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이경섭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하나님은 인간들에게 직접 말씀하시지 않는다. 그 첫 번째 이유가 ‘신적(神的) 음성’인 그의 음역대(frequency, 音域帶)를 인간의 청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많은 물소리, 뇌성(겔 43:2, 계 14:2)’으로 묘사된 것은, 그것이 인간의 가청권(可聽圈)을 뛰어넘었다는 증거다.

사도 바울이 낙원으로 끌려 올라가 “말할 수 없는 말,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고후 12:4)”을 들었다고 한 것 역시, 초월적인 천상세계의 언어를 인간 청력(聽力)으로 감당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이런 인간의 한계를 아신 하나님은 당신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그들에게 성육신한 ‘아들’로 말씀하셨다(has spoken to us by his Son, 히 1:2). 이는 곧 "말씀이신 아들로 말씀하셨다"는 뜻이다.

성경은 실제로 ‘성자’를 ‘말씀’으로 지칭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되 주여 ‘영생의 말씀’이 계시매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이까(요 6:68).”

두 번째 이유는 죄로 ‘죽은 자(the dead)’인 인간은 ‘산 자(the living)’이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귀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산 자’이신 하나님은 ‘죽은 죄인’과 더불어 말씀하실 수 없다고 하는 것이 더 옳다.

따라서 하나님이 ‘죽은 자들’과 말씀하실 땐, 오직 죄의 구속자 ‘아들’을 통해서만 하실 수 있다. 그의 음성만이 죽은 자의 귓전을 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은 자들이 하나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듣는 자는 살아나리라(요 5:25).”

예수 그리스도가 무덤에 장사된 나사로에게 “나사로야 나오라(요 11:43)’고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이 죄로 죽은 자에게 ‘아들을 통해 말씀 하신다는 것’을 실물로 교훈하신 것이다.

과연 ‘아들의 음성’이 죽은 자의 귓전을 때렸고, 죽은 나사로가 아들의 음성을 듣고 살아 걸어나왔다.

그리고 그 ‘아들의 음성’은 ‘죽임 당하신 아들의 음성’이다. “또 그가 피 뿌린 옷을 입었는데 그 이름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계 19:13).” 여기서‘피 뿌린 옷을 입은 말씀’이란 ‘말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으로 곧, ‘죽임을 당한 말씀’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하나님이 ‘아들로 말씀 하신다’는 말은 ‘아들의 죽음’으로 말씀 하신다’는 뜻이다. 이는 하나님이 택자를 ‘구원에로 부르실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택자를 ‘복음으로 부른다(살 2:14)’는 말은 ‘아들의 죽음으로 부른다’는 말이며, 이는 전도의 전형(type, 典型)이다.

하나님은 죄인을 구원에로 부르실 때, ‘창조의 말씀’이나 ‘율법의 말씀’으로가 아닌, ‘하나님의 아들이 네 죄를 위해 죽으셨다’는 ‘구속의 복음’으로 부르신다(살 2:14), 죄로 죽은 자는 오직 그것을 들어야만 살아난다.

그리고 이 ‘아들의 음성’은 오늘날 ‘기록된 성경 말씀’으로 환복(換服)했다. ‘성경’이 말씀하는 바가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아들)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 5:39)”.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롬 1:2).”

따라서 ‘하나님이 아들로 말씀하신다’는 것과 ‘하나님이 성경으로 말씀하신다’는 같은 뜻이다.

그러나 오늘 사람들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성경으로 말씀하신다’고 하면 뻔한 말로 치부하며, 별다른 감흥이나 기대감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둘은 중량(重量)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 ‘성령’께서 성경에서 아들을 읽어내는 자들에게 ‘아들’을 생생히 경험시키기 때문이다. 중생한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이다.

반면 성령의 가르침이 없어 ‘아들’을 읽어내지 못한 유대교도들은 성경을 ‘화석화(fossilized)’시켜, 거기서 율법의 경문만을 뽑아내므로 자신들을 정죄(定罪) 아래 둔다.

복되도다. 성령의 가르침을 받는 이들이여! “내가 아버지께로서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서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에 그가 나를 증거하실 것이요(요 15:26)”.

“너희는 주께 받은바 기름 부음이 너희 안에 거하나니 아무도 너희를 가르칠 필요가 없고 오직 그의 기름 부음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치며 또 참되고 거짓이 없으니 너희를 가르치신 그대로 주 안에 거하라(요일 2:27).”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개혁신학포럼 대표, https://blog.naver.com/PostList.nhn?blogId=byterian )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