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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 콘셉트를 잡는 방법

1. 독자를 맨 앞에 두라

대화 중에는 상대방의 눈을 보아야 한다. 다른 곳을 보면서 대화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콘셉트를 잡을 때도 독자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책 쓰기 강의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한 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책을 쓰라”는 것이다. 책을 쓸 때는 한 사람에게 이야기하듯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콘셉트도 한 사람이 감동에 빠져들 수 있도록 잡아야 한다. 그러므로 콘셉트를 잡으려면 먼저 독자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마음에 들 때까지 글을 쓴다.” 이것은 글을 쓰는 좋은 자세이다.

그러나 더 좋은 자세는, 독자의 마음에 들게 글을 쓰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미숙하지만 늘 독자를 먼저 생각하며 글을 쓴다. 독자가 이 글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를 고민하며 쓴다.

2. 할 수만 있으면 좁게 잡아라

콘셉트를 잡을 때 두 번째로 기억할 것은, 할 수만 있다면 콘셉트를 좁게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층을 분명히 하여 콘셉트를 잡는 것이 책 쓰기의 기본이다.

좋은 글은 선명하다. 좋은 책은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다. 그래서 좋은 책은 독자가 쉽게 이해한다. 더 나아가 독자가 감동한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독자 한 명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책을 쓸 때, 한 사람의 독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써야 한다. 한 사람의 독자가 만족하면 다른 독자도 만족하게 된다. 모두를 만족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단 한 사람도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

기독교 서적은 판매 부수가 적다. 1쇄를 판매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특히 신학적인 책이라면 1쇄를 판매하는 데 몇 년이 결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이 아니라, 소수의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생각으로 책을 써야 한다.

그러므로 콘셉트를 잡을 때도 좁게 잡아야 한다. 좁게 잡은 콘셉트가 의외로 독자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

3. 자기에게서 나와야 한다

최근 보험업을 하는 지인에게 보험에 관한 책 쓰기를 권했다. 보험업에 20년 이상 몸담았기에,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담 일을 하는 지인에게는 상담과 관련된 책 쓰기를 권했다. 자신이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많이 아는 회원에게는 성경 개론서 쓰기를 권했다. 그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콘셉트 잡기의 세 번째 원칙은, 그 콘셉트가 자기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와 무관한 콘셉트를 잡으면 안 된다. 콘셉트는 언제나 자기에게서 나와야 한다. 독자는 저자의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기 때문이다.

책 쓰기 여행을 하면서 ‘공감’과 관련된 콘셉트의 책을 썼다. ‘공감’에 관한 책을 쓰게 된 것은 《설교는 글쓰기다》에서 설교자와 청중의 공감에 관한 글을 쓴 이후 오랜 기간 고민한 결과였다.

필자는 ‘공감’에 관한 책을 쓰면서 공감의 중요성은 물론, 자신이 ‘공감맹’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다른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다.

‘공감’에 관한 책을 쓴 또 하나의 이유는, 설교자들을 가르치면서 설교자들이 설교를 통한 교인과의 공감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공감’에 관한 책을 쓴 마지막 이유는, 설교는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것인데도 기독교 서적 중 공감에 관한 책이 아주 적었기 때문이다. 일반 책은 공감과 관련된 것이 많다. 하지만 기독교는 생각보다 적다.

기독교 포털 사이트인 갓피플에서 ‘공감’을 검색하면 관련된 책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공감을 기본으로 하는 신학 분야에 공감과 관련된 책이 없다는 것은, 목회가 자기에게서 나오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면 너무 심한 말일까?

정창윤은 《콘셉트 있는 공간》에서 소비자의 방문과 구매를 유도하는 콘셉트를 정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2가지를 따르라고 말한다.

첫째, 회사 설립 이후 지향해 온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는지 파악해야 한다.
둘째, 현재의 소비자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책의 콘셉트를 정할 때 몇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첫째, 이 책이 브랜드화될 수 있는가?
둘째, 한 마디로 어떤 책이라 말할 수 있는가?
셋째, 독자층이 명확한가?
넷째, 독자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콘셉트인가?
다섯째, 책이 시대에 맞는가? 즉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는가?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이 자신에게서 나와야 한다. 자신에게서 나오지 않으면 책을 쓰는 시간이 고역의 시간이 될 수 있다.

