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 사학컨퍼런스
▲기독교사학 법인 이사장과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사학미션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송경호 기자
투명성 위한 자정위원회 필요성은 수긍 

대다수 기독사학법인이 건학이념에 기독학교로서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반면, 건학이념이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는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학법인의 이사회가 건학이념을 충분히 이해하고 헌신된 자들로 구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전문적인 연수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사학이 비리집단이라는 인식에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지만, 자정위원회의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수긍했다.

사학법인의 이사회에 관한 인식과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과 정체성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사학법인의 이사회에 관한 인식과,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과 정체성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기독교사학법인 이사장과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사학미션컨퍼런스가 ‘기독사학, 사명으로 새롭게’를 주제로 22-23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를 주최한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는 500여 기독교 사학법인들이 연대해 지난 8월 결성됐다.

컨퍼런스에서는 기독사학들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학교 발전을 위한 기독교 사학법인의 요구 분석’ 연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는 9월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사학법인 이사장, 이사, 법인 관계자(행정실장, 법인국장)와 학교장, 교목을 대상으로 했으며, 박상진 교수(장신대) 주도로 이종철 박사, 원지은 박사, 함승수 박사가 연구에 참여했다.

인가 종교학교들 718개 중 개신교는 65.2%
‘건학이념 정기평가’ 5점 중 다소 낮은 3.8점

종교계 학교 중 인가받은 초·중·고등·대학교의 수는 718개다. 그 중 개신교는 468개로, 전체의 6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사학의 비율이 각각 초등학교는 전체의 76.3%, 중학교는 50.2%, 고등학교는 73.3%, 대학은 74.8%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이 중 28개의 사학법인, 총 55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사학법인 이사회에 관한 인식조사에서 “이사회는 학교의 건학이념에 헌신된 자들로 구성되어 있다”가 평균 4.68(“아니다” 1점, “매우 그렇다” 5점), “이사회는 학교의 건학이념을 이해하고 이를 지지하고 있다”가 4.75로 다소 높았으나, “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하이 위한 전문적인 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가 평균 2.84, “이사들을 위한 전문적인 연수가 제공될 경우 참여 의향이 있다”가 3.94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독학교 건학이념과 정체성 인식에서 “법인이 운영하는 학교(들)의 건학이념은 기독학교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4.78. “건학이념을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알리고 있다”가 4.53을 기록했으나, “건학이념이 구현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3.80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사장과 법인 관계자, 채플 등에 다소 이견
학부모 학교선택권, 학교의 학생선발권 절실

법인이사장과 법인관계자(행정실장, 법인국장 등)의 간극도 나타났다. 학생들의 채플 참여에 대해 이사장은 85%가, 법인관계자와 학교장은 각각 69%, 67%만이 이를 의무 참석을 선택했다. 종교수업 및 기독교 개론에 대해선 이사장은 89%가, 법인관계자와 학교장은 각각 71%, 69%만 의무 참여, 나머지는 희망자만 참여를 택했다. 기독사학에서의 바람직한 종교교육은 이사장은 65%가 신앙교육, 35%는 종교성 교육을 우선했고, 법인관계자는 28%만 신앙교육, 68%는 종교성교육을 선호했다.

교원 및 직원과 관련, “건학이념에 적합한 교원을 임용하고 있다”가 4.31, “인사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가 4.77을 기록했으나 “교원들이 건학이념에 입각한 교육을 하도록 연수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는 3.77로 가장 낮았다. “기독교 사학에 교원노조가 필요하다”에는 1.83으로 최저치를 기록해, 대부분 반대했다.

사립학교법과 관련, “현재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다”는 2.45로, 자율성 침해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음을 나타냈다. 반면 “사립학교의 진흥을 위한 법과 제도의 지원 필요”는 4.43, “사립학교의 다양성 있는 교육이 공공성을 높인다”가 4.64,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학교의 학생선발권 보장이 4.70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자율성 상실과 교직원 신앙 약화 우려
미션네트워크의 역할, 8, 90%가 “필요”

한국 기독교사학의 가장 큰 위기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한국 기독교사학의 가장 큰 위기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
현행 사립학교법 개선 필요 영역으로는 교원 임용 자율화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그 다음으로 법인구성 및 인사규정 완화, 회계제도 개선, 사학평가 및 징계완화, 초중등학교 대학 분리 순이었다. 기독 사학을 비리집단으로 인식하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았으며(1.37), 다만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자정위원회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수긍(3.23)했다.

기독사학의 가장 큰 위기요소(중복답변)로는 자율성 및 특수성 상실(35.3%), 기독교 이미지 약화(32.3%), 교직원들의 신앙 약화(30.7%), 건학이념 상실(29.3%), 평준화 정책(28%), 입시경쟁문화(28%), 사학공영화(27.3%), 비기독교적인 학교와 법인(26.0%), 재단 영세성(14.7%), 교육여건 미흡(1.3%) 순으로 나타났다.

기독사학의 최우선 당면과제로는 건학이념 구현(74.5%), 신앙교육자유(59.6%), 교원 신앙회복(52.3%), 종교교육 질적 향상(35.8%), 인재양성(23.2%), 채플갱신(22.5%), 공적책임 수행(19.2%) 순으로 나타났다.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의 필요성에는 법인 관계자와 이사장 모두 90%가 긍정적(그렇다+매우 그렇다)이었고, 이사들도 81%가 그 같이 답했다. 이들은 미션네트워크에 기대하는 바로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 기독사학을 위한 법률자문, 기독교 교육을 위한 컨텐츠 지원, 기독교사 인재풀 확보를 위한 지원, 계속교육(교사 및 리더십 지원, 기독사학의 자체평가시스템 제공 등을 꼽았다.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관련 기독사학단체)에 대한 기대 조사 결과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관련 기독사학단체)에 대한 기대 조사 결과.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신국원 교수(총신대 명예교수)가 ‘기독사학의 정체성’을 주제로 강연했으며, 이후 신국원, 박상진, 김요셉 목사가 대담을 하고, 오후 7시부터는 기독사학비전 토크를 진행했다.

이어 김운성 목사(영락/대광학원 이사장)가 ‘기독사학 사명으로 새롭게’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으며, 기독교학교 정상화를 위한 비전토크로 이정미,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이흥락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 김신 전 대법관(자정위원회 위원장), 박상진 교수가 대담을 나눴다.

이어 법무법인 로고스와 기독교학교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이재훈 이사장의 인사로 모든 순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