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윤석열 후보가 지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C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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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배우자 검증과 윤석열 배우자 검증은 성격이 다르다.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를 검증하는 목적은 후보자의 업무 능력과 도덕성을 진단함으로써 후보자의 자질을 판단하기 위함일 것이다.

후보자의 배우자와 관련된 사안에선 배우자가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은 이상, 보통 후보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결혼 전 후보 배우자의 행적을 후보자 자질에 관한 결격사유로 만든다면, 이는 비합리적인 일이된다.

요새 윤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에 관한 과거 이슈를 거론함에 있어, 윤 후보의 ‘결혼 전’ 일이라는 설명이 나올 때마다 여당 측 의원들은 하나같이 후렴구처럼 “그럼 조국 때는 왜 그랬냐?”는 토를 달고 있다.

저들은 ‘윤 후보의 결혼 전’이 엉뚱하게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전’과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상황판단에 대한 인식의 심각한 오류로써, 후보자 검증의 본질적 핵심에서 한참 벗어난 발언으로 다분히 감정적이기조차 하다.

마치 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원망을 넘어선 울분 때문에 ‘조국 이슈’ 때 여당 의원들이 하나같이 조 장관을 싸돌며 비이성적 격정으로 치달았던 때의 심리를 방불케 한다.

조국 전 장관 후보 임명 전의 상황은 결혼 후 후보와 배우자가 협동하여 위법적으로 자녀에 관한 문제에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다분히 있었으므로, 후보의 자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이 사례를 두고 단순히 후보자 가족 ‘신상털기’라는 오명을 붙여 복수하듯 윤 후보에게 적용해, 후보 부인의 결혼 전 과거 신상털기 부터 시작해 부인의 과거 잘못을 후보와 연관지으려 선동하는 태도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만약 윤 후보 부인이 결혼 전 잘못한 사실이 드러났다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당사자가 사죄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후보 또한 유감의 뜻을 국민들에게 밝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껏 너무도 과도하고 불합리하게 과거 자신의 신상털기에 주력해 온 사람들로 인해 여성으로서 크게 상처를 입었을 윤 후보 부인으로선, 참으로 공포스럽고 반발심도 생기고 난처한 입장일 것이다.

어떤 여성에겐 장관의 경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모자라 영부인을 꿈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권력 외의 가치를 추구하는 어떤 여성에겐 오히려 영부인이 불편함이 될 수도 있을 법한 것이다.

세계적으로 역대 퍼스트 레이디들의 공헌은 사실 후보 부인의 사전 검증과는 무관한 것이기도 했다. 정권의 도덕성과 첨령성은 취임 후 부터 본인은 물론 가족과 측근들을 포함해 제대로 평가될 수 있을지언정, 취임 전부터 이를 이유로 과도하게 부정적인 예단을 하려 드는 것은 다분히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 부부 가족의 검증은 한 가정으로 보아선 몹시 유감스런 일이었지만, 국가의 민도를 올리는데 크게 기여하는 바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윤 후보 부인의 결혼 전 과거 ‘신상털기’는 국가의 민도를 올리는데 크게 마이너스가 되었다.

정치인들이 적대 감정으로 상대방에게 무턱대고 가족들로 인한 프레임을 씌우려 선동한다면, 과거 봉건사회 왕조국가에서 시행된 것처럼 죄인의 죄를 가족·친지들에게도 함께 묻는 연좌제를 부활시키는 꼴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북한이 아니지 않은가?

정치인들부터 언론인들에 이르기까지, 어느 때보다 냉철한 이성과 지혜가 요청되는 시국임을 느낀다. 부디 이 어려운 재앙의 시기에 하나님께서 택하신 대통령이 선출되길 두손 모아 기도드린다.

박현숙
▲박현숙 목사.

박현숙 목사
인터넷 선교 사역자
리빙지저스, 박현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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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료 후 뉴욕 나약신학교와 미주 장신대원을 졸업했다. 미주에서 크리스천 한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왔다.
시집으로 <너의 밤은 나에게 낯설지 않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