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예배 고수, 잘못됐다 생각하지 않지만
교회(건물)서 예배 안 드리는 것 잘못됐다 말한다면
교회에 대한 본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닐까?
미디어 교회, ‘교회에서 예배 못 드리는 사람’ 위해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김병삼 목사가 저서 <올라인 교회>를 소개하고 있다. ⓒ학회
‘코로나 이후 교회 활성화’를 주제로 지난 11월 27일 오전 분당 만나교회(담임 김병삼 목사)에서 열린 제41회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 박태현 교수) 정기학술대회에서는 김병삼 목사가 ‘올라인 교회(All Line Church)’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전했다.

김병삼 목사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예배를 놓고 많은 논쟁들이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곧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루함 가운데 그런 고민들이 계속됐다”며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어졌다. ‘선이 없어졌다’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김 목사는 “그래서 <올라인 교회>라는 책을 급히 내게 됐는데, 정답을 찾거나 모델을 만들어 간다는 차원은 아니었고 누군가 빨리 이 코로나 상황 가운데 질문을 제기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다음 스텝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했다”며 “제가 목회철학적 부분을 쓰고, 교회 각 팀장 목회자들이 실천적 부분을 썼다. 개별 교회 이야기나 저희 교회가 가진 미디어 장비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 가운데 고민하고 있는 교회의 문제들을 짚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신학생, 목회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미디어 사역’ 아닐까. 1980년대에는 전도사 선발 시 ‘1종 보통 면허’가 필수였다. 봉고차를 몰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1990년대에는 찬양 인도 능력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디지털 능력이 됐다”며 “그래서 저희는 감신대에 디지털 시설들을 갖춰주고,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신대원생들을 300만 원씩 드리면서 ‘미디어 펠로우’로 선발해 12주 동안 교회에서 교육을 시키고 있다. 현장에서는 굉장히 시급하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병삼 목사는 “실천신학은 목회와 직접 관계된 부분들이기에, 교수님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어떻게 실제로 사역할 수 있는 사람들로 키워나가는가를 보시면 좋겠다”며 “우리가 지금 맞이한 변화는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언젠가 직면했어야 할 문제였다. 단지 앞당겨진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저희는 다행스럽게도, 코로나가 오기 전인 2018년 이미 목회자를 선임해 ‘미디어 교회’를 시작했다. 모든 예배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도 11년 전부터 시작했다”며 “제가 선교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런 목회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제 목회는 선교학적 사고에서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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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삼 목사가 교수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학회
그는 “30여년 전 시카고 게렛 신학교에서 공부할 때, 한 교수가 ‘사도 바울이 오늘날 살아있다면 무엇으로 어떻게 선교했을까?’라고 질문했다. 틀림없이 당대 유행하던 비디오 영화를 사용했으리라는 것이다. 바울은 사람들에게 가장 접근하기 좋은 방식을 선교의 도구로 삼았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선교학적으로 대입했을 때, 코로나가 오지 않았어도 미디어라는 매체로 선교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를 통해 우리는 교회의 본질, 그리고 교회의 민낯을 보게 됐다. 특히 세상이 교회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민낯’을 보게 됐다”며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가 확산될 때, 교인들은 ‘신천지는 우리와 다르다’면서 흥분했지만, 세상 사람들은 거기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너희는 이런 집단이야’가 꽉 차 있었을 뿐이다. 분명한 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교회를 굉장히 이질적이고 반사회적인 집단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삼 목사는 “물론 우리는 변명할 말이 많다. 하지만 내가 나를 보는 것보다, 상대방이 나를 보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할 수 있다. 거기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어떤 변화도 이뤄낼 수 없다”며 “부임 후 지역사회에서 바라는 교회상,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이 바라는 교회의 모습을 설문조사했더니, 첫 번째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교회’였다. 그래서 어려운 분들을 열심히 도왔더니, 지역사회에서 교회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코로나로 인한 위기 가운데, 본질을 다 잃어버린 모습을 발견했다. 교회를 철저하게 건물 중심으로 생각했고, 건물에서 모여야 예배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딱 두 진영으로 선이 나눠졌다.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게 옳으냐 그르냐, 아니면 6.25 때도 예배를 드렸는데 오프라인으로 예배드려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논쟁들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예배를 드리겠다고 주장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기 때문에, 교회에서 예배드리지 않는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말한다면, 교회에 대한 본질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저희가 미디어 교회를 만든 이유가, 교회에서 예배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삼 목사는 “미디어 교회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담임목사도 있고 리더들을 다 훈련시켜서 미디어 상에서 소그룹 활동부터 모든 것이 이뤄지고 있다. 건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임이 존재할 뿐”이라며 “처음 교회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모였고, 예배드릴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모임이 교회가 되어야 예수님이 주인 되시는데, 건물을 교회와 동일시하면 그 교회 책임자가 주인 되는 것이다. 중세 교회의 타락은 건물을 주관하던 사람들이 주님을 대신한 데서 시작됐는데, 우리가 지금 그 가운데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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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참석자들 기념촬영 모습. ⓒ학회
이에 대해 “미디어 교회를 처음 시작한 이유는 주일날 예배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교적 접근’이었다. 병원에서 2교대, 3교대 하시는 분들, 해외에 계신 분들을 위해”라며 “그리고 가나안 성도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상처를 받아서 교회에 안 나간다. 미디어 교회의 목표는 그들이 다시 오프라인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그런 면에서 코로나는 한국교회에 주신 굉장히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이후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보다, 교회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며 “여기 모이신 교수님들이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교회를 생각하실텐데, ‘교회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고민들이 어떻게 되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이를 가르치고 있는가? 어떤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이후에는 사역이 단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건 거의 모든 목회자들이 동일하게 느꼈던 것이다. 모든 사역을 온라인으로 시작해 보니, ‘교회에 이렇게 많은 모임이 있고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하고 느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마 코로나 이후에는 ‘사역의 단순함’으로 가지 않으면 교회가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문제는 우리가 이미 목회에 그어놓은 ‘선’이다. 전통과 프로그램이라는 ‘선’을 극복하지 못하면,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했다.

