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교회 예배당. ⓒUnsplash/Josh Applegate
영국의 한 기독교 싱크탱크가 “교회는 노예제에 대해 배상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윈체스터대학교의 로버트 벡포드(Robert Beckford) 교수는 최근 영국아일랜드교회연합(Churches Together in Britain and Ireland)이 주최한 토론회에 출연해 “배상금은 노예 제도로 얻은 이익에 대한 회개와 손해배상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전미교회지도자포럼의 운영이사회 소속이자 아프리카캐리비안복음연맹 이사인 로널드 A. 네이선 목사와 함께 패널로 출연한 벡포드 교수는 “영국의 교회와 지도자들이 노예를 부려 농작물을 재배하고, 노예제가 완전히 철폐될 때는 정부에게서 연금까지 받은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 이슈에 대한 교회의 반응은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금이 노예가 아닌 소유주들에게 지급됐다는 사실은 끔찍한 아이러니다. 이것이 흑인의 몸과 삶의 가치, 노예 제도의 가치에 관해 무슨 말을 하는가? 또 영국인의 상상력, 기독교인의 상상력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에 관해 무슨 말을 하는가?”라고 했다.

벡포드 교수는 “배상을 반대하는 주장은 단지 변명일 뿐이며, 구약과 신약 모두에 명백한 (배상) 사례가 있다. 여기에는 토색한 자들에게 4배나 갚겠다고 맹세한 세리장 삭개오의 회심도 포함돼 있다”며 “교회 내부의 무지가 배상금 지급에 저항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는 “교회가 흑인의 신체를 구속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척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들은 교육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무지가 영국 신학사까지 확대됐고, 성경대학과 신학교에서 이 주제에 대한 가르침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500년 동안 인종 간 테러와 공존했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신학생들이 이 500년의 역사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이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해진다. 중요하게 여겨지지도 않는다”면서 “지난 100년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여진 책은 단 한 권 뿐이었다. 50년간 백인 신학자들이 동물 돌봄에 관해 쓴 책은 거의 100권에 이르지만, 감히 이 문제를 다룬 책은 단 한 권뿐이었다”고 했다.

벡포드 교수는 “교회 지도부 안에서 이 문제를 다룰 만한 도덕적 용기가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우리의 믿음이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의는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벡포드 교수는 마지막으로 “교회가 노예제 희생자들의 인간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원죄’를 받아들인다면, 이에 대한 속죄와 화해를 통해 강력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될 것”이라며 “이보다 더 강력한 증인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네이선 목사는 “교회가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차원에서 배상금에 관한 논의가 교회 안에 있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영국의 흑인 및 유색인종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모든 신앙인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이야기를 어떤 특정 코너에서만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압박을 가하고 또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