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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표를 이룸으로 한 권의 책이 나온다

‘야마다 혼이치(山田本一)’라는 무명의 신출내기 마라톤 선수가 있었다. 그가 1984년 도쿄 마라톤 대회에서 뜻밖의 우승을 차지했다. 2년 뒤 이탈리아 국제마라톤대회에서도 그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그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가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저는 매번 시합을 앞두고 마라톤 코스를 미리 돌아보고, 각 코스마다 눈길을 끄는 목표물을 정해둡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목표물은 은행, 두 번째는 큰 나무, 세 번째는 붉은 집 등 나만의 목표를 세워두는 것입니다.

경기가 시작되면 100m 달리기를 하듯 첫 번째 목표물을 향해 돌진합니다. 그리고 같은 속도로 두 번째 목표물을 향해 달리지요. 그렇게 풀 코스를 여러 코스로 나누어 달리면 훨씬 수월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40km 이상 떨어진 결승선을 목표로 삼고 달렸는데, 겨우 몇 km 달리고 지쳐 버렸습니다. 결승선까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작은 목표를 세워 하나씩 이루어낸 것이 무명 선수였던 그가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는 작은 목표를 이뤄서 얻은 성취감을 또 맛보기 위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렸다. 그 결과 그는 도쿄 마라톤 대회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

책 쓰기도 마찬가지다. 쓰다 보면 작은 결과가 이루어진다. 한 꼭지의 작은 목표를 이룸이 결국 책 한 권을 쓰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한 번에 책을 다 쓰겠다고 하면 안 된다. 한 꼭지, 한 꼭지 쓰는 목표를 이루려 해야 한다. 그러면 한 장을 쓰게 되고, 두 장을 쓰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책 한 권을 쓰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천하무적’의 글쓰기를 하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인 정민은 조선일보 2015년 10월 21자 칼럼에서 ‘작문오법(作文五法)’을 이야기한다. 그는 ‘작문오법’이 천하무적의 글을 쓰게 한다고 말한다.

명나라 원황(袁黃, 1533-1606)은 간생(干生)에게 주는 문장에 대해 논한 글 ‘여간생논문서(與論文書)’에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 다섯 가지는 ‘존심’, ‘양기’, ‘궁리’, ‘계고’, ‘투오’이다.

첫째가 존심(存心), 즉 마음 간수이다.

“글은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이 거칠면 글이 조잡하고, 마음이 섬세하면 글도 촘촘하다. 마음이 답답하면 글이 막히고, 마음이 천박하면 글이 들뜬다. 마음이 거짓되면 글이 허망하고, 마음이 방탕하면 글이 제멋대로다(夫文出于心, 心粗則文粗, 心細則文細. 其心鬱者其文塞, 其心淺者其文浮. 其心詭者其文虛, 其心蕩者其文不檢).” 글은 마음의 거울, 글에 그 사람이 훤히 비친다.

글을 쓸 때 가장 먼저 다스릴 것이 마음이다. 필자도 마음이 평안하면 글이 잘 써진다. 마음이 편치 않으면 글이 써지지 않는다.

둘째는 양기(養氣), 곧 기운 배양이다.

“기운이 온화하면 글이 잔잔하고, 기운이 가득 차면 글이 화창하며, 기운이 씩씩하면 글이 웅장하다. 글을 지으려면 먼저 기운을 길러야 한다(盖氣和則文平, 氣充則文暢, 氣壯則文雄. 凡欲作文, 須先養氣).” 평소에 기른 호연지기(浩然之氣)가 글에 절로 드러나야 한다.

글을 쓰려면 건강해야 한다. 허약하면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없다. 그러므로 몸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일본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을 하고, 100세가 넘어서도 글을 쓰는 김형석 교수는 매일 수영을 한다.

셋째는 궁리(窮理)다.

“이치가 분명하면 표현이 명확하고, 이치가 촘촘하면 글이 정밀하며, 이치가 합당하면 글이 정확하다. 이치가 주인이라면 표현은 하인에 불과하다. 주인이 정밀하고 밝은데 하인이 명을 따르지 않는 경우란 없다(理明則詞顯, 理密則詞精, 理當則詞確. 理譬則主人也, 詞譬則奴僕也. 未有主人精明, 而奴僕不從令者).” 어떤 문장력으로도 허술한 생각을 살릴 수는 없다.

