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회자 대량 양산의 개혁
2. 대형교회 교회 대물림 개혁
3. 지도자의 의식 개혁
4. 빗나간 이단논쟁의 개혁
5. 연합운동의 개혁

종교개혁 504주년 포럼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주최 포럼이 ‘종교개혁, 그 불꽃을 다시 점화하다’는 주제로 15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광야의영성홀에서 개최됐다. ⓒ송경호 기자
종교개혁 504주년 기념 한국교회건강연구원(이사장 정연철 목사, 원장 이효상 목사) 주최 포럼이 ‘종교개혁, 그 불꽃을 다시 점화하다’는 주제로 15일 오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광야의영성홀에서 개최됐다.

포럼 1부 주제발표에서는 손봉호 박사(서울대 명예교수)가 ‘종교개혁을 다시 생각하다’, 최식 목사(다산중앙교회)가 ‘종교개혁을 다시 시작하다’, 정성진 이사장(크로스로드)가 ‘종교개혁을 다시 주문하다’를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이장형 교수(백석대), 엄창섭 박사(고려대 의대)는 2부 지정토론에 나섰다.

먼저 손봉호 박사는 “한국만큼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믿고 그 권위를 인정하는 교회와 기독교인이 많은 나라는 미국 외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자들만큼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고 제대로 순종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박사는 “자의적 성경해석이 자행되고, 정통신학 전통에 대한 관심과 존중도 크지 않다. 성경의 기복적 가르침을 확대 해석해 번영신학이 지배하게 한 것은 한국교회 타락의 뿌리가 됐다”며 “대교회주의, 성장제일주의, 목회 세습 등의 폐습은 종교개혁이 존중했던 성경의 가르침보다 전통 무속신앙과 자본주의적 요소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구제는 게을리하고 화려한 예배당 건축 등에 막대한 돈을 쓰는 것도 종교개혁 정신에 크게 위배된다” “유럽의 큰 교회당들이 텅텅 비고 허물어져 상가와 술집이 들어서는 슬픈 현상이 한국에 재현되지 않게 하려면, 성경과 종교개혁 정신에 따라 구제와 선교에 헌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봉호 박사는 “전염병에 대한 한국 교회의 대처도 성경의 가르침과 종교개혁의 모범에 충실하지 못했다”며 “초대교회 그리스도인, 루터 등과 달리, 코로나19와 관계해 한국 교회가 보인 최대의 관심사는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 살리기가 아니라 대면 예배였다. 공의와 자비, 희생과 봉사의 십자가 정신이 아니라, 자체 보존과 권리 행사에만 관심을 집중시켰다”고 질타했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
▲손봉호 교수(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 ⓒ송경호기자
손 박사는 “최근 교회 지도자와 교인 일부는 정치적 이념에 지나치게 편향돼 교계와 사회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배금주의 못지 않게 극단적 이념 편향도 우상숭배가 될 수 있다”며 “서구 개신교도 세속화, 과학만능주의, 식민지주의, 자본주의의 비성경적 요소들을 충분히 발견, 비판, 시정하는 데 실패해 막다른 위기에 처했다. 성경에 충실한 종교개혁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그들의 실패에서 많은 것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식 목사는 “종교개혁은 오도되고 변질된 신학과 교회로부터, 성경 본래 기독교로의 회복 운동이었다. 그 근거와 그 출발점은 하나님 말씀으로서의 성경이었다”며 “종교개혁자들은 교회 갱신 핵심을 말씀의 권위회복에 두고, 설교를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설교는 교회 개혁과 건설의 중요한 도구였다”고 분석했다.

최 목사는 “특히 총회장과 대표회장 등의 출현은 교회를 급속도로 인간 중심의 계급 공동체로 변질시키고 전락시켰다. 오늘 한국교회에서 인간의 권위, 교회 구조의 계급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종교적 권위주의가 한국교회의 커다란 문제다. 교회 변질의 시작은 직분의 계급화, 인간 중심의 고위 성직 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섬김과 봉사의 직분이 인간 중심 다스림의 직분으로 오인되면서, 교회는 급속히 계급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며 ”교회 구조는 권력 구조로 개편됐고, 성직은 계급화돼 교회와 교회 구조를 세속화시켰다. 나그네 공동체인 에클레시아는 세속 가치를 추구하는 안주 공동체로 변질됐다”고 우려했다.

