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침례회 성학대 조사위원장 사임

뉴욕=김유진 기자     |  

집행위의 ‘변호사 의뢰인 특권 포기’ 때문

▲로니 플로이드 목사.

▲로니 플로이드 목사.
미국 남침례회(SBC) 교단 내 성학대 사건 조사 책임자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남침례회 집행위원회 위원장이자 아칸소주 노스웨스트 크로스교회의 원로인 로니 플로이드(Ronnie Floyd) 목사는 지난 14일 밤 서한을 통해 위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플로이드 목사는 이달 말까지 위원장을 맡게 된다.

그는 최근 교단 지도부가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기밀 보안을 보장하는 ‘변호사-의뢰인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을 포기하기로 한 것을 사임의 주요 이유로 들었다.

플로이드 목사는 “남침례회가 직면한 여러 어려움 가운데, 저는 입증된 개인의 청렴성과 평판, 지도력 때문에 이 자리에 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었다. 저를 이곳에 불러주신 분들의 뜻에 따라 복음의 진보를 위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었던 바람을, 이 직분으로 인하여 더 이상 위태롭게 하지 않겠다”며 사퇴할 뜻을 밝혔다.

지난 5일 집행위원회는 몇 주간의 고심 끝에 찬성 44대 반대 31로, 교단이 성학대 조사를 위해 고용한 수사전문 회사인 ‘가이드포스트 솔루션스(Guidepost Solutions, 이하 GP)’에 위원회 위원과 직원, 변호사 간에 나눈 기밀 내용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실상 교단이 제3자인 외부 회사에게 교단의 모든 자료와 정보는 물론, 교단 지도부가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모든 내용의 접근 권한을 내주는 것을 의미한다. 플로이드 목사는 이에 반대한 인사 중 한 명이다.

플로이드 목사는 지난 9월 교단 회원들에게 성학대 조사팀과 GP에 변호사 의뢰인 특권 내에서 협조할 것을 촉구하며, 해당 특권을 포기할 경우 교단이 각종 소송과 재정적 파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서한에서도 그는 “교단의 책임과 관련하여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일으키지 않고 이러한 바람을 총족시킬 방법은 있었다”면서 “남침례교인으로서 우리의 선교 사업을 불확실하고 전례 없는 미지의 바다에 빠뜨렸다”고 위원회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조사는 텍사스주 대형 언론사 휴스턴 크로니클과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가 2019년까지 기록한, 남침례회 성폭력 피해 기록 보고서에 의해 촉발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년간 380여 명의 남침례회 소속 목사와 봉사자들에 의해 최소 700명의 성학대 피해자들이 발생했으며, 그 중 대부분이 미성년자다. 또한 보고서는 2019년 교단 지도부가 성학대 위기를 축소 조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테네시주 지역 언론사인 ‘테네시언’에 따르면, 이달 초 특권 포기 결정을 전후로 최소 10명의 집행위원들이 사퇴했으며, 남침례회와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법률 고문 변호사들도 이번주 초에 사임했다.

플로이드는 “앞으로 더 많은, 우리의 수탁자로 봉사한 평신도들이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현존하는 위험들은 더 이상 그들이 봉사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는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침례교인 모두가 염려해야 한다. 남침례회 기관은 법률, 재정 및 기타 분야에 전문 지식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더 많은 평신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플로이드 목사는 2019년 4월 프랭크 페이지 전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사임한 후, 30년 넘게 목회한 크로스교회의 담임에서 물러나 집행위원장직을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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