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백악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시한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더 많은 이들의 탈출을 위해 시한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G7 화상 정상회의 참석 후 백악관에서 한 연설에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 등을 대비시키고 완전히 철군하기로 한 작업을 오는 31일까지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달 14일 이후 현재까지 77,000명, 지난 12시간 동안 19대의 군 수송기를 동원해 6,400명, 연합군의 비행기로 5,600명 등 모두 12,000명을 탈출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점 커지고 있는 위험에 대해 유념하고 있다. 난 실재하고 심각한 위험과 우리가 감안해야 하는 도전들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우리가 더 오래 머물수록 이슬람국가(IS)와 ISIS-K로 알려진 테러리스트 단체들의 공격 위험이 점점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는 카불 공항에서 커진 안보 위협에 대한 미군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8월 31일까지라는 시한을 지키는 것은 탈레반의 지속적인 협력에 달렸다. 탈레반이 카불 공항으로 진입을 허용해야 하고 미국의 탈출 작전에 훼방을 놓아선 안 된다고 경고하고, 미 국무부와 국방부에서 필요 시 현재 일정 조율을 위한 비상계획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국인의 수와 관련해, 미 합참부의장 행크 테일러 중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8월 14일 대피 작전 이후 미국이 카불에서 대피시킨 인원은 37,000명이며, 그 중 미국인이 몇 명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존 커비 미 육군 소령은 “우리는 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수천 명의 미국인을 대피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국인의 수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재차 확인하려는 기자들에게 “숫자는 매우 유동적이며 문자 그대로 거의 한 시간 단위로 변경된다”고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워싱턴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미 하원의원들은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애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 국장에게서 아프간 대피 작전 관련 기밀 브리핑을 받은 후 “철수 시한까지 미국인 및 현지 조력자들의 대피가 완료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한을 고집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의 59%가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수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바이든의 전반적인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24일 현재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RealClear Politics)에 따르면, 그의 지지율은 46.6%로 최저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