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본문이나, 어려운 주제 피하기 위한 것
라일의 설교와 목양, 복음주의 목회 전형 이뤄
개인 기도 강조, 사역의 우선순위 영혼 구원에

2021 교리와 부흥 예수비전교회
▲강의자들 모습. 왼쪽부터 손동식 목사, 서문강 목사, 도지원 목사. ⓒ예수비전교회
‘2021 교리와 부흥 콘퍼런스’가 ‘존 찰스 라일의 설교와 목양’이라는 주제로 9월 6일 서울 구로구 예수비전교회(담임 도지원 목사)에서 온라인 개최됐다.

컨퍼런스에서 도지원 목사(예수비전교회)는 ‘존 찰스 라일(J. C. Ryle, 1816-1900)의 설교와 목양’을 제목으로 주제강의를 전했다. J. C. 라일은 찰스 스펄전이 크게 존경했고, 마틴 로이드 존스가 당대에 “복음주의 개혁 신앙의 대표자”로 간주했던 청교도이다.

도지원 목사는 “J. C. 라일 사후 그의 이름과 저서들은 어느 정도 잊혔지만, 20세기 중반 그의 저서들로 인해 그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웨스트민스터 채플 설교자였던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득으로 그의 책 <거룩(Holiness)>이 1952년 재출간됐다”며 “라일은 누구보다 청교도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때 청교도란 영국 국교회에 나타나서 17세기 절정에 이르렀던 복음주의적 신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라일은 성경의 절대적 우위성, 인간의 죄성과 타락의 교리가 지닌 깊이와 현저함,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직임이 갖는 중요성, 사람의 마음에서 성령의 내적 사역이 갖는 높은 위치, 사람의 삶에서 성령의 외적이고 가시적인 사역이 갖는 중요성 등 복음주의 신앙의 다섯 가지 특징을 열거했다”며 “복음주의 신앙이 공격받고 경멸당하는 상황에서, 그의 설교와 목양은 복음주의 목회의 전형을 이뤘다”고 밝혔다.

도 목사의 설명에 따르면 J. C. 라일은 1816년 5월 10일 청교도주의가 번창하고 존 웨슬리와 관련된 복음주의적 부흥을 경험했던 잉글랜드 체셔 주 매클스필드에서 태어났지만, 부친의 신앙을 이어받지 못하고 명목상 그리스도인으로 지냈다. 라일은 1834년 옥스퍼드에 입학했고, 거기서의 마지막 해인 1837년 어느 주일 신약 에베소서 2장 8절 말씀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고 회심했다.

2021 교리와 부흥 예수비전교회
▲도지원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예수비전교회
도지원 목사는 “라일이 처음부터 효과적인 설교를 한 것은 아니다. 시골 회중을 대하면서 수사학적 기술을 버렸고, 단순한 스타일로 설교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며 “그가 말하는 단순성은 ①설교의 주제를 분명하게 인지하라 ②쉬운 말을 사용하라 ③간결한 문체를 유지하라 ④직접적 어투를 사용하라 ⑤경험담과 예화들을 사용하라 등 5가지”라고 밝혔다.

도 목사는 “라일은 설교의 단순성을 위해 모호한 본문이나 어려운 주제를 피했기에, 연속 강해 설교를 하지 않고 개별 본문을 선택했다. 이전에는 설교 원고를 완벽하게 썼지만, 다소 간략한 노트로 줄이면서 좀 더 명료하고 간결하고 설득력 있는 스타일로 바뀌었다”며 “그는 설교 준비의 중요성을 잘 알았다. 설교가 쇠퇴하는 원인이 다른 업무들로 설교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쓰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았다”고 말했다.

라일은 간결한 설교에 대해 “말하려는 주제를 철저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 당신이 그 주제에 대한 이해 여부를 확인해 보려면 그것을 몇 대목으로 구분해 정리하면 된다”며 “지난 45년 동안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공책에 본문과 설교 제목을 적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언제라도 설교를 위해 본문을 고를 때마다, 그 공책을 샅샅이 뒤져 일련의 주석으로 삼았다”고 회고했다.

설교 예화 사용에 있어선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라일은 “가능한 많은 예화를 수집하라. 좋은 비유를 잘 찾아내 많이 기억하는 설교자는 진정 복된 사람”이라며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과도한 예화 사용을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설교 전달에 있어서는 ‘진지함과 열정’을 강조했다.

도지원 목사는 “라일은 기도의 능력을 믿었고, 개인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모든 사역의 우선순위를 영혼 구원에 두고, 이를 위해 평신도들과도 협력했다”며 “그는 목회 초기부터 심방에 적극적이었다. 매달 모든 가정의 심방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심방을 목회의 필수 요소로 여겼다. 그는 심방을 가면 소책자를 나눠주면서 영적 도움을 제공하고 영혼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했다”고 했다.

도 목사는 “라일은 목회적 관심으로 즉석에서 진행되는 주중 강해 강좌를 열었다. 그리고 찬송가집을 계속 발간했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찬송이 주는 유익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이라며 “주일학교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어린이를 위한 설교집도 여러 권 출간했다. 주일학교에서도 성경과 기도서에 대한 교육을 우선시하고, 구원에 필요한 교리를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2021 교리와 부흥 예수비전교회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예수비전교회
또 마지막 강의 ‘존 찰스 라일의 목회적 유산’에서 그는 “라일은 종교개혁자와 청교도의 회복을 위해 애썼고, 교회사의 중요성을 잘 알았다”며 “그는 교리가 없는 기독교는 무기력하고, 교리가 없으면 열매도 없으며, 분명한 교리가 없으면 복음화도 없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라일은 1877년 <거룩> 초판을 발행했는데, 서문에서 ‘위치나 비중을 생각할 때, 성화는 칭의만큼이나 중요하다. 개신교가 아무리 바르게 가르치고 있다 해도 삶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다”며 “이렇게 성경적 성화를 강조한 것은 청교도 영향이 크다. <거룩>에서 라일이 인용한 내용은 대부분 청교도 저자들에게서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일은 믿음에 대해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하는 참된 비결은 위대한 믿음에 있다. 하나님과 함께 걸을 때, 사람은 그가 가진 믿음만큼만 갈 수 있다. 사람의 삶은 자신이 가진 믿음의 분량에 비례한다”며 “믿음은 참된 그리스도인에게 있는 모든 성품의 뿌리이다. 뿌리를 바르게 하면, 곧 많은 열매가 맺힐 것이다. 여러분의 영적 번영은 항상 믿음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 외에 박완철 목사(남서울은혜교회)가 ‘개혁주의 입장에서 바라본 <새로운 설교학>’, 서문강 목사(중심교회)가 ‘존 찰스 라일의 목양적 성화론’, 손동식 박사(횃불트리니티대)가 ‘존 찰스 라일의 시대 상황과 설교’를 각각 강의했다.

‘교리와 부흥 콘퍼런스’는 성경의 교리에 충실한 교회의 부흥을 꿈꾸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