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 권위 끌어내리는 도올 견해, 본인 연구결과 아닌
예수 세미나와 양식 비평 등 자유주의 신학 끌어들인 것
성경은 현미경으로 보고, 일반 역사는 돋보기로 보는 愚

2021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박명룡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진짜 예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2021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가 청주 서문교회(담임 박명룡 목사)에서 6일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선착순 사전 신청한 200명이 현장에서 함께했으며, 온라인에서도 많은 성도들과 새신자들이 개인 또는 교회 단위로 참석했다. 입장 시 마스크 및 본인 확인, 방역소독 등을 철저히 실시했다.

컨퍼런스에서는 박명룡 목사가 ‘도올의 예수 vs 진짜 예수’를 주제로 첫 강연을 전했다. 그는 “고2 학생이 <예수는 신화다>를 읽고 자신이 믿어왔던 성경이 가짜라며, 자신은 물론 부모님을 교회 못 나가게 힘쓰고 있다는 소식을 인터넷으로 접했다”며 “과연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 이야기가 그들의 주장처럼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전설이나 신화에 불과할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명룡 목사는 “100여 권의 책을 쓴 도올도 기독교 관련 9권에서 이러한 주장을 펼치면서, 기독교에 대해 오해하게 하고 예수님에 대해 왜곡하고 있다”며 “이대로 정보가 계속 흘러가면, 젊은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확신하게 된다. 이런 컨퍼런스 등을 통해 바른 내용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박 목사는 “복음서의 권위를 끌어내리려는 도올의 견해는 본인의 연구 결과가 아니다. 예수 세미나와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의 양식 비평 등 자유주의 신학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이들은 성경은 현미경으로 보고, 일반 역사는 돋보기로 본다.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그리고 기록되기까지 구전(말)으로 전달된 예수의 전통이, 후기 교회 공동체의 필요에 따라 심각하게 변형됐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므로 예수 사건이 전설에 불과한지, 아니면 역사적 사실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예수에 관한 구술 역사가 얼마나 신뢰성 있게 전달됐는가에 달려 있다”며 “다행히 오늘날 구술 전통 전승 과정이 학자들에 의해 매우 자세하게 연구돼, 그 전모가 거의 다 밝혀져 있다. 이를 토대로 예수 이야기의 구전 과정을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고대 사회는 구전 전통(oral tradition)에 의존했다. 석가모니는 230-600년, 공자는 300여 년, 무함마드는 150여 년 등, 타종교 경전들은 일정 기간 구술로 후대에 전해지다 기록됐다. 알렉산더도 400년, 로마 티베리우스 황제도 80-150년의 구전 과정을 거쳤다.

박 목사는 “우리도 스마트폰 나오기 전 전화번호 20-30개는 기본적으로 외우지 않았나. 고대 사회의 보편적 교육수단은 ‘암기’였다. 그 내용은 정확한 단어 구사보다 줄거리와 핵심 내용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헬라 사회는 암기를 강조했고, 유대 교육은 헬라보다 더욱 암기를 중시했다”며 “중요한 가르침은 말로 전달됐고, 운율과 일정한 유형이 있어 암기가 용이했다. 예수 시대의 유대 문화는 가르침을 암기해 전달하는데 가장 탁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신약성경은 예수 사후 짧게는 18년(갈라디아서), 길게는 60년(요한복음) 만에 기록됐다. 짧은 구전 기간을 거친 것. 박 목사는 “다른 역사적 인물들에 비해, 예수님의 기록이 훨씬 탁월하고 문서들도 훨씬 많다. 성경 사본들도 99.5%의 일치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거의 변형이 없었다”며 “일반 역사의 잣대로도 성경의 신뢰성은 가장 탁월하다. 예수님의 역사성을 부정한다면, 다른 고대 문서들의 역사성도 부정해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2021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복음서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양식 비평 학자들의 주장은 3가지로 요약된다. ①구술 전통은 긴 이야기를 전달할 능력이 없다. ②구전 위주 공동체는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다. ③한 개인은 구전 전통의 시발, 전달, 관리 등에 역할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예수에 대한 구전 전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리고 공동체에 의해 쉽게 변형될 수 있다는 것.

①에 대해 그는 “지난 몇십 년의 연구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인도,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긴 구전들이 지금도 많이 존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쪽 섬과 저쪽 섬이 같은 내용을 암기하고 있거나, 길게는 25시간 걸리는 구전도 있다”며 “이에 비하면 마가복음은 구전에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고, 기억하고 전달하기도 쉬운 편이다. 고로 복음서 내용이 길기 때문에 구전으로 전달될 수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②에 대해선 “구전 위주 사회도 역사적 관심을 기를 능력이 있을 뿐 아니라, 대개 예리한 역사적 관심이 있다. 구전 전달자나 공동체는 정확성을 지키기 위해 공동체적 책임을 갖고, 화자가 잘못 말하면 공동체에서 끼어들어 수정한다”며 “초기 교회 공동체도 예수 사건에 관한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구술 전통을 형성했고,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 서신(고전 11:2, 갈 1:3, 빌 4:9, 살후 2:15, 살후 3:6)에서 나타난 바울도 마찬가지”고 전했다.

