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전한 예배 공동체, 생활 공동체와 환경
2. 선한 소통으로 단절됐던 네트워크 연결
3. 현장 예배 100% 앞두고 필요한 것 준비
4. 교회만이 가진 영적 에너지 흘려 보내야

소강석 프레어 어게인
▲소강석 목사가 밤 기도회 후 강단에서 기도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교회를 대표해 방역당국을 상대하며 현장 예배를 지켜내고 있는 것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14일 중대본에서 방역 완화 단계 발표를 하면서 백신 인센티브 배려가 있을 것”이라며 “안전한 예배를 드리며 생명의 에너지를 지역사회로 흘려보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강석 목사는 13일 SNS에서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어려움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가 지나간 이후에도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며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공정하게 정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현장예배 인원 기준은 목회자들과 현장 예배를 사모하는 성도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소 목사는 “이같은 불공정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떤 분들은 6.25와 일제치하에서도 일사각오 신앙으로 믿음을 지켰던 선진들의 각오를 되새기며,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신앙을 버리고 정부와 타협했다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목사로서 그 분들의 의분과 진심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의 코로나 전염병 재난 상황을 동일하게 비교하면서 너무 이분법적으로 비판하고 정죄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의 고통과 상처 속에서 어느 누가 고통스럽지 않고, 어느 누가 빠른 회복을 원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어릴 적 저희 부모님은 언성을 높이며 자주 다투셨다. 이유는 당신들의 문제가 아닌, 가족보다 형제를 우선 생각하셨던 아버님의 희생 때문이었다”며 “장남이셨던 아버님은 동생들이 당한 어려움을 외면하시지 못하셨고, 논과 밭을 팔아 도와주셨다. 그 결과 제법 넉넉했던 가세는 많이 기울었고, 그 어려움은 고스란히 어머니와 형제들이 겪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소강석 10월 넷째 주
▲지난해 10월 18일 ‘러블리 주일’에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

그러면서 “저는 코로나를 지나는 중심에서 합동 총회장과 한교총 대표회장직을 감당하며, 장손과 가장이라는 짐을 함께 지셔야 했던 아버님의 고충을 이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소강석 목사는 “작금의 한국교회는 우리나라 제일의 종교로서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가장과 같은 위치에 서 있다”며 “가장은 우리 식구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형제와 이웃들을 희생과 섬김으로 아우르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차별적인 정책과 기준으로 목회 현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교회와 목사님들의 항변을, 마음으로부터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그래서 종교의 자유와 예배의 자유를 침해받은 교회가 소송을 진행할 때 개인적으로 지원했고, 집합금지나 폐쇄명령을 받은 교회를 풀어주는 데 적극적으로 도와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은 교회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겪고 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견디면 회복될 것이라고 버텨왔던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이제 더 이상 갈 곳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소강석 목사는 “그 가운데 정부의 방역지침이 교회를 향해 더 불공정하다는 원망의 소리가 있다. 저도 한교총 대표회장으로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수없이 강조하여 전달했다”며 “그 요구의 바탕에는 교회는 자율적 방역으로 안전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애끓는 마음으로 설교하는 소강석 목사의 모습.

소 목사는 “하지만 공교롭게도 교회에 대한 참석기준 완화 조치가 발표될 즈음에 교회를 통해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일이 일어났다. 정말 오랫동안 노력을 했던 제게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며 “물론 교회에서의 확진자 발생이 과장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회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내부 감염이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단이나 군소교단의 통제가 되지 않는 교회들이라고 답변했지만, 건전한 교단 소속 교회들에서도 확진자들이 속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교회의 입장만 요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토로했다.

소강석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지나고 나면, 정부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방역 정책의 과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와 방역당국의 조치에 불공정이 있었다면, 후에라도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언론의 공정하지 못한 보도가 있다면 그 또한 기사를 보고 거짓과 진실을 가름하고 분별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전했다.

소 목사는 “그런데 많은 교회성장학자들은 코로나 이후 교회의 회복 탄력성이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아래 4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코로나로 삶이 무너진 성도들과 이웃들이 안심하고 찾아와 위로받고 건강한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안전한 예배 공동체, 생활 공동체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방역과 출입자 관리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예배 환경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선한 소통으로 코로나로 인해 단절되고 막혀 있던 교회와 성도, 성도와 성도, 성도와 이웃의 네트워크를 연결해야 합니다.

새에덴교회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드리는 새에덴교회 주일예배 모습.

셋째, 성도들과의 거룩하고 감격적인 만남을 위해 ‘하이 콘셉트, 하이 터치’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희 교회는 올해 코로나 2차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 종료를 앞두고 보라빛 초청주일과 홀리 트라이브 주일을 계획하여 성도들을 초청하였습니다. 그때 많은 성도들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현장으로 달려오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미리 성도들과의 만남을 준비해야 합니다. 현장 예배 인원 100% 허락을 요구하기 전에, 10%, 20%, 30%로 비록 아쉽기는 하지만 조금씩 현장예배 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넷째, 교회만이 가질 수 있는 생명력 있는 영적 에너지를 지역사회와 세상으로 흘려보내야 합니다. 특히 내일쯤이면 중대본에서 방역 완화 단계를 발표할 것입니다.

분명히 정부가 약속한 대로 만족할 순 없지만, 백신 인센티브를 배려해 줄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안전한 예배를 드리며 생명의 에너지를 지역사회로 흘려보낼 준비를 해야 합니다.

끝으로 그는 “세월이 많이 지나, 이제 저도 아버지와 가장이 됐다. 어릴 적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가족을 사랑하는 분이셨다”며 “아버지의 희생으로 삼촌들은 큰 위기를 잘 넘기셨고, 어머니의 사랑으로 우리 형제들도 자라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감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렇게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을, 그때는 왜 그리 싸우셨는지 회한의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오늘도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가장으로 그 짐을 홀로 지셨던 아버지가 문득 생각난다”며 “그리고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기 위해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신, 참 아버지 되신 하나님을 바라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