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목사, 기쁨이 있는 교회
▲기쁨이있는교회 소개 영상 중 일부. ⓒ유튜브 영상 캡쳐

2021년 한국선교지도자포럼(한선지포)이 9일 셋째날을 맞아 ‘다음 세대(New Generations)’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기쁨이있는교회 조지훈 담임목사가 비전선교단 대표 조다윗 목사와 함께 ‘다음 세대와 함께 예배하고 선교하기’라는 제목으로 대담했다.

조지훈 목사는 예배와 미디어를 통해 다음 세대를 깨우고, 젊은이들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가가 선교하도록 도전하는 교회를 이끌어 왔다. 특히 세대 특성에 어울리는 예배로 청년들을 선교로 도전하고 있으며, 단일 교회로서 150여 명의 대규모 단기선교 청년자원을 동원하고 있다.

조지훈 목사
▲비전선교단 대표 조다윗 목사(왼쪽)와 기쁨이있는교회 담임 조지훈 목사(오른쪽)가 대담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쳐

MZ세대의 시대적 특성

조다윗 목사가 MZ세대의 특징에 관해 묻자, 조지훈 목사는 “MZ세대에 대한 많은 정의들이 있지만, 목회 현장에서 느낀 특징은 이들이 ‘반응’하는 일을 보면 명확해진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한국의 역사상 가장 좋은 외적 스펙을 지닌 세대다(고학년, 한국 문화의 위상, 경제적 발전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암울하고 침통한 소식이 들려오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이 반응하는 키워드는 철저하게 ‘현실’이다. 오늘 내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에 반응한다. 그만큼 이들이 살아가는 현실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 목사는 “‘혼돈’이라는 단어가 이들을 설명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혼돈은 복잡하여 풀 수 없고, 전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답을 찾는데 선명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시대적·세대적 변화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속도는 언제나 검증과 함께 가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검증의 속도보다 빠른 변화의 속도다. 이 지점이 바로 혼돈의 이유다. 검증을 할 수 없으니 계획을 세울 수 없다. 그래서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하다”고 했다.

이어 “목회 현장에서 느끼는 이들의 불안과 두려움의 크기가 엄청나다. 약물을 복용하는 청년들(정신질환,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 알코올, 여행 중독 등 중독 현상의 증가 등 이런 현상은 70년대 미국 청년들에게 일어난 히피 문화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했다.

조 목사는 “히피 문화가 도덕과 이성보다 자유로운 감성을 중요시했다면, 이들은 오히려 도덕과 이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합리적 이유’다. ‘움직이자’가 아니라 ‘왜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중요하다. 합리적 이유가 없을 때 그때부터 철저히 나와 관계없는 일이 된다”고 했다.

그는 ”교회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믿음이 아니라, 왜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는 세대이다. 이에 대한 동기부여와 합리적 설명이 없을 경우, 그 때부터는 남의 일이 되어 버린다. 공동체와 하나님보다 나와 하나님의 관계가 중요하다. 그래서 공동체성이 약한 것이 특징이다. 나에게 영향이 없다고 생각할 때, 공동체를 포기하거나 옮기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조 목사는 그러나 “제도권을 벗어나는 탈종교적 현상이 강력히 나타나지만, 오히려 자발적으로 종교를 찾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누군가의 권유와 강압이 아닌 불안하고 어려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종교를 스스로 찾는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요즘 교회를 찾아오는 새신자 청년들을 보면, 과거에는 누군가의 전도와 권유로 찾아온 이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스스로 설교를 듣다가 유튜브 알고리즘 때문에 우연히 자기 문제와 맞는 주제가 있어 교회를 찾아오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오히려 분명한 메시지를 찾고 있다. 선명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합리적 설명도 중요하지만, 직접적으로 이들의 문제를 만지는 설교를 찾는다. 직관을 중요시한다. 의미를 찾고 싶어하기에 선명하게 듣고 싶어하고, 본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불안하기 때문에 삶의 규칙적인 루틴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신앙에 있어서도 선명한 루틴을 만들고 싶어한다. 이들은 한 번의 강력한 예배도 중요하지만, 말씀과 기도 등 이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신앙의 루틴을 스스로 또는 소그룹으로 만들어간다. 교회가 만들어주는 그룹이 아닌, 서로의 성향이나 관심도에 따라 자발적으로 그룹을 이루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금 MZ세대가 처한 혼돈의 상황들이 복음을 선명하게 전하며, 그에 따른 선교적 헌신을 의미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가치적 측면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돌보는 일에 헌신하는 선교는 이들의 삶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MZ세대에 적합한 시대적 표현 찾아야

조다윗 목사는 “변하지 않는 본질과 복음 안에서 젊은이들을 향해 맞는 시대적 표현을 찾는 교회라 생각한다. MZ세대들에게 알맞는 시대적 표현을 찾는 마인드에 대해 듣고 싶다”고 했다.