김병삼 목사는 “문제의 핵심은 교회의 건강성과 관계성이다. 목사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 보면, 코로나 후 예배를 못 드리는 가운데 20명, 50명, 100명 모이는 교회들이 타격을 받은 곳도 있고 안 받은 곳도 있었다. 대형교회도 예산이 400억 원이나 줄어든 곳이 있는가 하면, 전혀 문제 없는 곳도 있었다”며 “교인들이 모이지 않으니, 수치화할 수 있는 건 헌금뿐이다. 코로나 후 교인들이 헌금을 더 많이 해서, 헌금이 늘어난 교회들도 꽤 있다”고 소개했다.

김병삼 목사는 “작은 교회들은 온라인 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 교회로 교인들이 떠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코로나를 통해, 교회는 단순히 설교를 들으러 모이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님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유명 설교자들의 설교를 접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완전히 개방됐다. 요즘 유행하는 ‘부캐’가 유행하듯, 등록해서 헌금하는 교회와 온라인 구독하는 ‘부캐’ 교회가 따로 생길 것이다. 교회가 건강하면 교인들이 미디어를 통해 듣고 싶은 목사님 설교도 듣고 프로그램도 사용하지만, 교회를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사람들이 교회에 바라는 것은 좋은 설교가 아니라, 관계성이다. 목자와 교인들 간의 관계성이 좋으면 떠나지 않는다. 코로나로 교인들이 떠나간 교회는 문제가 조금 일찍 당겨진 것뿐”이라며 “이제 미디어나 설교로 목회자들이 비교하거나 경쟁하려 하지 말라. 작은 교회에서는 좋은 미디어 콘텐츠를 오히려 많이 소개해 주고, 교회에서는 목양을 해야 한다. 이것이 훨씬 더 교회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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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질의응답 시간 권호 교수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병삼 목사. ⓒ유튜브
그는 “그러면, 코로나가 끝나도 온라인 사역을 계속 해야 하느냐고 질문한다. 우리는 목회하면서 자꾸 균형을 잡으려 하는데, 기계적 균형보다 오프라인이 필요한 시점에는 오프라인으로 가면 되고, 온라인을 놓치는 것 같을 때는 온라인으로 가면 된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점을 찾기보다, 우리가 상황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젊은이들은 지금 온라인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오히려 ‘휴먼터치’를 갈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건 10여 년 전부터 한 이야기인데, 각 부서별로 아이들을 위해 만든 예배 때문에 한국교회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빨리 통합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아이들이 교회학교를 마치고 청소년부 예배에 가면,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청소년부를 마치고 청년부에 가면, 또 이질적이다. 청년부 예배에서 어른 예배로 오는 데도 이질적”이라며 “어떻게 예배에 대한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가가 한국교회의 큰 이슈”라고 설명했다.

김병삼 목사는 “미국 한인 교회의 첫 번째 실패 원인은 2세들을 위한 영어 예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무리 언어의 장애가 있어도, 그 아이들과 함께 믿음을 만들어 갔어야 했다”며 “가만히 보면 2세들을 위한 예배가 아이들을 위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어른들이 귀찮음을 벗어나려는 것도 컸다. 코로나를 통해 온 세대 예배가 가능해진 것은, 한국교회에 굉장히 큰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기대했다.

김 목사는 “교회학교도 완전히 새롭게 개편했다. 이전에는 교회학교 사역자들이 자기 부서를 맡아 설교부터 찬양까지 다 했지만,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부모들이 다 보게 되면서 문제가 노출됐다. 은사가 있는 분야별로 사역자를 배치하게 된 이유”라며 “조직을 바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자, 설교와 찬양 사역자를 따로 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설교하는 방식 등을 통해 다양성을 시도하고, 온라인 상에서 청중과 소통하는 설교도 필요하다. 찬양 인도하는 분들이 신앙고백을 올리도록 하면 같이 올리면서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형식도 필요할 것”이라며 “온라인 예배에서는 꼭 강대상이 아니라 카페나 공원, 서재 같은 데서도 설교하면서 교인들에게 다른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