책을 쓰려면 바른 생각을 해야 한다. 책 쓰기는 결국 생각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넷째, 계고(稽古)는 옛글을 익혀 자기화하는 과정이다.

“정밀하게 골라 익숙히 익혀 아침 저녁으로 아껴 외운다. 틈날 때마다 옛글을 읽으면 내 글 속에 절로 옛글의 풍격이 스며든다(精擇而熟參之, 朝玩暮諷, 使古文時在唇吻間, 則出詞吐氣, 自有古風).” 이 노력이 없으면, 말투나 흉내내다 작대기 글로 끝나고 만다.

책 쓰기는 독서와 함께 간다. 독서한 만큼만 글을 쓸 수 있다. 그러므로 글을 쓰는 만큼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다섯째, 투오(透悟)는 깨달음이다.

“육예(六藝)의 학문은 익숙하지 않으면 깨달을 수 없고, 깨닫지 않고는 정밀함이 없다(凡六藝之學, 不熟則不悟, 不悟則不精).” 끝없는 반복으로 온전히 자기 것이 되면, 언제 오는지도 모르게 깨달음이 내 안에 쏙 들어온다.

책은 자신이 깨달은 만큼만 쓸 수 있다. 깨달은 것이 없으면 남의 글을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깨달음의 기회가 많아야 한다.

이상 다섯 가지의 바탕 위에서 나온 글이라면, 천하무적의 글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천하무적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천하에 부끄러움 없는 삶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공휴일궤(功虧一簣)를 만들지 마라

“공휴일궤(功虧一簣)”

흙을 한 삼태기만 더하면 우물물이 나오는데, 한 삼태기 앞에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해 그동안의 고된 노력이 헛수고가 되고 마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한 삽을 더 파지 않아 우물물이 나오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에 어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역도 선수 장미란도 이런 말을 했다.

“한 우물을 파되, 물이 나올 때까지 파라.”

우물을 파기 시작했으면, 물이 나올 때까지 파야 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도 답이 나올 때까지 해야 한다.

책 쓰기도 책이 써질 때까지 써야 한다. 베스트셀러를 쓸 때까지 써야 한다. 필자의 글쓰기 좌우명인 ‘지속’은 장미란 선수의 말처럼 “한 우물을 파되 물이 나올 때까지 파라”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이다.

개인 브랜딩이 만들어진다

지금은 개인 브랜드 시대이다. 공병호 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앞으로 개인 브랜드가 점점 중요해지면,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경험을 포장하여 책을 내는 것처럼 효과 있는 일도 드물 것이다.”

그는 책을 통해 개인 브랜드를 만들 것을 권한다. 전문가 1.0 시대는 학위나 자격증에 의해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전문가 2.0 시대는 책 쓰기에 의해 전문성이 판가름난다. 그러므로 책 쓰기를 통해 자신을 브랜드화해야 한다.

박사 학위를 3개나 받은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필자가 “대단한 브랜드를 갖췄다”라고 하니 손사래를 친다. 도리어 필자에게 “당신이 작가이니 진정한 브랜드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나는 과거에 완전히 무명이었다. 내가 무명을 벗어나게 된 것은 순전히 책을 썼기 때문이다.

종종 받는 질문이 있다. “책이 잘 팔리지 않는 시대에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

책으로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이유는 성장의 디딤돌로 삼기 위함이다. 두 번째 이유는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세 번째 이유는 개인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언론이 될 수 있는 시대에,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하나는 유튜브다. 다른 하나는 책 쓰기다. 유튜브는 장비만 마련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남다른 콘텐츠로 무장해야 한다.

그러나 책 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누구나 책을 쓰면 개인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책을 써서 개인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확실한 개인 브랜드를 만들려면, 자신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한다.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세상에 되지 않는 것은 없다. 단 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절박함’만 갖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절박함을 갖추는 것이 말로는 쉽다. 하지만 행동으로 나타나기는 어렵다. 그럴지라도 절박함으로 책을 쓰면, 남들에게 인정받는 개인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미움받을 용기》로 유명한 일본 작가 기시미 이치로는 《마흔》에서 자신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병을 앓아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인생의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가 병상에서 원고 교정을 할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되었을 때 주치의가 말했다. ‘책을 쓰세요. 책은 남을 테니까.’

이 말은 ‘당신은 곧 사라질 거야’라는 말로 들렸다. ‘책은 남는다’는 말은 내 병이 가볍지 않음을 암시했다. 주치의의 충고는 계속 이어졌다.”

