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
▲혜암신학연구소(소장 김균진 박사)가 8일 성북구 안암동 소재 연구소 도서관에서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권위 문제’라는 주제로 2021년 가을 제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명예교수, 가운데)가 발제하고 있다. ⓒ혜암신학연구소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명예교수)가 “목회자들이 민주사회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암신학연구소(소장 김균진 박사)가 8일 성북구 안암동 소재 연구소 도서관에서 개최한 ‘한국교회와 목회자의 권위 문제’라는 주제의 2021년 가을 제2차 세미나에서다.

소장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가운데 박명수 교수가 발제하고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 강석찬 목사(전 초동교회 당회장)가 토론했다.

“초기 목사들, 선교사들에게 민주적 리더십 배워”

박명수 교수는 발제에서 “오늘의 한국은 민주적인 사회다. 따라서 한국교회 목사의 권위는 여기에 합당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산업화와 정보화 사회에서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민주화 사회에서 어떻게 목회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회는 민주적인 리더십을 원하고, 그런 권위를 요구한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여기에 합당한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교회 초기 목사들의 리더십은 민주적이었다. 그는 “한국 기독교는 선교사들로부터 복음과 더불어 민주주의 제도를 배웠다”며 “교회는 목사, 장로, 집사, 그리고 평신도로 구성되며, 그 운영은 여기에 합당한 각종 회의를 통해서 운영되는 것이다. 목사는 선교사들로부터 이런 민주적인 리더십을 배웠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해방되었을 때 한국 기독교는 대한민국을 민주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유일한 종교단체였다”며 “한국교회 목사들은 서구 기독교를 받아들여 한국에 새로운 시민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했다.

“대도시 대형교회 등장… 목사, 자신들 왕국 건설”

그런데 해방 이후 한국교회가 월남 기독교인들에 의해 재구성되면서 목사들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전체 기독교인의 3분의 2를 차지하던 북한 기독교인들이 갑자기 월남했을 때, 이들이 세운 교회는 단지 교회가 아니라 삶 전체의 중심이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목사는 보다 절대적인 권한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이 “60~70년대를 지나 대도시에 대형교회가 등장하면서 더욱 강화됐다”며 “시골 공동체처럼 기존의 권위가 부재한 산업도시에서 신자들에게 교회는 다른 어떤 곳보다 더 강력한 공동체였고, 이런 상황에서 목사들은 자신들의 왕국을 건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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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는 혜암신학연구소 소장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가운데, 박명수 교수가 발제하고 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 정일웅 박사(전 총신대 총장), 강석찬 목사(전 초동교회 당회장)가 토론했다. ⓒ혜암신학연구소
그는 “이런 대형교회는 교회로 하여금 독자적으로 교육, 인쇄, 방송, 사회복지를 하게 만들었고, 이런 상황에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대형교회 목사들이 나오게 됐다”며 “한국교회의 이런 현상이 이전에 선교사들에게서 배운 민주적인 권위를 박차고, 다시금 과거와 같은 전통적인 권위로 돌아가도록 만들지 않았는가 생각된다”고 했다.

그런 한편, 평신도들의 영향력도 동시에 강화됐다고 했다. 소위 ‘권위주의적 장로 제도’라는 것. 박 교수는 “권위주의적 목사는 주로 신생 개척교회에 국한된 것이며,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교회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다”며 “그런 교회에서 담임목사는 자주 교체되는 반면, 평신도는 주인의식이 강하고, 오랫동안 교회를 위해 헌신했기 때문에 교회에서 목사를 능가하는 권위를 인정받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를 움직이는 당회의 권한은 막강해지고 권위주의적인 목사 대신 전권을 가진 당회가 등장하게 됐다”고 했다.

“개신교와 민주주의 원칙·성령의 역사 위에 서야”

박 교수는 “한국교회에서 목사는, 과거 권위주의적인 목사 시대를 비판하면서 다른 측면에서 목회자를 무력화시켜 하나의 기능인으로 만드는 위험에 진입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현상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에 박 교수는 그 대안으로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목사의 권위는 성령론적인 기초를 가져야 한다 △개신교 목사는 개신교의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개신교 목사는 민주사회의 리더십을 배워야 하고, 이것을 교회에 적용시켜야 한다 △한국 개신교는 목사의 리더십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목사와 평신도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한국교회 목사는 세 가지 특성을 가져야 한다”며 “첫째는 개신교의 원칙이다. 만인사제직에 입각해 평신도의 위치를 인정하는 가운데 목사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둘째는 민주주의 원칙이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에 기초해, 권력의 집중화를 견재해 다수의 의사를 존중하는 제도다. 목사는 신자 개개인의 신앙을 돕기 위해 존재하며, 목사의 행동도 때로는 견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셋째는 성령론적인 강조다. 교회는 종교공동체다. 따라서 하나님의 뜻과 그의 역사가 이곳을 통해서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며 “제도나 학벌로 권위를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신자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목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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