4. 시대와 유관해야 한다

앞에서 책의 콘셉트를 잡을 때, 마지막 다섯 번째 질문이 “책이 시대에 맞는가?”, 즉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는가?”였다. 책 출간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베스트셀러가 될지를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타이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메타버스’와 관련된 책이 독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메타버스의 타이밍이 시대의 흐름과 맞기 때문이다.

필자의 책 《언택트와 교회》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첫 해에 썼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다음 해에야 출간됐다.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그 결과 예상보다는 책이 덜 팔렸다.

콘셉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 흐름’과 유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시대의 ‘타이밍(timing)’과 맞아떨어져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5.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어야 한다

앞에서 콘셉트를 잡을 때 독자를 맨 앞에 두라고 했다. 이 말은 콘셉트를 정할 때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잡으라는 말이다. 독자의 관심을 끌게 되면, 그 콘셉트가 독자에게 돋보일 수 있다.

어떤 책이든 독자가 외면하면 책의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독자의 관심을 끄는 제목을 잡기 위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독자의 관심을 끄는 콘셉트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이 책의 동향을 파악하는 시장 조사이다. “책의 콘셉트를 잡을 때 인터넷 서점의 100위 안에 드는 책의 제목을 분석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할 것은, 아직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지만, 관심을 끌 만한 콘셉트를 잡는 것이다.

필자의 책 《설교는 인문학이다》는 출간된 뒤 독자들에게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온라인상에서 ‘왜 설교가 인문학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오간 것이다.

앞서 출간한 《설교는 글쓰기다》도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책의 콘셉트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인문학이 관심 키워드이다. 융합의 시대에 신학은 인문학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공감’에 대한 책을 썼다. 책의 콘셉트를 ‘공감’으로 정한 뒤, 모 출판사 편집자와 대화하는 중 이런 말을 들었다. “공감 책, 관심 있습니다.”

이처럼 책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콘셉트여야 한다. 관심이 없으면 콘셉트 결정을 고민해야 한다. 독자들의 관심 여부가 책의 수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6. 출판사로부터 관심을 받아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좋은 콘셉트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독자의 관심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출판사의 관심을 받는 콘셉트여야 한다.

콘셉트는 시대의 흐름에 부합되어야 한다. 나아가 출판사와 궁합이 맞아야 한다. 출판사마다 추구하는 콘셉트가 있다.

출판사 ‘샘솟는기쁨’은 인문학 콘셉트를 선호한다. ‘글과길’도 인문학 콘셉트를 선호한다. 어떤 출판사는 대중적인 책, 잘 팔리는 책의 콘셉트를 선호한다. 어떤 출판사는 신학적인 콘셉트를 선호한다.

자신의 책을 내기 원하는 출판사가 있다면, 그 출판사의 콘셉트에 맞춰 책을 써야 한다. 출판사들이 책의 출간을 결정할 때, 심사를 무척 까다롭게 한다. 책의 판매가 출판사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나오는 말 중 이런 말이 있다. “책은 만들기가 아니라 판매다.”

책이 몇 권 팔리느냐에 따라, 출판사 운영이 좌우된다. 그러므로 출판사 입장에서도 저자의 콘셉트가 출판사의 입장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설교자에게 설교 글쓰기를 가르치는 치열한 설교연구가로 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자 아트인문학연구회 회장이다.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지천명 때 독서를 시작해 10년 만에 5,0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월, 목, 금요일 설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김해, 순천 익산 등에서 설교 글쓰기를 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 쓰기 코칭와 책쓰기 여행을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책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설교는 글쓰기다/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언택트와 교회/글과길』, 『감사인생(이재영 목사와 공저)/목양』, 『나만의 설교를 만드는 글쓰기 특강/꿈미』,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글과길』,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이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출간한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가 있다.
매주 「크리스천투데이」에 매주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과 ‘아트설교연구원 설교’를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와 신학」, 「월간 목회」, 「기독교신문」, 「교회성장연구소」 등에 글을 썼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함께 ‘아트설교 시리즈’ 1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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