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한 탈북민 20명 대상으로 심층 면담과 관찰 통해 분석
회심 전 과정에서 주변 기독교인들이 주는 영향력 매우 커
주체사상, 회심 걸림돌이지만 하나님으로 대체할 수 있어

기독교통일포럼 10월
▲임재환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통일포럼
기독교통일포럼 10월 월례포럼이 9일 오전 온라인 진행됐다. 포럼에서 임재환 박사(올리브선교회 공동대표)는 ‘고난-극복에 기초한 북한이탈주민의 회심 과정 모형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임재환 박사는 “기독교를 믿는 탈북민들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며 “첫째는 탈북민이 신앙을 갖게 된 동기와 기독교 경험에 관한 연구, 둘째는 탈북민의 회심 및 신앙 과정에 관한 연구”라고 소개했다.

임 박사는 “탈북민의 회심 과정은 매우 극적이고 독특하고 특별한데, 기존 연구들은 중심 현상, 인과적·중재적·맥락적 조건, 작용, 결과 등 패러다임 모형으로만 분석했다는 한계가 있다”며 “패러다임 모형은 연구의 특성에 맞게 선택 가능한 분석 도구이다. 그리고 회심 과정 모형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탈북민들의 회심 관련 모형과 이론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며 “그들의 상황을 고려해 회심의 요인과 과정, 유형을 발견하고, 이를 통합해 회심 과정 모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재환 박사는 “회심은 어느 한순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시작부터 회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여러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며 “사람이 회심할 때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삶의 정황에 따른 여러 과정들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신앙의 여정 가운데 독특한 회심 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임 박사는 회심한 탈북민 20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과 관찰, 문서 수집 등을 통해 자료를 획득하고, 질적 연구를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 ‘파랑새 2.0’을 활용해 근거 이론 방법론 차원에서 분석에 나섰다. 회심 장소는 한국 9명, 중국 7명, 러시아 2명, 태국 1명, 그리고 북한 1명이다.

그는 탈북민들의 회심 유형 분석을 위해 ‘회심 이전의 삶’, ‘회심의 장애 요인’, ‘회심의 장애 극복 수단’, ‘회심한 이유’, ‘회심의 영향을 준 사람’, ‘특별한 신앙체험’, ‘회심 이후의 삶’, ‘하나님께 헌신’ 등 8개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각 단계를 질의하고 연구했다.

먼저 탈북민들의 ‘회심 이전의 삶’에 대해 “대다수는 ‘고난’이 투영된 인생을 살았다. 그들은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을 원했고, ‘한국을 간접적으로 알아가는 삶’은 탈북의 계기이자 북한 체제의 허구성을 깨닫게 했다”며 “‘북한에서의 기독교 경험’과 ‘하나님을 알아가는 삶’도 나타났다. 이처럼 미리 하나님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회심 과정에서 장애물이 적었다”고 분석했다.

‘회심 장애 요인’으로는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서 유물론적 사고를 배우고 주체사상의 영향을 받아, 하나님을 믿는 것이 어려웠다. 특히 대부분 회심 과정에서 정신적 부분이 주요 장애물이었다”며 “북한과 중국, 제3국 등에서의 삶이 건강하지 않았고, 과거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체험을 했던 것 등도 주님을 영접하는데 걸림돌이었다”고 전했다.

