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도약을 위한 실천 과제
1. 교회의 본질과 사명 재확인
2. 생태계, 새롭게 만들어가야
3. 신학적·종말론적 교회 지향

사랑의교회 비대면 온라인 생중계 예배
▲텅 빈 본당에서 온라인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사랑의교회
10월 마지막 주일인 31일,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4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그리고 내달 11월 1일부터 한국은 위드 코로나 시대로 들어간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 20개월 만이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4주년 기념일과 위드 코로나 시대의 시작일을 함께 맞이하게 된 것이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대면예배의 참여 인원이 수용 인원 50%까지 허용된다고 한다. 그동안 예배에 대해 비상식적인 제한 정책을 취한 것에 비하면 큰 변화이다.

그래도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필자가 살고 있는 미국의 대부분의 지역은 현재 수용 인원 100퍼센트까지 대면예배가 허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의 현재 접종율은 60퍼센트에 못미친다. 한국의 70퍼센트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 참석자들의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검사 조치도 없다. 본인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마스크를 쓰고 예배에 참석하면 된다.

필자가 출석하고 있는 미국 교회의 경우 지난번 예배 때 3,500명 수용가능한 예배당에서 거의 3,500명이 마스크를 벗은 채 함께 예배를 드렸다. 1퍼센트 정도의 극소수 사람들만 마스크를 쓰고 예배를 드렸다.

미국은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기치로 내걸고 건국되었다. 그런 미국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신앙 자유 지수는 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대기독교 정책은 방역을 빙자한 박해와 핍박의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예배 회복을 위한 자유시민연대’와 같은 뜻있는 단체들이 계속해서 거룩한 저항을 해온 것은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문제는 위드 코로나와 함께 수용 인원의 100퍼센트 대면 예배가 허용된다 해도, 한국교회가 코로나 이전의 상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특별히 예배 참석자의 숫자와 관련해서, 코로나 이전 상황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일선 목회자들은 25-30퍼센트 정도 예배 참석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목회자가 아닌 성도들은 비대면 사역의 컨텐츠를 더 창의적으로 개발해줄 것을 교회에 요구하고 있다. 2022년 한국교회의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다. 특별히 교회 출석자와 헌금의 액수와 관련해서 전망은 매우 부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2022년을 16세기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살리는 질적 부흥의 시기로 만들어야 한다. 수량적·외면적 침체를 질적·내면적 성숙의 계기로 만드는 창조적인 사유와 실천이 필요하다. 2022년 한국교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실천 과제를 몇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해야 한다.

교회의 본질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과 구주로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동일한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유기적인 연합적 친교 공동체이다.

성경은 이러한 교회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하나님 아버지의 가족,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이미지와 비유를 사용한다. 이 비유들과 이미지들은 교회가 어떤 조직체이기 전에 생명이 흐르는 유기체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생명이 흐르는 유기체로서의 교회는 막힘이 없는 소통, 끈적끈적한 연합, 깊은 상호연결과 의존, 뜨거운 사랑과 돌봄, 희생적인 나눔이 지배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사명도 자명하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은 주님이 처음 입으신 인성에 속한 몸이 아닌 ‘제2의 몸’이라는 뜻이다.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주 예수는 교회에게 성령을 보내셨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은 교회는 예수님이 이 땅에서 행하셨던 사역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그것은 마태복음 9장 35-36절이 말씀하는 그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고, 병들고 약한 자를 치유하며, 불쌍한 자들을 긍휼과 자비로 섬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함께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는 제자/교육 공동체이며, 땅끝까지 주의 복음을 전하는 선교 공동체이고, 영적,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치유하는 전인적 치유 공동체이며, 가난하고 연약한 자들에게 희망이 되는 긍휼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이러한 본질과 사명을 바르게 회복할 때, 한국교회는 2022년을 새로운 질적·내면적 부흥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국교회의 생태계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수량적으로 대형이면서도 내적으로 성숙한 교회들이 중소형 교회들을 함께 견인해가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교회의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교회들에게 난관과 도전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중소형인 교회들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소형 교회들의 대부분은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그냥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이미 수천 곳의 소형 교회들이 문을 닫았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는 것을 막고, 소형 교회들이 건강하고 강한 교회로 계속 성숙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대형 교회들이 더 희생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담대하게 인적 자원을 공유하고, 물적 자원도 급진적으로 나눠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중소형 교회들이 각자의 은사와 소명을 따라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형 교회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규모와 사역의 확장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들 옆에 있는 소형 교회들을 사랑과 긍휼로 돌아보고, 그들이 건강하고 성숙한 공동체로 굳게 서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가 아름답게 동역하고 공생하는 영적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한국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신학적·종말론적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

신학적인 교회란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가득한 교회를 의미한다. 하나님의 어떠하심에 대한 거룩한 지식으로 충만한 교회를 의미한다.

성경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단순히 명제적·정보적 지식이 아니라 인격적·관계적·체험적 지식이라고 가르친다.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관계적·체험적 지식이 풍성할 때, 교회는 그 본질과 사명에 충실한 견고한 공동체로 자라갈 수 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부족한 교회는 끊임없이 방황하고, 흔들리는 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세상의 염려와 비방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신학적인 교회가 되기 위해, 교회는 지속적으로 말씀과 교리와 변증의 영역에서 탁월성을 유지해야 한다.

종말론적 교회란 주님의 재림이 가까왔음을 인식하는 교회다. 그리고 주님의 다시 오심을 간절히 대망하면서, 자신을 거룩한 신부로 단장하는 교회다.

코로나 팬데믹은 명백하게 주님 재림의 징조들 중 하나이다. 주님 재림의 최종적인 징조는 천국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는 것(마 24:14)이다. 이미 천국 복음은 UN에 속한 모든 나라에 증거되었다. 다만 미전도종족들이 남아 있을 뿐이다. 미전도종족들에 대한 선교도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주님 재림 직전에 이뤄질 세계 선교 완성이 바로 코앞에 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깨어서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리고 어둡고 두려운 종말론이 아닌 밝고 행복한 종말론으로 무장해야 한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종말론에 기초한 견고한 공동체를 세워나가야 한다.

종교개혁 504주년과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한국교회가 이 세 가지 영역에서 진정한 부흥과 도약을 맞이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주여, 우리 한국교회에게 질적·내면적 성숙과 부흥을 허락하여 주소서!

정성욱
▲정성욱 교수.
정성욱 박사
美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저서 <티타임에 나누는 기독교 변증>, <10시간 만에 끝내는 스피드 조직신학>, <삶 속에 적용하는 LIFE 삼위일체 신학(이상 홍성사)>,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종교개혁 키워드>, <한눈에 보는 십자가 신학과 영성>, <정성욱 교수와 존 칼빈의 대화(이상 부흥과개혁사)>, <한국교회 이렇게 변해야 산다(큐리오스북스)>, <밝고 행복한 종말론(눈출판그룹)>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