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혁 박사 ‘태평양 전쟁 비행장 시리즈’ 5편
아직 남은 비행장, 조선인 노무자 500명 건설

펠렐리우 비행장

펠렐리우 비행장

권주혁 | PUREWAY PICTURES | 652쪽 | 32,000원

‘비대면 성지순례: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본지에 연재중인 삼해(森海) 권주혁 국제 정치학 박사가 태평양 전쟁 대표적 격전지 중 하나인 펠렐리우 섬 전투를 다룬 <펠렐리우 비행장>을 펴냈다.

이 책은 태평양 전쟁의 분기점이었던 제1편 <헨더슨 비행장(2000년)>을 시작으로 중부 태평양 전쟁에 대한 제3편 <베시오 비행장(2005년)>, 남태평양 뉴기니 전투를 다룬 제4편 <나잡 비행장(2009년)> 등에 이어 비행장의 역할을 통해 바라본 태평양 전쟁 시리즈 제5편이다. 제2편 <문다 비행장>도 곧 발간될 예정으로, 제5편인 이번 책이 먼저 나왔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에 대해 “같은 시기 서유럽과 북아프리카, 서부 러시아와 중국 대륙에서 벌어진 육지전 중심의 전쟁과는 달리, 전쟁터가 바다라는 점 때문에 해군이 큰 역할을 한 전쟁”이라며 “미-일 전투의 분기점이 된 미드웨이 해전과 인류 역사상 최대 해전인 레이테 해전 등 크고 작은 많은 해전들이 태평양에서 일어났다”고 취지를 밝혔다.

펠렐리우 비행장
▲펠렐리우 섬 오렌지 해안에서 저자(왼쪽)와 일본 해군 작업모를 쓰고 있는 요카렌 출신 참전용사 나카가와 씨.

권 박사는 “바다에 있는 많은 섬들을 효과적으로 공격하거나 방어하고,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기 위해 항공기들이 인근 해역에서 작전중인 아군 함대를 보호하고 적 함대의 접근을 경계하거나 공격하기 위해, 전쟁 이전 또는 도중 수많은 비행장이 건설됐다”며 “태평양 전쟁 중 미군이나 일본군 모두 비행장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양군은 어느 지역을 점령하면 우선 비행장부터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자는 업무차 주재하던 남태평양 지역에서 지난 1979년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전투에 실제로 참여한 미·일 양국 퇴역 군인들을 만나 그들의 전투 경험을 기록하면서 현장 곳곳을 직접 방문한 경험으로 연구와 집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은 솔로몬 군도와 뉴기니 전투에서 승리한 미군 주축의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필리핀 탈환 전투를 시작하기에 앞서 교두보 마련 차원에서 필리핀 남쪽 팔라우 제도에 있는 펠렐리우 섬과 인도네시아 가장 북단 모로타이 섬을 점령하는 과정이 기록돼 있다. 이후 한반도 넓이의 1.5배 해역에서 펼쳐진 레이테 해전과 필리핀 중동부 레이테 육지 전투까지 다뤘다.

펠렐리우 비행장
▲태평양 전쟁 당시 펠렐리우 해안에 상륙한 미 해병.

당시 미군이 1944년 10월 중순 레이테 섬에 상륙하자, 일본군은 미군을 다시 바다로 밀어넣고 11월 중순 맥아더 장군을 포로로 잡아 미군의 항복을 받으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전투는 일본군의 계획과는 반대로 진행돼 레이테 해전에서 허리가 부러져 버렸다. 일본군은 레이테 섬에 지상군 병력 8만 4천 명을 투입했으나, 94.4%가 전사하는 참패를 맞이했다.

책에 의하면, 펠렐리우 섬의 남쪽에는 길이 1,300m의 비행장이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이 비행장은 조선인 노무자 500명이 건설한 곳이다. 저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활주로 북쪽에 부서진 95식 전차가 한 대 주저앉아 있어, 당시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가운데 평지에는 일본에서 세운 신사도 남아있다.

1943년 솔로몬 제도 과달카날을 완전 점령한 미군 사령관은 9월 펠렐리우 섬의 작은 규모를 보고 4일 안에 점령하고자 했지만, 일본군의 철저한 저항으로 5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곳곳의 천연동굴에 숨어있던 일본군을 일일이 소탕하는데 2개월 이상 걸렸다.

펠렐리우 비행장
▲저자가 촬영한 현재 펠렐리우 비행장.

미군은 큰 희생을 동반했던 펠렐리우 섬 전투를 잊지 않고 있다. 2003년 제2차 걸프 전쟁(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이 이라크 접경 쿠웨이트 북부 사막에 설치해 공격의 발판으로 삼았던 대규모 군사기지 이름을 ‘펠렐리우’라고 붙인 것이다.

책은 구약성경 시편 27편으로 시작한다. 이와 함께 저자는 레이테 해전에 대한 내용을 시편 127편 1절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숫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로 마무리하고 있다.

저자는 태평양 전쟁에서 일어난 수많은 전투를 통해, 하나님께서 인생의 생사화복만을 주관하시는 것이 아니라 국가들 사이 전쟁의 승패도 주관하시는 것을 간접적으로 간증하고 있다.

펠렐리우 비행장
▲레이테 해전시 미군기 공격을 받아 침몰하기 직전, 비행갑판에 모여 만세를 부르는 일본 항공모함 즈이가쿠 승조원들.
저자는 이번 <펠렐리우 비행장>과 곧 발간될 서부 솔로몬 군도 전투에 관한 <문다 비행장> 외에도 필리핀 전투를 다룬 <클라크 비행장>, 버마와 오키나와, 이오지마 전투를 다룬 <노스 비행장>까지 총 7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권주혁 박사는 이 외에도 본지에 소개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등과 함께, 남태평양 기독교 전파 역사를 담은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 같지 못하나>, <남태평양의 관문 파푸아뉴기니>, <여기가 남태평양이다>, 6.25 한국전쟁 관련 도서 <기갑전으로 본 한국전쟁>, <한국 공군과 한국전쟁>, <대화도의 영웅>, <바다여 그 말하라!>, 도솔산 전투를 다룬 <승리자는 말이 없다> 등을 집필했다.

펠렐리우 비행장
▲펠렐리우 섬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