국 사회의 근대화를 이끌어온 기독교교육의 건학이념을 지켜라! 성평등이 아니라 양성평등의 성경적 가정을 지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라!’는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을 지키는 일에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한국교회가 물질주의, 성공과 번영 신학, 사회와 동떨어진 교회성장 지상주의, 개교회주의에 빠졌던 지난날을 돌이켜 회개해야 합니다. 연합 공동체가 현실 정치의 한 편에 서서 정치와 결탁하고 이권을 누리고자 했던 잘못된 악습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교회는 한 시대의 파트너입니다. 서로 존중하고 세워주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정부와 교회의 거룩한 거버넌스를 놓쳤습니다. 교회의 자존감과 권위를 잃어버렸습니다. 감히 정부에 종교와의 파트너십을 요구합니다.

지금 우리 시대, 지구촌 도처에서 일어나는 모든 위기는 교회의 문제요 우리의 책임입니다. 이 모든 일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지구촌 최대의 문제는 기후 위기입니다. 저출생 고령사회의 과제를 해결하는데도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MZ세대, 다음세대에 희망을 주기 위해 우리는 어떤 대가라도 지불해야 합니다.

‘약자 편에 서라! 불의에 저항하라! 정의의 편에 서라!’는 목소리를 청종해야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 뉴노멀을 희망의 땅으로, 밝고 건강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사회에 만연된 우울증을 치료하고,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죽어가는 영혼들을 대신해 목소리 내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교회는 선교함으로 교회가 되어 간다는 어느 신학자의 말처럼, 교회는 조금이라도 예수를 닮아갈 때 교회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우리 함께 손잡고 이 길을 걸어갈 때, 세상 끝날까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