또 “구전 공동체는 흥미 위주의 역사적 풍설(tales)과 사실 중심의 역사적 기사(accounts)를 구분했다. 역사적 풍설은 일종의 소설로 취급됐고 시대와 장소에 따라 많이 바뀌고 혼합됐지만, 역사적 기사는 내용 변화도 적고 그 변화도 매우 천천히 일어났다”며 “이러한 구전 중심 사회의 특성을 감안할 때, 예수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의 뼈대가 복음서 저자들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소설적 창작물이라고 의심해야 할 어떠한 역사적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③에 대해선 성경이 ‘목격자들의 증언’임을 근거로 반박했다. 그는 “양식 비평가들의 기대와 달리, 구전 중시 공동체는 구술 전통을 믿을 만하게 보존하는 방법을 갖고 있었다. 구술 전통이 오랜 세월 이어지더라도, 그 핵심 내용은 변화되지 않았다”며 “목격자들이 생존하고 있거나 다음 세대에 예수 이야기가 전달되자마자 문자로 기록된 복음서 내용은 더욱 신뢰할 만하게 보존되고 전달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명룡 목사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공동체적 기억과 더불어, 개인 목격자들의 증언이 예수의 역사적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예수의 삶과 가르침에 관한 목격자들은 그 직책을 위임받고 선포하는 일을 수없이 반복했던 열두 사도와 함께, 수많은 목격자들이 존재했다. 그들의 생생한 증언은 날마다 반복해 증거되고 전파됐기에, 예수에 관한 실제 역사적 이야기가 당대와 다음 세대 사람들에게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목사는 “사도 바울은 예수 부활을 목격한 증인들이 오백 명 넘는다고 했다(고전 15:6). 그리고 이 목격자들은 바울이 서신서를 쓸 당시에도 여전히 생존하고 있었다”며 “복음서 자체도 목격자들의 증언이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눅 1:2, 요 19:35; 21:24). 그러므로 초기 예수 공동체는 공유된 구전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에 정확히 내용을 전달했고, 복음서들은 예수님을 직접 보고 듣고 경험했던 목격자들의 증언을 그대로 담았다”고 결론내렸다.

예수 이야기는 탁월한 구전 전통 속 목격자들 증언 바탕
예수 사건 전설이라면, 역사상 구전 이야기들 모두 전설
사복음서 간의 차이점? 역사적 진실임을 드러내는 증거

이후에는 사복음서 간의 일부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안티 기독교인들은 사복음서 간의 차이점이 많기 때문에 그 기록이 가짜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그 차이점은 역사적 예수에 관한 기록이 매우 믿을 만하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이는 고대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연구 방법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2021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2021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첫 강의. ⓒ이대웅 기자
역사학자들은 ①고대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자료가 한 개뿐인지 여러 개인지를 살피고, ②그 복수의 자료들이 본질적 일치를 보이고 있는지를 평가하며, ③고대 역사가들은 여러 고대 자료들 중에서 세부 묘사가 다른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마태·마가·누가·요한 사복음서가 바로 이런 기준에 부합한다. 복음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에 관해 본질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부적 사건 묘사에 있어 순서가 뒤바뀌거나 표현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는 실제 존재한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각기 다른 사람들이 독립적 자료에 바탕을 두고 예수의 생애를 신뢰성 있게 기록했음을 말해준다”고 했다.

그는 “일반 고대 역사를 연구하는 잣대로 사복음서를 분석하면, 매우 놀라운 역사적 신뢰성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며 “저는 사복음서가 성령의 영감에 의해 쓰여졌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영감은 한 개인이 겪은 시대적 상황과 사고, 문화와 직접 목격하거나 전해들은 증언과 대치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는 학문적으로도 매우 합리적이고 신뢰할 만한 견해”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는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이야기를 하나의 전설인 양 취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분석해 보니, 복음서의 내용을 소설로 간주해야 할 아무런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며 “사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생애는 매우 신뢰할 만한 역사적 사실이고, 사복음서에는 예수의 실제 가르침과 삶이 온전히 담겨 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사복음서를 통해 실제 예수님, 진짜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정리했다.

이후 신현우 교수(총신대)가 ‘도마복음서의 예수 vs 신약성경의 예수’, 안환균 목사(변증전도연구소 소장)가 ‘신약성경은 어떻게 정경화되었는가?’, 이정훈 교수(울산대)가 ‘내가 만난 예수: 왜 크리스천인가?’, 김성원 교수(서울신대)가 ‘예수 구원의 탁월성’을 각각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