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에서 리더십을 배우다
사도행전에서 리더십을 배우다

이재기 | 샘솟는기쁨 | 272쪽 | 15,800원

이재기 목사의 글은 맛깔스럽다! 글을 읽으면 내용은 낯설지 않는데 맛은 익숙한 듯 신선하다. 잘 우려낸 곰국을 한 그릇 먹은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재기 목사는 2004년 <회복의 은혜>를 필두로 <위기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등 10권이 넘는 책을 출간한 작가이다. 미국에서의 유학 경험과 더불어 군포에서 사랑빚는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는 현장 사역자이다.

사도행전을 리더십의 관점에서 본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그동안 사도행전은 작은 예수들의 행전, 성령 행전, 예수 그리스도의 천상 통치 등의 관점에서 주로 살폈다. 사도행전에서 리더십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책은 리더십만을 위한 책은 분명 아니다. 충분한 정경학적 주해를 바탕으로,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됨됨이를 말하고 있다고 해야 옳을 것 같다.

열네 가지 주제를 각 장의 주제로 삼고 풀어 나간다. 성령, 사랑, 거룩, 복음 전도, 사람 건축, 고난, 성품, 영적 전쟁, 하나님의 은혜, 양육, 격려, 섬김, 끈기 등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요소와 성품들을 사도행전을 통해 재조명한다.

리더를 위한 책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면, 리더자 아닌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는 교사이고, 누군가는 가장이고, 누군가는 엄마이며, 누군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미치기 마련이다.

사도들은 자신들이 리더였지만 일곱 집사를 세워 ‘세상이 감당치 못할 교회(13쪽)’를 세워 나갔다. 그러니까 결국 리더 아닌 사람은 없으며, 누구나 리더의 자격이 있음을 알고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사도행전의 중요한 부분들을 주해하듯 풀어 나가는 동시에, 그 안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많은 크리스천 리더들이 가져야 할 많은 덕목 중 하나는 성령의 리더십이다. 성령은 넓은 범주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받는 것이다. 하지만 누가는 좁은 의미인 충만으로서의 성령을 강조한다.

사도행전 1장 8절에서 누가는 성령 받음으로 부활하신 주님의 증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니까 성령 충만은 소명과 사역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안타깝게 성령 충만은 우리가 원한다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몬처럼 돈을 주고 성령을 살 수 있다면, 더 편할지도 모른다(참조. 행 8:18).

성령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자들에 주시는 선물이다. 저자는 성령 충만을 위해 제자들의 기도와 순종에 주목한다. 우리는 닫힌 미래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한다. 그렇기에 기도하며, ‘주님의 말씀에 순종(27쪽)’해야 한다.

어드벤처 높이 등산 산 피크 정상 회담 도움 팀웍 지원 보조 소년 도전 절벽 섬김의 리더십 servant leadership
▲ⓒ픽사베이
3장 ‘한 사람의 철학’에서 마음을 울리는 글을 발견했다. 사도행전 3장을 다루는 이곳에서 저자는 ‘한 사람’에 주목하는 두 사도를 발견한다. 그들은 베드로와 요한이다.

그 시간은 두 사도가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가는 시간이었고, 하필 날 때부터 걷지 못한 장애인이 그곳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구걸하기 위해서.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의 이름으로 그를 일으켜 세웠다. 저자는 이 사건을 이렇게 말한다.

“영향력 있는 리더로 쓰임 받기 원한다면 하나님께서 삶의 길에 만나게 하신 한 사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의 깊은 필요를 바라보라는 것이다(65쪽).”

‘깊은 필요’, 진정한 리더자는 대중의 필요를 볼 수 있었다. 그 필요는 경제적 핍절성을 너머 실존적 핍절성이며, 영혼의 갈증이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한 편의 설교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강의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어르신이 재미나게 사도행전을 풀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내용은 잘 짜인 한 편의 감동스러운 신앙 에세이 같다.

리더십이란 주제로 사도행전을 관통했으며,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하다. 곰삭은 곰국처럼 사도행전에 담긴 리더십을 잘 끌어내 표현하고 있다. 글의 마지막 부분에 나눔 질문도 함께 넣어 나눔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글은 어렵지 않으나, 울림이 적지 않다. 사도행전을 리더십의 관점으로 접근했다는 점 역시 꽤나 신선하고 흥미롭다. 부서와 기관에서 새로운 헌신자들과 임원들을 선출하는 시간이다. 함께 이 책을 읽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현욱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서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