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인, 복음주의,
▲미국의 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성도들의 모습(상기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자신을 ‘거듭난 신자’ 또는 ‘복음주의자’라고 밝힌 백인 미국인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많은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친트럼프 성향을 보인 것으로 인해 미국인의 다수가 복음주의라는 수식어와 멀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는 2016년과 2020년 사이에 ‘복음주의 개신교인’ 또는 ‘거듭난 신자’를 자처하는 백인 미국인이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2016년 미국 트렌드 패널(ATP)을 사용한 조사에서는 백인 미국인의 25%가 스스로를 “복음주의자 또는 거듭난 신자”라고 답한 반면, 2020년에는 그 비율이 29%로 늘었다.

성인 응답자 중 2%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복음주의적 정체성을 포기했으나, 같은 기간 다른 성인의 6%가 이를 새로 갖기 시작했다.

퓨리서치센터 이 기간에 ‘친트럼프’ 성향을 가진 백인 미국인이 복음주의적 정체성을 채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으며, 트럼프 지지자의 16%가 자신을 복음주의자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백인이 아닌 미국인 중에서는 ‘거듭난 신자나 복음주의 개신교인’이라고 답한 비율이 2016년 당시에는 26%, 2020년에는 25%였다.

또한 설문에 답한 비백인 미국인의 7%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러한 정체성을 포기한 반면, 거의 같은 비율이 이를 새로 선택했다.

퓨리서치센터 그레고리 A. 스미스 부국장은 “일부가 예상한 것과 달리, 새로운 분석에서 백인 미국인들 가운데에 ‘복음주의 대규모 이탈’은 없었던 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문 결과가 “반트럼프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 지지자들보다 ‘복음주의 꼬리표’를 버렸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 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2016년 이후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교회의 트럼프에 대한 강력한 지지가, 교회의 증인됨의 사명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침례회 윤리종교자유위원회(ERLC)를 이끌던 러셀 무어 위원장은 당시 트윗에서 “소위 복음주의자들이 올해 복음에 끼친 피해를 회복하는 데는, 80년대 텔레비전 전도자들의 스캔들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올해 7월 미국 공공종교연구소(PRRI)는 전체 미국인 중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비율이 2006년에 23%에서 2020년에 14%로 감소했다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설문조사 자체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