최식 목사는 “지금 한국교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영적 권위와 영성 회복이고,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강단의 회복과 자성(自省)”이라며 “개혁교회는 한 번만 개혁하고 마는 교회가 아니라, 날마다 자신을 개혁하며 살아야 한다. 종교개혁과 십자가 정신을 요구하는 역사의 요청을 겸허히 받을 때, 교회를 교회 되게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성진 이사장
▲정성진 이사장(오른쪽)이 발제하고 있다. 왼쪽은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식 목사. ⓒ송경호 기자
정성진 목사는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개혁을 논하지 않았던 때는 한 번도 없었다”며 “그런데 아무도 자신의 사상과 삶이 비성경적이었음을 고백하거나 통회하는 사람이 없다. 도리어 모든 지도자나 평신도 할 것 없이 모두 자신이 ‘성경적’이고, ‘복음적’이며 ‘개혁적’이라고 주장한다”고 개탄했다.

정 목사는 “뜻있는 이들이 ‘교회 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아무런 변화를 찾아볼 수 없다. 교회를 개혁하겠다고 나선 소위 지도자들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교회 개혁은 목회 현장에서 기득권을 가진 신뢰받는 지도자가 앞장서야 하는데, 지도자들은 개혁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도자들은 즐길 것 다 즐기고, 먹을 것 다 먹고 그 자리를 떠나거나, 은퇴한 후에야 비로소 ‘교회 개혁’을 운운하니, 아무도 그를 신뢰하는 사람이 없고 그의 발언은 하나의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너나 잘하라’며 외면하고 있다. 이제 ‘성경적이다’를 판가름 할 잣대마저 모호해졌고,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도 맥없는 소리에 불과해졌다”고 고백했다.

정성진 목사는 “종교개혁 504주년을 맞는 지금,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사회에 영향력을 잃어가고, 병든 시대를 고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영적 감화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이에 한국교회 ‘교회 개혁 5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무자격 목사안수 남발과 목회자 대량 양산의 개혁이다. 둘째, 현재 진행 중인 대형교회의 교회 대물림, 즉 세습의 개혁이다. 셋째, 지도자의 의식개혁이다. 넷째, 빗나간 이단 논쟁의 개혁이다. 다섯째, 연합운동의 개혁이다”라고 제안했다.

정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계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대고 기도하면서, 연합운동의 새 장을 열기 위해 대타협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며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지도자라면, 기득권과 리더십을 최대한 활용해 교회 개혁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목회 생활은 짧지만, 교회 역사는 오래도록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이장형 교수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제한된 공간을 넘어서 드리는 예배를 경험했다. 이제 사이버 공간, 메타버스 등은 선택이 아니라, 그에 대한 이해와 활용이 예배, 교육, 선교 등 목회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미 선례를 보여주는 예배공간 공유 등을 놓고 볼 떄, 더 많은 교회들이 공간 점유 방식을 넘어서 변화와 개혁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점봉 장로(경일교회)는 ‘종교개혁주간에 드리는 기도’를 통해 “한국교회가 개교회주의, 성장주의, 이기주의에 집착한 나머지 공교회성을 잃어가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비난을 받고 있다”며 “어떠한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도덕성과 신뢰성 회복을 반드시 이루고, 다시 민족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포럼에 앞서 인사를 전한 이사장 정연철 목사는 ‘종교개혁, 그 불꽃을 다시 점화하며’라는 제목의 인사말에서 “종교개혁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어느 시대도 그 시대의 종교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어느 사회도 그 사회의 교회 이상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어느 교회도 그 교회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 이상 자라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연철 목사는 “교회와 목회자의 세속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개혁자들의 철저한 자기 성찰의 영성을 우리도 이어받아야 한다. 한 민족의 미래는 역사를 진흥시키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며 “교회를 교회되게 하고,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아 민족과 역사를 개혁하는 일에 헌신하고 바칠 수 있는 지도자들이 나와야 할 때”고 강조했다.

원장 이효상 목사는 “코로나 상황에서, 왜 종교개혁인가? 어제의 역사를 되새기며, 오늘에 책임감을 갖고, 내일을 만들어 가는 의지를 다지려는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은 그 시대를 새롭게 하는 불씨이자 불꽃이었다”며 “개혁가들의 정신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부와 사치로 비대해져 비판받던 부자 교회, 귀족 교회에 경종과 개혁의 메시지를 던지고, ‘교회다움’이 성경에 기초를 두어야 함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와 크리스천들은 ‘내가, 무엇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 세상에 바른 교회의 모습이 전파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말씀과 기도’일 수도, ‘예수님 닮은 삶’일 수도 있다”며 “하나님 나라와 공의를 이루기 위해 ‘개혁정신’으로 시대를 읽고 나가자. ‘교회다움’이라는 투명성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개혁정신이 답이자 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 한국교회는 개혁 정신 회복으로 교회의 본질을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내가 속한 작은 공동체부터 교회다운 교회로 만들어 보자”며 “개혁자들의 정신이 ‘나로부터, 우리 스스로부터’ 개혁하는 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