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정치 리더십 포기하자 탈레반이 아프간 점령
한국 교회도 더 늦기 전 지도력 회복과 공적 사역 필요
연합기관, 공적 대표성 갖고 교회 권익·공익 지키는 곳

58회 목장기도회
▲소강석 목사. ⓒ크투 DB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자 예장 합동 총회장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교계 연합기관 통합에 있어 ‘속도’를 강조했다.

소강석 목사는 23일 국민일보 칼럼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한국교회에 주는 시그널’에서 “세계 국가들은 자국 이기주의로 가고 있다. 패권국인 미국 또한 자국민 보호 우선이라는 미명 아래 스스로 국제경찰 배지를 반납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생태계 원리로 보면, 이는 다 같이 망하는 길이다. 누군가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질서 유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우리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국교회는 지도자가 없다. 한경직·조용기·김삼환 목사님으로 내려오던 계통이 무너지고, 지도력 공백기를 맞고 있다”며 “더구나 지도력을 행사하는 분들도 책임을 감당하거나 희생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개교회·개교단 문제에만 신경 쓰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공적 사역에는 책임을 지거나 십자가를 지려 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는 아무리 잘해봐야, 본전도 찾을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개교회나 개교단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편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종교는 현실을 넘어 이상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기독교는 더 그래야 한다”며 “세상이 아무리 세력 간에 대립하고 계층, 이념, 지역 간의 갈등이 있더라도,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의 정신을 가지고 화해를 증폭시키고 용서를 확장시켜야 한다. 그리고 하나됨을 강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기독교의 역사를 보라. 동로마가 왜 오스만 투르크에 망했는가. 러시아 정교회가 왜 볼셰비키 혁명에 망했는가. 서로 분열하고 싸우다가 망했다”며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거울로 삼아,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지금은 다행스럽게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까지 연합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제는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하다. 무리하게 속도만 강조해서도 안 되겠지만, 타이밍을 놓쳐서도 안 된다. 더 이상 개교단의 아성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합기관은 신학을 다루는 곳이 아니다. 한국교회의 공적 대표성을 가지고, 한국교회의 권익과 공익을 지켜내는 곳”이라며 “미국이 자국 이기주의 때문에 국제정치 리더십을 포기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이 얼마나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졌는가. 한국교회도 더 늦기 전에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은 모든 교단이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하나됨을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