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죽음 이해할 수 없지만… 선교의 길 따를 것”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코로나19로 별세한 한인 선교사 23명 추모예배

▲코로나19로 별세한 한인 선교사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예배가 온누리교회와 한국위기관리재단 주최로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진행됐다.  ⓒ송경호 기자

▲코로나19로 별세한 한인 선교사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예배가 온누리교회와 한국위기관리재단 주최로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진행됐다. ⓒ송경호 기자
코로나19로 별세한 한인 선교사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예배가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와 한국위기관리재단(이사장 한명국 목사) 주최로 26일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진행됐다. 주최측은 지난해 1월 이후 현재까지 코로나19에 감염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한인 선교사의 수가 총 23명으로 확인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날 예배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여호와의 유월절’ ‘피난처 있으니’ ‘지금까지 지내온 것’ ‘하나님의 은혜’ 찬양으로 시작됐다. 순직 선교사 추모 영상과 남성중창단 CRUX의 특송에 이어 이재훈 목사가 ‘영생의 동산’(계 22:1-5)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재훈 목사 “모두 자신의 안위 생각할 때 헌신한 분들…
복음 위해 자신을 산 제물로 드린 거룩한 삶 받으실 것”

이 목사는 “모두가 자신만의 안위를 생각하는 이 시기에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신 선교사들”이라며 “이분들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의 깊은 뜻을 깨닫는다”고 했다.

그는 “때로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통해 일하신다. 우리가 가는 길이 막힐 때 멈춰서야 오히려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사실을 믿는다”며 “이것은 우리들의 선교가 아닌, 하나님의 선교이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선교사들의 유가족들이 추모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선교사들의 유가족들이 추모예배에서 기도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어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린 강도에게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하셨다. 낙원은 창세기의 에덴동산과도 같다. 하지만 다른 점은 에덴동산의 선악과와 같은 시험이 없는, 그래서 시험에 빠져 죄에 발악할 일이 없는 곳”이라며 “우리는 죽음을 통해 죄와 연결된 육신을 벗고 영원한 동산에 거할 새 영과 몸을 허락받았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특히 “죽음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이 복음의 위대한 진리가 선교사들로 하여금 열방에 나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현장을 지키며 사역하게 했다. 하나님과 얼굴을 맞대는 완전한 교제와 섬김의 낙원에 선교사들이 부르심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유가족들은 왜 사랑하는 남편, 아내 등을 하나님께서 이처럼 허무하게 데려가시는지 의문을 품을 것”이라며 “하나님의 답은 아마 이러할 것이다. 사랑하는 이가 있는 낙원을 더욱 사모하라고. 그래서 이 세상의 물질·공간 등을 더욱 사모했던 우리의 정(情)을 끊으시고 영생의 동산을 더욱 사모하게 하시는 과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숨진 선교사들을 추모하며 찬양을 부르고 기도하는 이재훈 목사. ⓒ송경호 기자

▲코로나19로 숨진 선교사들을 추모하며 찬양을 부르고 기도하는 이재훈 목사. ⓒ송경호 기자
아울러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하나님께서 재난을 통해 전 세계 영혼들을 깨우신다. 그리고 선교사들의 고귀한 죽음을 선교지에 역사하시는 통로로 거룩하게 사용하실 것”이라며 “복음을 위해 자신의 삶을 드린 선교사들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거룩한 산 제물이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한정국 이사장 “산 자에겐 죽은 자의 삶을 따르는 길밖에”

이어 한국위기관리재단 한정국 이사장(전 인도네시아 선교사)가 위로사를 전했다. 한 선교사는 “스트레스의 최고점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다. 유가족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오직 성령의 위로하심밖에 없다”며 “산 자와 죽은 자의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너희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다. 산 자에겐 오직 죽은 자를 따르는 길밖에 없다. 이는 죽은 자들의 못다 한 과업, 곧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처럼 미완성된 선교적 과업을 이어받는 것이다. 우리 산 자들이 예수의 복음을 전도하는 데 힘쓰자”고 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이사장 한정국 선교사가 선교사들을 추모하며 찬양을 부르고 있다. ⓒ송경호 기자

▲한국위기관리재단 이사장 한정국 선교사가 선교사들을 추모하며 찬양을 부르고 있다. ⓒ송경호 기자
이어 유가족 대표로 최주은 성도(故 최상은 선교사 자녀)가 인사했다. 최 성도는 “아버지가 코로나19로 돌아가시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오만에 겨우 들어가 아버지의 유골 등을 받으며 바쁘게 보냈다. 8월 초 아버지를 한국의 납골당에 모셔드렸다”며 “아버지는 평생 하나님의 일꾼으로 사셨다”고 전했다.

최 성도는 “아버지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가득하셨고, 계산적이지 않고 퍼주시는 분이셨다. 아버지는 코로나19 투병 중에도 설교를 끝까지 이어가셨다”며 “선교사의 딸이어서 자랑스럽다.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빨리 데려가신 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 가족들은 천국에서 아버지를 만날 날을 바라며 살고 있다. 우리도 아버지처럼 복음을 전하며 살겠다”고 전했다.

이어 다 같이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결단의 찬양을 부른 뒤, 박종길 목사의 축도로 이날 예배는 마무리됐다.

온누리교회는 성도들이 함께 뜻을 모은 성금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이재훈 목사는 “순직 선교사와 유가족들을 돕고 지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면 선교부에 연락해 달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예배 후 유가족들에게 일일이 악수하며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코로나19로 숨진 선교사 명단은 다음과 같다. 故 김철직(미국), 故 최향휴(볼리비아), 故 한상의(키르기스스탄), 故 이재정(인도네시아), 故 김상익(온두라스), 故 유승렬(가나), 故 정인영(남아공), 故 이광호(케냐), 故 이준재(파키스탄), 故 이충식(인도), 故 박하용(코스타리카), 故 고종옥·김영화(아르헨티나), 故 박동주(브라질), 故 한재민(중·러·북), 故 방게라(인도), 故 박창성(우간다), 故 이신숙(브라질), 故 최상운(오만), 故 정바울(미얀마), 故 김배홍(미얀마), 故 김요한(우즈베키스탄).

▲추모 예배 직후 서로를 위로하는 유가족들과 성도들. ⓒ송경호 기자

▲추모 예배 직후 서로를 위로하는 유가족들과 성도들. ⓒ송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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