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으로 충족 못하는 신앙과 공동체 영역 존재
외적으로 디아코니아 본질 회복해 바른 실천으로
내적으로 놓치지 말아야 할 대면 영역 수호에 심혈
예배와 디아코니아,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통합 영역

한국실천신학회 81회 정기학술대회
▲진행자와 참석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실천신학회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교회와 실천신학’이라는 주제로 제81회 한국실천신학회(회장 황병준 교수) 정기학술대회가 25일 오전 10시부터 춘천동부교회(담임 김한호 목사) 및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제1발표에서 김한호 박사(서울장신대)는 ‘코로나 시대의 디아코니아 목회’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지난 100년 동안 세계 교회사에서 유례 없는 부흥과 성장을 경험하고 대사회적 신뢰도와 영향력의 강세를 이어왔으며,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대표 기관으로 관심과 환대를 받았다”며 “그러나 21세기 이후 한국교회는 혜안을 잃고 계속되는 침체를 겪고 시대를 견인하는 리더의 자리를 유지하지 못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한호 박사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은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시켰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교회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며 “코로나19 이후 교회는 성경 말씀과 대치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두세 명이 모이면 혐오 종교로 보기 시작했고, 연합을 하면 몰상식한 종교가 되고 있다.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과 신뢰도는 바닥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와 교회의 대사회적 섬김 영역인 디아코니아는 인과관계가 있다.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 결과를 보면 사회는 기독교의 대사회적 섬김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디아코니아가 사회에 의도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으로 보여지면, 신뢰도가 하락했다. 교회가 대사회적 섬김인 디아코니아에 위기 가운데 더욱 적극적 자세여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예배가 보편화되고 심방과 신앙교육 등 목회적 영역에서도 비대면이 확대되고 있지만, 교회에는 물러설 수 없는 ‘대면 영역’이 존재한다”며 “방역지침 등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이를 지혜롭게 지켜내는 것이 교회의 본질과 공동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필수적이다. 비대면으로 충족될 수 없는 신앙과 공동체성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김한호 박사는 “저는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면, 기회로 변모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외적으로 대사회적 영역인 디아코니아의 본질을 회복해 바른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적으로는 교회가 가진 공동체성을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대면 영역 수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위 두 영역을 포괄해 ‘찾아가는 목회’로 명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예배는 넓은 의미에서 하나님과 그의 백성과의 만남이다. 하나님께 대한 참된 예배는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자신이 속한 세상에서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사회에 실현함을 통해 ‘찾아가는 예배’로 이어진다”며 “여기서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인 ‘디아코니아’이다. 예배와 디아코니아는 따로 분리될 수 없는 통합적 영역”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성찬 또한 디아코니아적으로 해석해 주제를 부여한다. 성찬은 대속하신 믿음의 주가 되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념함과 동시에, 그의 삶으로의 가르침인 섬김을 기념해야 한다”며 “그러나 대다수의 한국교회에서는 이를 ‘이신칭의(以信稱義, Justification by faith)’에 치우친 예식으로 드리고 있다. 본래 제정 취지에 맞게, 식탁에서 섬기는 자로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시고 그들의 몸과 삶과 영혼을 섬기신 그리스도를 기념하고 따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한호 목사
▲김한호 목사. ⓒ크투 DB
김한호 박사는 자신이 시무하는 춘천동부교회 성찬 예식에서 농어촌, 장애인, 탈북민, 다음 세대, 선교사, 환경 등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정신인 사회적 약자를 위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이러한 예배 가운데 대면 제한 또는 불가라는 장벽을 만들었다”고 우려했다.

김 박사는 “성찬 예식 준비와 진행 자체는 온라인 전환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예식이 갖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한몸 의식’이 주는 신비는 온라인을 통해 기대할 수 없는 초월적 영역”이라며 “디아코니아적으로도 성찬 예식은 단순히 예수와 성도 개인의 합일뿐 아니라, ‘주의 이름으로 모였다’는 공동체 의식 함양(고전 11장)이라는 목적이 결여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춘천동부교회는 ‘드라이브인 예배 및 성찬’을 진행했다. 공영주차장에서 가족별로 탑승해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예배를 드리고, 미리 준비한 개인용 ‘성찬 키트’를 당회원들이 차량별로 배부한 뒤 집례자의 집례에 맞춰 각자 진행한 것. 그는 “참여한 성도들 모두 대안적 예배와 성찬을 통해 ‘비대면이 줄 수 없는 영적·공동체적 신비를 경험했다’고 입을 모았다”고 보고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찾아가는 교회’ 사역도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지역사회 봉사자들이 약 30% 감소했는데, 독거노인과 결손가정, 한부모가정, 외국인노동자,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여전히 정기적인 봉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찾아가 섬김사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들을 섬기던 ‘찾아가는 봉사당회’를 ‘찾아가는 봉사’로 확장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성도는 더욱 세상을 섬기는 ‘디아코노스’로 살아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찾아가는 농촌교회’ 사역에 대해선 “농촌 인력 부족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더 줄어들었다. 우리가 그들의 품꾼이 되어줘야 한다”며 “농촌교회 지역특산품 판로를 연결하고, 농촌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강단교류를 진행하면서 농촌 지역과 교회의 애환을 함께 나누고, 도시 교회 성도들의 섬기는 태도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교회는 민관협력을 통한 지역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유관기관 및 사회기관과의 소통은 더욱 신속하고도 전문적으로 교회가 사회를 섬겨나갈 수 있게 한다”며 “지역 내 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장애인, 탈북민, 이재민 등 취약계층 등에 대해 지역 내 행정복지센터, 복지시설 등과 협력해 섬김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김한호 박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뉴 노멀’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회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지켜내는 교회와 찾아가는 교회’로 바로 서야 한다”며 “교회가 지켜내야 할 공동체성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섬이 되지 않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김 박사는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 ‘문턱 없는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 그들이 다가오기 전에 교회가 먼저 찾아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를 채워주는 디아코니아적 섬김을 표방해야 한다”며 “예수께서 그 생애 가운데 사회적 약자를 주목하시고, 찾아가시고, 섬기신 정신인 ‘디아코니아’는 교회의 본질이어야 한다”. 교회는 ‘찾아가는 교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조성실 교수(장신대)가 ‘디지털 전환 시대의 하이브리드 목회 전략’, 김현준 목사(청파동교회)가 ‘비대면 시대의 마을 목회: 청파스튜디오를 중심으로’, 김윤기 박사(한국디아코니아 목회연구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위기 극복을 위한 디아코니아적 실천 방안’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학술대회에 앞서 개회 기도는 민장배 교수(부회장), 인사말은 황병준 교수(회장), 광고는 구병옥 교수(총무)가, 발표 후 질의응답 및 발표자 토의 진행은 전 회장 김상백 교수(순복음대)가 각각 맡았다. 이날 학술대회는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진행 및 발표자들만 해당 장소에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