이에 조지훈 목사는 ”MZ세대를 담기 위해, 교회가 이들에게 적합한 시대적 표현을 찾아야 한다”며 “본질을 강직하게, 표현은 유연하게,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공감과 이해이다. 오늘의 말씀이 나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이들의 문화 안에서 이해될 수 있는 언어를 찾아야 한다. 설교의 제목도 노력의 일부분이다. 이들은 추상적인 것을 싫어한다. 오늘 내 필요에 적합한 단어와 문장이 하나라도 클릭되면 듣는다. 예배도 마찬가지다. 형식에 유연성을 둔다. 그러나 그에 담긴 내용은 레디컬할 만큼 강력하고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적 음악, 문화의 옷에 대한 유연성이 있다는 것을 오히려 과감히 보여줄 때 본질이 선명해진다. 비본질적인 것은 철저하게 비본질적인 것을 느끼게 할 만큼 자유를 준다(외적인 영역). 그래서 비본질적인 것이 본질을 넘어설 수 없음을 알게 한다. 미디어가 삶의 일부가 되어 버린 세대이기에, 금지보다 적극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창작하고 개발하는 일에 집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문화를 선점하고 주도하고 있음을 본질적인 접근으로 느끼게 한다. 세상의 이슈들을 정직하게 다루고 오히려 선점해서 다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메타버스이다. 메타버스 스터디 포럼을 개최하여 앞으로 변화될 미래 환경에 대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 한다. 교회가 세상에 뒤처져 있지 않고 오히려 외형이 아닌 본질은 변화가 없기에, 이들의 변화를 강력하게 해석해 주고 대안에 대한 고민을 던져 준다”고 조언했다.

조 목사는 “예를 들어 예배팀 구성원들에게 단순히 재정적 지원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공간을 만들어 이들이 연구하고 창의적 콘텐츠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찬양, 새로운 미디어 문화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히려 교회에서 배워 나가 좋은 전문 직장을 얻은 미디어 사역자들도 있다”고 했다.


조지훈 목사
ⓒ유튜브 영상 캡쳐
예배와 선교를 동시에 각인시키는 교회

실제로 조지훈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기쁨이있는교회는 매주 2시간 가까이 예배를 드리며, 그 중 8할 이상이 복음과 선교에 대한 강조라고 한다.

조 목사는 “코로나 이전은 3년간 장기 선교사 배출 시스템을 3단계로 만들어, 매년 150명 이상의 청년들을 중동의 각지로 보냈다. 특히 중동 난민들을 섬기는 일을 1차적 선교 사명으로 여기고 있기에, 선교 집중 기간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이들의 소식이 교회 전체에 업데이트되고 있다. 이러한 선교 지향적 문화가 교회에 정착되었기에, 선교를 신앙의 일부가 아닌 전부로 여기게 하는 일이 교회 문화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세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복음의 실재성이다. 복음 안에 있는 능력이 이들의 삶에서 경험되어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지역을 간다(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터키, 이스라엘, 그리스, 인도 등). 오늘 당장 도움이 필요한 난민에게 집중하여 이들의 긴급한 도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한다. 헌신과 희생을 통한 기쁨을 맛보게 한다. 수십 개 팀이 나뉘어 선교를 나간다. 중요한 것은 팀 인솔자 중 사역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만들어진 팀 안에서 리더를 스스로 뽑고, 역할을 나누고, 선교사님을 직접 컨택하고, 모든 결정도 팀 안에서 자유롭게 한다. 교회는 이들의 필요를 돕는다”고 했다.

조 목사는 마지막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아낌없는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교회 전체가 선교에 올인하기 위한 구조 변경을 하고 있다. 쉽지 않지만, 3년의 시간을 두고 미션 베이스 선교 센터의 건립과 도시 안의 작은 공동체를 여럿 세워 움직이려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 안에 살아 있는 현장을 통한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생명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복음만이 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내야 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