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피곤, ‘천국 소망’이 위로의 근원 되어 극복
고립과 소외? 기도와 찬양, 말씀, 용서와 사랑으로
정신화된 두려움, 꾸준한 신앙교육과 상담 강화를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 진중세례식
▲과거 진중세례식 모습. ⓒ크투 DB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부설 한국군선교신학회(회장 곽요셉 목사, 이하 MEAK)가 26일 오후 군선교연합회 회의실에서 제21회 군선교신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MEAK 실행위원장 이규철 목사 사회로 전요섭 교수(성결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군인 정신건강과 군 목회상담의 과제’를 발제했다. 이는 군인들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과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적용 가능한 내용이다.

전요섭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군인은 신체적 피로(fatigue)와 심리정서적 피로감(sense of fatigue)을 흔히 겪게 된다. 피로도가 높아지면 짜증과 분노, 공격성이 높아져 조그만 일도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군에서는 특히 왕따나 소외, 고립과 배제 등 비물리적인 관계적 공격성으로 자아존중감이 낮아지고 집단에 대한 매력과 애착이 낮아져, 결속력을 필수로 하는 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사기도 저하된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코로나19는 대인 간 접촉으로 옮겨지는 전염병이므로, 철저한 위생관념을 갖게 했다. 이로 인해 강박관념/행동이 발생하고 있다. 사람들 간 비위생적 행동을 비윤리를 넘어 범죄시하고 분노하는 현상들이 증가하며, 전염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과 소외가 발생하고 있다”며 “군에서도 전염병으로 인한 비전투 손실은 물론 질병에 노출된 병사들의 전투력 상실과 두려움의 만연 등이 국가안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처럼 장기간 생활 자체가 불안과 공포, 스트레스인 경우를 ‘생활사건 스트레스’라고 한다. 소나기를 맞는 것과 달리, 꾸준히 내리는 보슬비에 온몸이 젖는 것”이라며 “이처럼 장기간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기도생활에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활력을 잃게 하며, 산만하게 되는 점에서 신앙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군인들이 갖게 된 보편적 심리는 두려움으로, 이는 ‘정신화된 두려움(mentalized fear)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요섭 교수는 “이렇듯 피로와 피로감, 고립과 소외, 정신화된 두려움 등 코로나19가 남긴 다양한 문제들은 심리적·영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군 전투력 및 단결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이런 문제를 해소·해결·극복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건강한 병영생활과 군 목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피로와 피곤은 우울, 무감각, 소망 상실, 두려움 등을 일으키기에, 심리적·영적 회복을 위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 피로와 피곤은 위로를 통한 돌봄으로 치유에 이르게 된다”며 “이 때 위로는 ‘다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갖게 하지만, 신자들은 다 잘 되지 않더라도 ‘천국의 소망’이 위로의 근원이 되어 피로와 피곤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부활과 보상, 내세와 천국 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통한 위로를 ‘유쾌한 신념(pleasant beliefs)’이라고 한다. 이러한 신념을 확고히 함으로써 얻어지는 기쁨과 즐거움이 피로와 피곤을 극복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군인 신자에게 ‘유쾌한 신념’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앙 전력화의 기본이 될 수 있다. 피로하고 피곤한 자에게 능력을 주시고 회복케 하시는 것은 성령의 역사이므로, 기도로써 충분히 극복·회복·치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요섭
▲전요섭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고립과 소외’ 해소방안에 대해선 “기도와 찬양, 말씀, 용서와 사랑의 신앙 내재화만한 것이 없다. 군종목사는 신자들이 하나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확신케 하여 고립과 소외의 여지를 없애야 한다. 이를 ‘임마누엘 테라피’라 한다”며 “정신과 전문의 칼 레흐만은 하나님께서 생물학적 인간의 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하신다는 의식으로 내면의 고립과 소외, 불안과 공포 같은 부정적 정서와 어둠이 물러나고 진리의 빛으로써 극복된다는 의미”라며 “군인 신자에게는 ‘임마누엘 테라피’가 가장 적합한 목회상담 기법이 될 수 있다. 교회에서 공동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신자들이 하나님과 연결돼 있음을 확신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신앙”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군 목회 형태는 어디서든 언제든 어떤 상황이든, 신자들이 각자 기도할 수 있고 성경 읽고 찬송하고 묵상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이는 무교회주의나 이른바 ‘나 홀로 신앙’이 아니라, 교회가 공동체 신앙과 아울러 강조하고 훈련해야 할 신앙 형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인 신자들도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는 경험을 빈번하게 했는데, 한 번 피로에 빠진 상태에서 흐트러진 신앙생활을 바르게 되돌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교회를 벗어나 본 경험을 가진 신자들을 어떻게 불러 모으고, 어떻게 전과 같은 또는 전보다 더 강한 결속과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열정적 신앙을 갖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고 말했다.

