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국기
▲아이티 국기. ⓒPixabay
중미 카리브해 아이티에서 어린이가 포함된 미국인 선교단 17명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티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에서 선교사들과 가족 등 17명이 범죄단체에 납치됐다. 이들은 한 보육원을 떠나려던 중 이 같은 봉변을 당한 것이다.

CNN 방송은 이들 중 16명은 미국인, 1명은 캐나다인이라고 전했다. 선교단체 측 발표에 의하면 그 중 어린이는 5명이다.

NYT는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선교사들이 다른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다른 선교사들을 내려주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중 버스가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아이티 경찰 당국은 ‘400명의 마와조’를 납치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 경찰은 이 조직이 크루아 데 부케 지역을 무대로 납치와 차량 강도, 상인 갈취 등의 범죄를 저질러 왔다.

이들은 아이티에서 가장 먼저 납치 범죄에 나선 조직 중 하나로, 몇 달 동안 경쟁 폭력 조직과 무장 투쟁을 벌이고 사업가들과 경찰관들을 납치하며 테러를 자행해 왔다.

아이티 갱단은 1990년대부터 빈민가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으며, 마약, 밀매 등 불법적 사업으로 조직을 확장시켰다. 정치인들은 반대파 암살 및 시위 동원 등 자신의 영향력 확장을 위해 이들을 활용했고, 갱단은 사회 곳곳에 더욱 깊이 뿌리를 내리게 됐다.

이들은 버스를 이용한 대규모 납치에 관여한 전력이 많으며, 지난 4월 프랑스인을 포함해 5명의 신부와 2명의 간호사를 납치한 적도 있다. 버스에 총격을 가해 어린이를 숨지게 하고 교회를 습격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 순위”라며 “납치 보도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현재로서 추가로 발표할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포르토프랭스에 본부를 둔 인권 분석 연구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 29명을 포함해 총 628명이 납치됐다.

이와 관련, NYT는 “과거 아이티 갱단은 미 정부의 보복이 두려워 미국 시민들 납치를 꺼렸으나, 날이 갈수록 이들의 범죄가 대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