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가처분 제기 나서, 문체부는 사과에
재발 방지까지 다짐, 지나친 저자세 일관해
따뜻한 사회 분위기 조성 위한 기획 불과해

캐럴 문체부
▲캠페인 포스터.
불교계가 ‘캐럴 활성화 캠페인’에 반대운동을 펼치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과와 재발 방지’ 입장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문체부가 종교계(천주교, 개신교) 등과 함께 12월 1-25일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진행한 데 대해, 불교계가 발끈하고 나서면서 일어난 일이다.

조계종(총무원장 원행)은 11월 30일 기획실장(대변인) 명의로 캠페인 즉각 중단 입장문을 발표했고, 심지어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원행, 이하 협의회)는 캠페인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다.

협의회는 “정부의 이번 캐럴 캠페인은 헌법상 허용된 한계를 넘는 수단을 동원해, 기독교를 제외한 종교를 불평등하게 차별대우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계종 대변인도 문재인 대통령의 로마 교황청 방문과 교황 알현, 불교 유적지를 포함한 전국 천주교 순례길 조성사업,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승려 비하 동영상 유포, 정청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불교 왜곡과 사찰 비하 발언 등을 함께 거론하면서 “대한민국 국교가 가톨릭임을 앞다퉈 선언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주요 종교들 중 불교계에 템플스테이와 석가탄신일 행사를 비롯해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예산이 편파적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불교계의 움직임은 ‘내로남불’ 내지 ‘몽니’에 가깝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파사현정’과 ‘공(空)’ 사상, ‘무소유’ 등을 강조하는 불교의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과 큰 위기에 빠진 소상공인들에게 연말을 맞아 따뜻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기독교계에 예산을 직접 지원하거나 종교기관이 수혜를 입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상점에서 선호하고 주로 트는 캐럴들은 불교의 지적처럼 ‘특정종교 선교음악인 찬송가’가 아닌, 산타와 눈을 노래하고 단순한 축복을 비는 일반 대중가요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불교계의 주장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

이러한 불교계의 ‘위협(?)’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문체부는 2일 입장문에서 “종무실은 불교를 비롯해 모든 종교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이번 캠페인도 종교계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의 일환으로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고 밝은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취지에서 정부 차원의 홍보를 진행했으나, 불교계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결국 사과했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다른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의 참여를 요청하고자 했던 계획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고, 향후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체부는 “다만 종교계(천주교, 개신교)가 시행 주체로서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관련 프로그램(천주교와 방송사 및 음악서비스 사업자 계약사항)은 취소하기 어려운 점을 널리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끝으로 문체부는 “다시 한 번 불교계의 입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을 사과드리며, 문체부는 앞으로 이와 같은 캠페인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발 방지’ 다짐까지 해, ‘지나친 저자세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