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참석 행위 및 기독교 민주화 운동가들 앞 사과 요구
기도 내용으로 상처받은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도 사과를

노태우 국가장 영결식
▲10월 30일 영결식에 참석한 총무 이홍정 목사. ⓒ유튜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 이홍정 총무의 노태우 국가장 참여와 추모기도에 대해 엄중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NCCK가 69회기를 지나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하나님의 생명, 정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모이고 힘쓰는 하나님의 선교 기관’임을 자랑스러워했다. 또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역사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 10월 30일, 12.12 쿠데타와 5.18 광주학살 책임자인 노태우 영결식에 기도로 참여한 이홍정 목사의 행보는 우리를 참담하게 만들었다. 이에 우리는 이 문제를 엄중하게 항의한다”고 밝혔다.

목정평은 “정부의 국가장 결정에 마땅히 항의하고 문제제기를 했어야 할 NCCK 이홍정 총무는 도리어 영결식에 참여해 사죄와 용서, 화해를 언급하며, 이것이 ‘구원 행동의 증표’라 기도했다”며 “진심 어린 사죄는 없었다. 노태우는 5.18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죄한 적이 없고, 오히려 회고록을 통해 정당성을 합리화했다. 가족의 사죄를 인용하여 ‘사죄를 남긴 고인’이라 지칭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유가족의 용서도 없었다. ‘사죄의 마음을 받은 5.18 유가족의 마음’이라는 표현은 철저히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말”이라며 “유가족은 용서한 적이 없는데 누가 누구를 용서했다는 것인가. 이것은 유가족에게 가한 또 다른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방적인 화해 선언은 폭력이다. 유가족의 가슴에는 아직도 눈물이 흐르고 국민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분노가 가득하다”며 “용서와 화해를 ‘하나님의 구원 행동 증표’로 표현한 것은 회복적 정의가 아닌 폭력적 정의이고, 5.18 유가족과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동시대를 함께 살아 온 동지요 친구요 동료 목회자로서 이홍정 총무에게 참담한 심정으로 묻는다”며 “아직도 ‘기도를 맡는 공적 기회를 거부하는 대신, 단기필마로 적진을 향해 달리는 심정으로 영결식에 참여했다’는 그 마음 그대로인가? 기도에서 언급한 ‘사죄를 남긴 고인과 사죄를 받은 5.18유가족의 마음’이 ‘용서와 화해로 가는 하나님의 구원 증표’라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다.

목정평은 “참으로 침통하고 안타깝다. 기독교 민주화 운동과 교회의 일치와 연합운동을 주도해 온  NCCK의 에큐메니칼 정신이 참으로 부끄러운 지금”이라며 “이홍정 총무의 독단적인 노태우 영결식 행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는 추후 명확한 입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들의 요구사항.

1. 노태우 영결식 참석에 대해 사과하십시오.

2. 기도 내용으로 상처받은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십시오.

3. 기독교 민주화 운동을 함께해 온 이들에게 사과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