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동일시가 심한 아이들이 있다. 스스로 결정하고 일을 처리하는 자주성이 부족한 아이들이다. 이들은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해내려는 독립심이 약하다. 동일시가 심한 아동은 대체로 강한 사람의 생각을 따르고자 한다.

동일시가 심하게 되면 정상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동일시가 심한 아이는 의지가 약한 아동, 자주성이 약한 아동, 의존성이 많은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동일시가 심한 아이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1. 확신이 부족한 결과

동일시가 심한 아동은 확신감이 부족한 아동이다. 확신감이 부족하면, 확신이 강한 쪽에 쉽게 기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동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이 발전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감이 발전된다. 그러면 아동에게는 존재와 행동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맞물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존재에 대한 가치감이 높아지면 행동에 대한 확신감이 높아지고, 행동에 대한 확신감이 높아지면 존재의 가치감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동일시가 심한 아동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감이 발전되지 못했다. 행동에 대한 확신감과 관련하여 동일시가 심한 아동은 그다지 긍정적이기 어렵다.

이것은 그들이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부정적이었음을 의미한다. 행동에 대한 확신감이란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신하는 효능에 대한 기대이며, 이것은 주도성과 관련된 개념으로써,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개인의 수행은 증가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행동에 대한 확신감은 개인이 노력에 의해 상황을 지배할 수 있고,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과 의욕을 통해서 형성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자주적 의지가 약한 상태

동일시가 심한 아동은 자주적인 의지가 약한 상태이다. 자주적 의지가 약한 상태에서는 스스로의 주체성을 갖고 행동하기 어렵다.

자신의 생각이 옳지 않고 행동이 바르지 않다고 해도 자신의 의지대로 실천해야 할 힘을 길러야 한다. 자주적 의지가 약화된 상태에서는 동일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동일시(identification)는 주변의 중요인물들의 태도와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다. 자아와 초자아의 형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며, 동일시를 통하여 부모의 가치관, 도덕관 등을 내면화한다. 동일시에는 일반적인 몇 가지 형태가 있다.

①투사적 동일시: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는 담지 말아야 할 사람, 담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닮는 것이다.

②공격적 동일시: 공격적 동일시(identification with aggressor)는 두려워하는 대상의 특징을 따라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상관에게 심하게 당한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심하게 대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③가장적 동일시: 가장적 동일시(‘as if’identification)는 어떤 사람을 따라함으로써 마치 그 사람인 듯한 기분을 갖는다. 예를 들어, 가수의 말투나 옷차림을 따라하면서 그 가수가 된 듯한 기분을 맛본다.

④병리적 동일시: 병리적 동일시(Pathological identification)는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남의 작품을 모방하는 예술인, 신흥종교의 광신도 등이 병리적 동일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아동에게 자주적 의지는 신비한 기능, 모든 동기를 초월해 있는 최초의 출발점이 아니다. 자주적 의지는 행동의 근원이 되지 않는 순수 지성과 동일한 것도 아니다.

자주적 의지는 충동을 받아들이는 대신에 노력을 할 것을 다짐한다. 이것은 정신분석학적으로 무의식의 성적 충동이 초자아(surmoi)로 행사하는 경우이다.

3. 자주 야단맞은 결과

동일시가 심한 아동은 자주 야단 맞은 결과로 보아야 한다. 자주 야단을 맞으면 내면이 허약해지기 때문이다.

내면의 허약은 움츠러드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부모로부터 자주 야단을 맞으면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아빠가 자주 야단을 치면 아빠에 대하여 마음의 문을 닫고, 엄마가 자주 짜증을 내거나 야단치면 엄마에 대해서도 마음의 문을 닫는다.

부모는 아이의 자기와 닮지 않았다고 무의식적으로 가깝게 대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아동이 둘 이상의 가정인 경우에 흔하다. 특히 둘째가 어린 경우에 그렇기 되기 쉽다.

첫째가 아들이고 둘째가 딸인 경우에 엄마는 자신도 모르게 보호본능의 차원에서 첫째를 소외시키기 마련이다. 첫째가 소외당하여 둘째를 다정하게 대하지 못하는 것인데도 이를 정확하게 관찰하지 못하고 방해꾼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때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라면 엄마는 첫째에게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경우는 흔하다. 첫째가 잘못하면 화를 내거나 때리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렇게까지 화를 내지 않아도 될텐데!”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아동이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면 그대로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그런 아동은 집단생활의 규칙을 이해할 수 없는 채, 교사에게 응석을 부렸다가 엄하게 거절당한 뒤 놀라서 싫어지는 경우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4. 정리

동일시가 심한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