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인문학,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김도인 | 목양 | 222쪽 | 12,000원

‘설교와 인문학’을 테마로 설교 연구와 훈련을 하고 있는 사역자가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대표)이다.

김도인 목사는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CLC),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설교자,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말과글) 등을 집필했다. 그리고 최근에 <인문학,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목양, 2021)를 출판하였다.

김도인 목사의 저술 작업은 자기 발전을 그대로 보여주는 매우 좋은 모습이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신학의 목적>, <신학이란 무엇인가?> 등 유사한 체계와 내용으로 저술을 진행했다. 책을 구입하였는데 유사한 책이 또 나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신학자가 신학 변이를 보여주는 긍정적인 모습을 갖고 있었다.

김도인 목사도 자기 이해를 저술로 펴면서, 증진된 이해를 따라 저술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최초로 나타난 모습이다. 이번에 출판된 <인문학,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김도인 목사의 야심작인 것은 확실해 보이는데, 최종작이 될지는 궁금하다.

인문학(HUMANITIES)은 무엇일까? 김도인 목사는 인문학을 독서와 글쓰기를 기본으로, 자기 컨텐츠 확립(의미화)과 구성능력(체계화)과 전달능력(수사학)까지 세운 것으로 본다.

“인문학(人文學, humanities)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거나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 방법에 관심을 갖는 학문 분야로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위키백과).”

우리나라에서 인문학의 기본은 문학, 사학, 철학(문사철)이었다. 중세 학문이 체계화되면서 형성된 것이 3학(Trivium, 문법, 수사학, 논리학)과 4과(Quadrivium, 기하학, 수학, 천문학, 음악)인데, Liberal Arts라고 하고, 이것을 ‘인문학(자유 7과)’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스티브 잡스가 ‘Liberal Arts’을 기업경영에 활용하며 강조하였다. 최근 인문학은 ‘통섭(統攝, Consilience)’으로 모든 학제 간의 상호 융합과 분화를 제한없이 진행하고 있다.

김도인 목사는 기존의 설교가 성경해석, 의미화에 치우쳐 전달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하며, 그 이유를 인문학의 부재로 판단하고 대안을 확립한 것이다.

전달받을 청중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청중에 대한 이해를 위해 인문학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그래서 신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접점을 설교로 제시한다.

김도인 아트설교연구원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가 많은 연구와 묵상을 하면서 진행했겠지만, 공공 신학(Public Theology) 설교 개념과 유사하다. 김 목사는 ‘독서와 글쓰기를 강조’하였고, 공공 신학은 ‘현실 문제’에 대해 시도하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설교’, 목사가 가장 잘 하고 싶은 부분이지만, 결코 잡을 수 없는 신기루와 같다. 그러나 설교를 잘하기 위한 방향성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제언한 것에 대해서는 도전적이고 바람직한 방향 설정으로 동의한다.

설교를 ‘잘하는 목사’가 없고 또한 ‘못하는 목사’도 없다. 설교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목사 혹은 노력하지 않는 목사가 있을 뿐이다.

목사에게 좋은 목사란 설교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목사이면 된다. 설교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포기하거나, 무엇인가를 추가하는 목사이면 좋은 목사가 아닐까?

목사가 ‘인문학’을 외치니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인문학은 1단계 문제다. 설교는 최후 단계이다. 최후 단계를 수행해야 할 요원이 1단계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필자는 특수부대 군인들이 하는 많이하는 훈련은 ‘구보/달리기’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훈련 과정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구보 단계를 패스하여 특수요원이 되었는데, 특수요원이 되어서도 구보는 쉬지 않으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설교자에게 인문학은 구보와 같은 것이다. 김 목사의 제언처럼 목사들이 매일 독서하고 글쓰기를 훈련한다면,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도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설교와 인문학에서 인문학은 매직(Magic)과 같다. 설교을 위한 신학은 각 종파마다 같지 않다. 그러나 인문학은 모든 종파를 포괄하는 기초이다.

그래서인지 김도인 목사가 운영하는 ‘아트설교연구원’에는 모든 종파 사역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인문학이라는 공통점에서 각 교파의 신학의 내용이 부착되어, 교파적 설교 문장이 나올 수 있다.

‘아트설교연구원”의 훈련생의 설교가 유사하다면 인문학에 침몰된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문학과 자기 신학이 융합된 설교를 한다면, 모든 종파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함께 자기 교단 신학의 내용으로 주의 백성에게 적요한 복음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김도인 목사의 <인문학,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설교와 인문학에 관련한 최종 도서’가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꾸준한 연구와 집필로 좀 더 도전적이며 구체적인 사안들을 소개해주길 기대한다.

김도인 목사는 그러한 자기 수준을 정확하게 제시함으로 한국 교회에 매우 좋은 귀감이 되었다.

고경태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