이는 책 쓰기가 어느 정도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내가 곧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아니 그러므로 책을 써서 남겨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어느 날 프로그램을 통해 싱어송라이터 미야자와 가즈후미의 콘서트를 보았다. 가즈후미가 청중에게 질문했다. “나에게는 노래가 있어, 너희들한테는 뭐가 있지?”

그는 엉겁결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에게는 글이 있지!”

그는 글을 쓸 수 있었기에, 20여 년간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하여《미움받을 용기》를 썼다. 이 책은 2015년 우리나라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책이 그에게 개인 브랜드가 된 것이다. 이처럼 작가가 되면 개인 브랜드를 갖추게 된다. 그 개인 브랜드가 활동에 큰 도움을 준다.

책 쓰기가 최고의 마케팅이다

21세기에는 책 쓰기가 최고의 마케팅이다. 필자도 그것을 경험하고 있다. 책을 쓰기 전에는 ‘아트설교연구원’에서 하는 강의가 사역의 전부였다. 1주일에 가장 많을 때 5회 강의를 했다. 책을 출간한 뒤에는 외부 강의를 포함해 1주일에 10번 이상도 강의한다. 그리고 5주, 7주, 10주짜리 강의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 강의도 자주 한다.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한다. 개인 브랜드가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책을 쓰기 전에는 그저 홀로 강의가 전부였다. 책을 쓴 뒤에는 다른 사람과 협력 강의도 한다. 책을 쓸 때마다 활동 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퇴임 후 책을 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책을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빌 클린턴(Bill Clinton)도 퇴임 후 책을 써서 유명 저자가 되었다. 그는 그 책으로 인한 강연으로 1천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렸다.

우리나라 서점가에 돌풍을 몰고 왔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과,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한 번 강연료는 2-5억 원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혁백은 책을 쓰면 세 가지 부를 창출한다고 말한다.

첫째, 책을 쓰면 우선 평범한 나의 의식이 성공자의 의식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둘째, 책을 쓰면 평생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셋째, 책을 쓰면 똑똑한 부자가 된다.

책을 쓰면 정신적인 부는 물론, 물질적인 풍요함까지 누릴 기회를 얻게 된다. 《나는 한복 입고 홍대 간다》의 저자 황이슬 씨는 책을 출간한 뒤 한복집 매출이 500% 성장했다고 한다.

책을 쓰면 받게 되는 최고의 보상은 높은 자존감으로 살게 된다는 것이다.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원장인 윤홍균은 《자존감 수업》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존감이 가장 강력한 스펙이다.”

필자도 책을 쓴 뒤 바닥에 머물던 자존감이 높이 솟았다. 책을 쓰면 낮은 자존감의 사람도 높은 자존감으로 행복하게 살게 된다.

KBS 다큐스페셜 프로그램 <행복해지는 법>에서 직업별 행복 순위 1위는 사진작가, 2위는 작가였다. 보통 사람들은 생업을 위해서 일을 하는데, 작가는 생업보다는 자신이 좋아서 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책 쓰기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책을 쓰면 어떤 행태로든 사회에 공헌하게 된다. 이처럼 책 쓰기는 최고의 마케팅이다. 자신을 알리는 최고의 마케팅이 책이라면, 그리스도인은 책 쓰기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어야 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설교자에게 설교 글쓰기를 가르치는 치열한 설교연구가로 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자 아트인문학연구회 회장이다.
교인들로부터 ‘설교가 들려지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듣고 지천명 때 독서를 시작해 10년 만에 5,0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매주 월, 목, 금요일 설교자들을 대상으로 ‘설교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으며,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김해, 순천 익산 등에서 설교 글쓰기를 강의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책 쓰기 코칭와 책쓰기 여행을 통해 그리스도인에게 책 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설교는 글쓰기다/CLC』, 『설교자와 묵상/CLC』,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언택트와 교회/글과길』, 『감사인생(이재영 목사와 공저)/목양』, 『나만의 설교를 만드는 글쓰기 특강/꿈미』,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글과길』,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이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출간한 『이기는 독서(절판)』,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가 있다.
매주 「크리스천투데이」에 매주 ‘아트설교연구원 인문학 서평’과 ‘아트설교연구원 설교’를 연재하고 있으며, 「목회와 신학」, 「월간 목회」, 「기독교신문」, 「교회성장연구소」 등에 글을 썼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과 함께 ‘아트설교 시리즈’ 1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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