‘정신화된 두려움’ 극복 방안으로는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문제들이 코로나 시대에 군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할 것이다. 부정확하거나 과잉된 정보까지 합해져 정신을 혼란에 빠뜨리는 ‘인포데믹(infodemic)’ 현상이 우려된다”며 “특히 백신 접종이 ‘666’이라거나 비성경적이라는 등 잘못된 정보로 심리적·영적 혼란에 빠지거나 전투력이 약화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거나 전염의 소문 등은 불안·공포가 전이돼 집단생활을 하는 군인들이 요동하기 쉽다. 자신에게는 의심이 없었으나 의심을 드러내는 군인과 접촉하고 나서 의심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자신도 다른 군인들에게 의심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심리정서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강박적 군인과 접촉한 군인은 전에 없던 강박관념이 발생할 수 있고, 우울 정서를 가진 군인과 접촉해 우울의 영향을 받거나 타인에게 우울을 전염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서적 접촉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 차단을 위해 방역과 거리두기를 철저히 했듯, 각자 정서적 접촉 감염의 연결고리를 끊거나 영향받지 않으려는 노력과 이격이 있어야 한다”며 “교회는 군인 신자들을 대상으로 꾸준한 신앙교육과 상담을 강화해 심리적·영적 면역력, 저항력,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군선교신학회
▲발제자와 논찬자들의 모습. ⓒMEAK
전요섭 교수는 “군종목사는 코로나19를 경험한 군인 신자들의 심리·정서적, 영적 문제를 말씀으로 해결하는 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 군인과 군인 가족의 각종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특화된 존재가 군종목사이기 때문”이라며 “군종목사는 군인의 심리적·영적 건강을 책임지고 이를 담당할 가장 중요하고 거의 유일한 존재”라고 격려했다.

전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정신화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확고한 기독교 신앙을 갖는 것”이라며 “불안과 공포는 하나님에 대한 진정한 신뢰(신앙)를 통해 해소될 수 있으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신앙의 기본을 다짐으로써 정신화된 두려움을 다뤄야 한다. 그리하여 평안의 원천이 되는 말씀, 그리스도, 성령의 도우심으로 신앙의 본질적 입장을 견고하게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군종목사는 군인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해 전투력을 증강시키고, 이들을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건강하게 돌려보내 시민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군대와 군인들은 보통 비자발성이 특징이어서, 자신의 심리적·영적 건강에 대한 적극적 도움 요청을 꺼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군종목사는 요청이 없어도 군인들의 문제 해소를 위해 선제적·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불안과 공포의 세대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안전과 안정을 누린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군인 신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은혜가 될 수 있다”며 “교회는 신자들을 심리적·영적으로 약화시키는 죄는 물론, 우울, 불안-공포 등 정신화된 두려움과 온갖 부정적 정서를 전투적으로 대적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싸워 이길 수 있는 심리적·영적 면역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임정인 군종목사(육군정책연수)가 ‘기독교 군 병사의 종교적 실천과 종교적 대처가 주관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발제했다. 강찬영 군종목사(충성대교회)와 김아영 교수(횃불트리니티)는 각각 논찬을 맡았으며, 군선교신학회 회장 곽요셉 목사(예수소망교회)는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기조발제를 전했다.

앞선 예배에서는 강찬영 군종목사가 기도하고 곽요셉 목사가 ‘거듭남(요한복음 3: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MEAK 사무총장 이정우 목사( 전 한국군종목사단장)가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