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세군 자선냄비
▲미국 구세군 자선냄비. ⓒ미국 구세군
미국 구세군이 ‘비판적 인종 이론(CRT)’을 조장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문서를 삭제했다.

구세군 국제사회정의위원회(ISJC)가 작성한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제목의 67쪽 분량의 이 문서는, 구세군 직원 소그룹 내의 토론을 위한 지침서로 발행됐다.

이 지침은 서두에 “기독교인들이 우리의 신앙에 비추어 인종차별적 태도와 관행을 평가하고, 오늘날 세상을 충실히 살아야 할 필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탈인종 사회에 살고 있다고 믿게 됐다”며 “인종차별은 단지 피부색 때문에 일자리, 주거, 기본권을 거부당하고, 학대받으며, 억압받는 우리 형제자매들에게 매우 현실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문서는 ‘희다는 것이 무엇인가(What is Whiteness?)’라는 수필과, CRT의 유명한 지지자인 로빈 디 안젤로의 저작 ‘백인의 취약함(White Fragility)’, 이브람 캔디가 쓴 ‘반인종주의자가 되는 법(How to be Antiracist)’ 같은 책들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자 이 문서는 인종,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미국을 분열시키는 운동에 반대하는 단체 ‘컬러어스유나이티드(CUU)’에 의해 특별 조사를 받았다.

이 단체는 “구세군이 선한 일에 집중하고 우오크(WOKE)로 향하는 것을 막아 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을 시작했고, 6일까지 15,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당 문서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 청원은 구세군의 ISJC에 “교단 회원들이 교회를 대신해 회개해야 한다는 제안은 선하지만, 개인의 구원에 대한 기독교 윤리와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비판이 일자 구세군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 문서를 삭제했다. 그러나 ‘인종차별에 대한 학습 가이드’라는 제목의 또 다른 지침은 여전히 온라인상에 남아 있다.

켄 호더 구세군 사령관은 3일 공개한 영상에서 구세군이 CRT를 지지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호더 사령관은 “우리는 사회 이론이나 철학을 지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에게도 피부색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비판적 인종 이론가들은 “인종차별이 지금까지 미국의 법과 법적 제도에 내재되어 있으며, 백인과 비백인, 특히 흑인 미국인 사이에 사회, 경제, 정치적 불평등을 만들고 유지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폴 켄고 미국 그로브시티 대학 정치학 교수는 이 이론이 마르크스주의적 뿌리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현실을 부정하는 정의라고 반박했다.

켄고 교수는 앞서 크리스천포스트 기고한 칼럼에서 CRT의 기원에 대해 “프랑크푸르트학파, 프로이도 마르크스주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학계가 CRT가 무엇이고 무엇이 아닌지 설명해 달라”면서 “무엇보다 CRT를 거부한다고 해서 인종 차별에 대해 말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