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영원 완전
무한, 영원, 완전

매튜 바렛 | 오현미 역 | 개혁된실천사 | 432쪽 | 22,000원

“그러므로 우리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여호와를 알자 그의 나타나심은 새벽빛 같이 어김없나니 비와 같이, 땅을 적시는 늦은 비와 같이 우리에게 임하시리라 (호세아 6장 3절)”.

예수님은 ‘영생’을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라고 정의하셨다(요 17:3).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을 모르던 자에서 아는 자, 하나님과 관계가 없던 자에서 영원한 관계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맺은 자가 되었을 때 시작된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한계가 없고(롬 11:33), 그리스도인은 그분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야 한다(벧후 3:18).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적당히 아는 것이 아니라 힘써 알아야 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많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더욱 알기 원한다고 끊임없이 노래하지만, 피상적인 지식에 머문 채 살아간다는 것이다.

신앙 서적은 대부분 ‘어떻게’ 살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고,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인기 없는 책 몇 권만이 ‘하나님은 누구신가’를 다룬다. 딱딱한 교리보다 실제 삶에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원리를 배우고 싶은 것이다.

실천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 삶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완성이 하나님과 인격적 관계에 기초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아야 ‘어떻게’ 그분을 아는 자로 살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고 또 그렇게 살 힘을 얻는다.

바렛의 책 <무한, 영원, 완전>의 추천사를 쓴 바이올라 대학교 신학 교수 프레드 샌더스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그 하나님의 진정한 하나님 되심에 영속적으로 충격 받는 사람들의 무리에 합류하는 것이 중요하다(20-21쪽)”고 말했다.

선지자 이사야가 본 환상 속에서 하나님을 가까이 모신 스랍들이 얼굴과 발을 날개로 가리고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고 외칠 때, 단지 하나님의 속성에 관한 피상적 지식을 반복적으로 낭독한 것이 아니라 ‘영속적으로 충격’을 받아 찬양했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을 깊이 알아가면서 영속적으로 충격을 받아야 한다. 매튜 바렛이 이 책을 통해 우리를 그 합당한 길로 인도한다.

바렛은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 부교수로 2018년 부흥과개혁사에서 나온 <오직 하나님의 말씀>, 2020년 아가페 출판사에서 나온 <구원에 관한 40가지 질문> 등의 책으로 국내 소개되었다.

<크레도 매거진 Credo>의 설립자이자 편집자이며 조직신학 관련 서적을 많이 집필했다. 신학교 홈페이지에 나온 바렛의 소개엔 그가 고전 신학(classical theology)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배우는 학생들이 정통 개혁주의 신학을 붙잡는 걸 보는 것을 가장 원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북부 캔자스 시티에 있는 엠마오 교회 장로로서 성도를 섬기고 있다.

바렛은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여러 가지 속성을 다룬다: 불가해성(1장), 완전성(3장), 자존성(4장), 단순성(5장), 불변성(6장), 무감성(7장), 영원성(8장), 편재성(9장), 전능, 전지, 전현(10장), 의로움, 선함, 사랑(11장), 질투와 영광(12장).

얼핏 보면 조직신학의 신론 부분을 다룬 책이라고 속단할 수 있지만, 하나님의 속성 간의 연관을 설명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무한 길 수평선 도로 사막 구름 풍경 푸른 천국 지옥 지평선 광활
▲ⓒ픽사베이
저자가 직접 말하기를 “하나님의 속성이라는 주제에 관한 대다수의 책들은 한 속성을 자세히 다루고 이어서 다른 속성을 또 자세히 다루고 또 이어서 다른 속성을 다룬다. 하지만 이런 속성들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지, 이 모든 속성이 하나님에 관한 한 가지 기본적인 믿음에서 비롯되는지의 여부는 불분명하다(40쪽)”고 평가한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선언한다.

“이 책은 다르다. 나는 하나님의 모든 속성이 저마다 다른 모든 속성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열쇠라고 믿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핵심 확신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속성을 생각해야만 하나님의 모든 속성을 그 모든 영광과 더불어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핵심 확신이란, 하나님보다 더 큰 존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하나님이 크신 분이시라는 것이다(40쪽).”

저자는 이 책을 교인과 목회자를 포함한 “고전적 신론으로 인도해 줄 책을 아직 접해 보지 못한 새내기 신학도를 위해(24쪽)” 썼다.

저자 자신이 칼뱅의 <기독교 강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 안셀무스의 <프로슬로기온> 등의 고전적 신론을 통해 성경의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게 되었고 열정적으로 예배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다음 세대 교회가 세워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님을 더욱 힘써 아는 힘이 필요하다고 굳게 믿는다.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려 할 때 많은 그리스도인은 둘 중 하나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 하나는 시내산 밑의 이스라엘 백성처럼 자신들이 이해하는 방식대로 하나님을 제한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방인의 우상처럼 하나님을 만들어내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다’라고 외치며 숭배한다.

또 다른 오류는 시내산 위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듣고 돌판에 받아적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사모하여 간절히 보기 원하고 더욱 알기 원하는 예배까지 이르지는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을 힘써 알아야 하고, ‘하나님에 관하여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것’까지 나아가야 한다.

매튜 바렛의 <무한, 영원, 완전>은 하나님보다 더 큰 존재를 상상할 수 없도록(원제 None Greater) 하나님의 진정한 하나님 되심을 독자에게 보여주며 영속적인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독자가 믿고 아는 하나님, 계속해서 알아가는 하나님이 정말 얼마나 영광스럽고 존귀하며 아름다운 분인지 맛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무한하시고 영원하시고 완전하신 하나님이 유한하고 한계가 있으며 불완전한 우리와 관계를 맺고 사귐을 갖는다는 놀라운 지식, 그 영생의 연합을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그리스도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의 어떠함을 깨달아, 감사와 경배를 세세토록 하나님께 돌리게 될 것이다.

힘써 하나님을 아는 일에 이 책이 선하고 유용한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