기독교통일포럼 10월
▲포럼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통일포럼
이와 함께 “기독교의 핵심 요소인 ‘가족 같은 교회’, ‘하나님 절실하게 체험’, ‘자발적 예배 참여’, ‘절박한 기도’, ‘고난 속 읽은 말씀’, ‘가난한 마음에 떨어진 설교’, ‘위로를 주는 찬양’, ‘적기에 주님 영접’, ‘뜨거운 회개’, ‘신자로의 결단’ 등을 통해 회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기독교인들의 도움’, ‘신앙훈련과 모임’ 등도 도움이 됐고, ‘주체사상의 자리를 하나님으로 대체함’으로써 주체사상이 회심의 걸림돌이면서 극복 수단이 될 수 있음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회심의 이유’로는 “그들에게 ‘하나님을 보여주는 기독교인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통로가 됐고, 하나님을 믿는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탈북민들은 ‘강력한 성령 체험’과 ‘기적을 경험하는 치유 사건’ 같은 특별한 신앙체험을 하고 주님을 만났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러한 경험들을 계속 추구하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회심에 영향을 준 사람’ 으로는 ‘선교사’, ‘목회자’, ‘선생님’, ‘지인’, ‘가족’, ‘교인’ 등을 꼽으면서 “그들을 통해 하나님을 믿었을 뿐 아니라 믿음의 여정에서 낙담하고 힘들고 영적 침체를 경험할 때도 도움을 받았다”며 “‘회심의 과정’은 일시적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하나님 백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회심의 전 과정에서 기독교인이 주는 영향력은 매우 컸다”고 설명했다.

또 “그들 중 일부는 ‘극적인 하나님의 도우심’, ‘힘과 위로를 주는 성경’, ‘드라마틱한 응답이 있는 기도’, ‘마음을 움직이는 찬양’,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체험’, ‘방언이 터짐’, ‘환상을 보여주심’, ‘꿈에서 천국 체험’ 등을 통해 하나님을 인식하고 만나고 반응해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며 “그들은 신앙을 가진 후 그런 체험을 계속 경험하고자 노력하진 않았고, 교회 출석을 하며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심 이후의 삶’은 “‘성품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 ‘평안한 삶’, ‘감사하는 삶’, ‘자신감 회복’ 등은 내면적 삶의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려준다”며 “외형적인 삶의 변화로는 ‘관계 개선’, ‘용서의 삶’, ‘사랑의 실천’, ‘기독교 대학 입학’, ‘핍박을 이기는 삶’, ‘나눔의 삶’ 등이 나타났다. 이는 주님의 자녀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라고 했다.

‘하나님께 헌신’과 관련해서는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삶’, ‘한민족 복음화’, ‘북한 백성을 돕는 삶’, ‘신학교 진학’, ‘전도하기’, ‘목회자’, ‘선교사’, ‘하나님 나라 확장하기’ 등 넓고 다양한 영역에서 헌신하고 있다”며 “복음통일과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모습이 주요하게 나타났고, 종교적 영역뿐 아니라 모든 삶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일부는 북한 사람들을 돕고자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재환 박사는 “종합하면 탈북민들의 회심에 있어 가장 주된 요인은 ‘경험적인 것들’이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회심했다”며 “탈북민들의 회심 과정은 ‘고난-극복’의 기본적 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고난의 삶을 극복했고, ‘하나님과의 만남’은 회심에 주요 영향을 미쳤다. 회심의 유형을 보면 경험적 요인들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회심 과정 모형’을 정리하면 ‘고난→ 하나님과의 만남(극복)→ 결신→ 변화→ 헌신’이 된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에서 주체사상의 영향을 받고 고난의 삶을 살던 탈북민들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회심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고난을 극복한 것은 회심 과정의 일반적인 특징”이라며 “탈북민들은 ‘하나님과 만남’으로 회심의 장애 요인들을 제거할 수 있었고, 삶의 변화를 경험해 하나님께 헌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임 박사는 “탈북민들은 하나님과 만남을 통해 고난의 삶을 극복했지만, 심층 면담 중 오랜 고난의 경험 속에서 생겨난 상처들과 아픔들이 존재함을 알게 됐다”며 “탈북민들의 고난 극복이 지속되려면, 한국교회는 탈북민들과 함께해야 한다. 교회는 그들의 고난의 삶을 이해하고 치유하며 회복시킬 수 있는 전문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이를 감당할 전문 사역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기존의 회심 이론들과 이번에 제시한 ‘고난-극복 회심 과정’ 모형을 함께 사용하면, 그들의 회심을 총체적이면서 통합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고난-극복 회심 과정 모형은 기존의 회심 이론들로 설명할 수 없었던 탈북민 회심 과정의 일부를 설명하는 데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3만 4천 탈북민들 중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고난-극복 회심 과정 모형에 입각한 복음 제시를 새롭게 창출해 회심으로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