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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책들 중 눈에 띄는 방법은, 제목과 표지 뿐이다. ⓒ픽사베이
표지 디자인, 영원한 숙제다

책을 출간할 때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이 표지 디자인이다. 만들어진 표지 디자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가지각색이기 때문이다.

먼저 가족들부터 표지 디자인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 필자가 만족하면, 전공이 미술인 아내와 아들이 불만족스러워한다. 필자와 아내가 좋다고 하면,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가족뿐 아니라 아트설교연구원 회원, 친구, 페북 친구들 사이에서도 만족과 불만족이 엇갈린다.

표지 디자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재정을 많이 투자하면 된다. 다소 비용이 부담되더라도, 실력 있는 디자이너에게 표지 디자인을 맡기면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결국 재정 상태에 따라 표지 디자인은 달라질 수 있다.

필자에게는 출판사로부터 받은 표지 디자인을 결정하는 방법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몇 개의 시안을 받으면(보통 4개 정도 받는다), 받은 표지 디자인을 페이스북에 올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투표를 부탁한다. 그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을 표지 디자인으로 결정한다.

표지 디자인은 사람마다 선호도가 다르므로, 책을 출간할 때마다 영원한 숙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이너를 잘 만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의 연령대와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 필자의 책 독자는 주로 설교자들이었다. 결국 남성들이 주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알라딘에서 나의 책,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의 구매자를 분석한 것을 보면 40대 남자가 44.4%, 50대 남자가 22.2%, 60대 남자가 14.8%이다. 그렇다면 내 책의 표지 디자인은 40대, 50대, 60대 남성에게 맞춰야 한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독자층인 40대 남성들도 필자의 책 표지 디자인에 관한 생각이 제각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일은 영원한 숙제라고 생각하고, 매번 제일 나은 선택을 추구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표지 디자인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결정해야 한다.

표지 하나 바꾸었을 뿐인데…

표지만 바꾸어도 독자들의 반응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필자의 책들 중 개정 증보한 책이 있는데, 바로 《설교는 글쓰기다》이다. 이 책의 초판은 출판사에서 해주는 대로 표지 디자인을 결정했다.

이 책의 초판 표지 디자인을 보았을 때 나는 물론이고, 아내, 아들, 그리고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도 크게 실망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그 표지로 가자고 하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개정판을 출간할 때는 표지 디자인을 디자인 전문회사에 의뢰하는 것으로 출판사와 계약했다. 그 뒤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만든 표지는 나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필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표지를 만족해했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도 앞으로 표지를 이런 식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정판의 표지가 산뜻해지자,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필자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판매되었다.

표지 디자인을 잘해야 하는 이유는, 독자들의 눈에 먼저 가장 먼저 띄는 것이 다름 아닌 표지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미적 감각이 없는 사람인데도, 표지가 뛰어난 책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그러므로 책 표지의 디자인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제일 좋다.

표지가 책의 전부다

“이전에 출간된 경쟁 도서보다 눈에 띄게 좋아야 한다.”

표지에 대해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다. 이 말은 그만큼 표지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영상의 시대요, 디자인의 시대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책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6가지 조건을 이야기한다. 디자인(design), 스토리(story), 조화(symphony), 공감(empathy), 놀이(play), 의미(meaning)가 그것이다. 그 중 첫 번째로 꼽은 것이 디자인이다.

왜 디자인이 중요한가? 사람의 마음을 형상화하는 것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표지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

사람마다 책을 사는 기준이 다르다. 필자는 디자인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살 때 책의 표지 디자인보다는 내용 곧 콘텐츠를 더 우선시한다.

그렇다고 디자인을 전혀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다음으로 디자인을 본다. 하지만 사람들은 콘텐츠보다 디자인을 먼저 본다는 것을 책을 몇 권 출간한 뒤에야 깨달았다.

책은 표지 디자인에 좌우된다고 한다. 이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표지 디자인이 책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이왕이면 눈에 잘 띄는 색으로

“파스텔톤’이 좋다!”

표지 디자인을 할 때 주위에서 해준 말이다. 필자는 어떤 색이 좋은지 잘 모른다. 사람들은 필자에게 색감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필자도 표지 디자인에 대해 한 가지 고려하는 것은 있다. 이왕이면 눈에 잘 띄는 색이 좋으리라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책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에서 구매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독서를 시작한 후 13년째 서점을 다니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발생한 뒤로는 온라인 구매가 대세가 된 것을 느낀다. 예전보다 오프라인 서점에 사람들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지금은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비율이 90%가 넘는다.

필자는 온라인 서점 중에서도 알라딘을 주로 이용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표지 디자인을 선명하고 크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대에는 책 구매도 온라인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눈에 잘 띄는 표지 디자인이어야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눈에 잘 띄는 색은 노란색 계열이다. 그래서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의 표지 디자인을 노란색으로 정했다.

첫인상이 결정한다

심리학 용어 중에 ‘초두 효과’라는 것이 있다. ‘먼저 제시된 정보가 추후 알게 된 정보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다른 말로 ‘첫인상 효과’라고도 한다.

미국 뇌과학자 폴 왈렌(Paul J. Whalen)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는 뇌의 편도체(amygdala)를 통해 0.1초도 안 되는 극히 짧은 순간에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평가한다고 한다.

3초 만에 상대에 대한 스캔이 완료된다고 해서 ‘3초 법칙’이라고도 하고, 처음 이미지가 단단히 굳어 버린다는 의미로 ‘콘크리트 법칙’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이 처음 만났을 때, 특히 연인 관계나 실무 면접에서는 첫인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일단 첫인상이 결정되고 나면, 한 번 각인된 첫인상이 약 40시간 이상 또는 60번 이상의 만남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외모, 목소리, 어휘’ 순이다.

사람만 첫인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책도 첫인상이 중요하다. 사람 관계에서 첫인상이 3-8초 걸리듯, 책도 독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시간은 겨우 30초밖에 안 된다. 이 30초 안에 독자의 손에 잡힐지 말지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진검승부를 결정짓는 것이 표지 디자인이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설교자에게 설교 글쓰기를 가르치는 치열한 설교연구가로 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자 아트인문학연구회 회장이다.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지천명 때 독서를 시작해 10년 만에 5,0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월, 목, 금요일 설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김해, 순천 익산 등에서 설교 글쓰기를 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 쓰기 코칭와 책쓰기 여행을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책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설교는 글쓰기다/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언택트와 교회/글과길』, 『감사인생(이재영 목사와 공저)/목양』, 『나만의 설교를 만드는 글쓰기 특강/꿈미』,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글과길』,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이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출간한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가 있다.
매주 「크리스천투데이」에 매주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과 ‘아트설교연구원 설교’를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와 신학」, 「월간 목회」, 「기독교신문」, 「교회성장연구소」 등에 글을 썼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함께 ‘아트설교 시리즈’ 1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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