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순교자의 소리
▲중국 동남부 장시성에서 시진핑 주석의 사진을 걸고 있는 중국인들. ⓒ한국순교자의소리

기독교를 박해하는 중국에서, 교회들이 전승절 기념 기도회를 열고 평화를 사랑하는 중국 기독교의 이미지를 보이도록 강요받는 상황이 됐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당국의 통제를 받는 삼자교회에 이 같은 내용의 지침을 보냈다.

종교 자유 매체인 비터윈터에 따르면, 이 지시는 부분적으로 “실질적인 상황에 맞춰 9월 3일 중국 전승절 76주년을 기념하는 평화 기도 예배 활동을 조직하라”는 명령을 담고 있다.

비터윈터는 “지역 교회와 성도들은 실제 현지 상황과 새로운 코로나19 예방과 통제 조건에 따라, 애국심과 종교심의 훌륭한 전통을 더욱 증진하고 입증하기 위해 소규모 분산 형태로 관련 평화 기도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더 나아가 교회들은 오는 9월 10일까지 중국기독교총연합회 영상부서에 관련 활동의 증거(문자, 동영상, 사진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8월에는 과거 일본 침략에 대항했다는 인민항쟁 순교자들을 추모하는 행사, ‘평화통일’을 위해 ‘평화의 왕 예수님’의 중재를 구하는 기도회가 열리기도 했다고.

중국 공산당은 교회가 공산군 사망자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요구하지만, 반대로 공산당에 의한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것은 금한다고 비터윈터는 전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종교를 공식적으로 공산당의 절대적 통제 하에 두고 자국 문화에 일치시키려는 ‘중국화 운동’(sinicization campaign)을 시작하면서 전역에서 종교적 박해를 강화해 왔다.

지난 5월 중앙당은 정부 산하 교회들에게 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계획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교회들은 교인들에게 당의 역사를 가르치고, 혁명 현장 방문 및 관련 전시회와 행사 개최를 해야 했다.

충칭시 장베이구에 있는 중국 천주교애국협회는 예배 모임 중 ‘중국 공산당에 대한 감사와 찬양의 축복 미사’를 열었다.

미사를 집전했던 딩양 신부는 “교회는 ‘사랑당, 사랑나라, 사랑사회주의’와 신앙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정치에 관해 담대히 말하면서 법에 따라 신앙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박해를 감시하는 오픈도어선교회는 중국에 약 9,7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으며, 그들 중 상당수는 불법 지하 가정교회에서 예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정부가 관리하는 삼자교회에 가입할 것을 강하게 압박받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예배 참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교회 내부나 인근에 1억 7천만 대 이상의 안면인식카메라를 설치했기 때문에, 이들은 극심한 박해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기독교인들은 종종 ‘미신적 종교 참여’나 ‘나쁜 사업적 관행’ 또는 ‘국가 전복 의도’ 등 중국 공산당을 상대로 한 범죄 혐의로 기소된다. 정부는 또 성경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시켰다.

이외에 당국은 자녀들의 교육을 거부하는 기독교 가정에게는, 자녀들을 정부의 재교육 캠프에 보내거나 입양된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강제로 떼어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중국을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거나 그 침해행위에 관여하고 있는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분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