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과 NGO, 교회 협력하다 초청받아
탈레반, 한국 협조 이유로 가족들 죽이려 해
아프간 남아있는 가족들 비행기로 구출 요청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 기자회견 모습. ⓒ선교신문 제공
국내 거주 아프가니스탄 국민 34명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가족들의 구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3일 오전 개최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들을 구출하여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우리는 한국에 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일해 온 한국 기업과, NGO, 교회에 협력한 사람들이고, 그러한 연고로 초청을 받아 한국에 와서 한국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여성인 카디자 씨가 낭독한 성명에서는 “하지만 지난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아프간에 살고 있는 저희 가족들이 한국에 협조하였다는 이유로 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어, 저희 가족을 살려달라고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재한 아프가니스탄 한국협력자 가족 일동’ 명의의 성명에서는 “우리는 미군의 군사기지를 건설하던 한국 기업에 종사한 협력자들과 그 가족들, 한국 NGO에 협력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 탈레반에 의하여 박해당하는 여성들과 하자라 종족들”이라며 “한국 정부가 구출하려는 사람들의 리스트에 저희 가족이 배제되어 있음을 알고 당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카디자 씨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선교신문 제공
그러면서 “지금 아프가니스탄에는 해외에서 구출하는 비행기들이 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한국을 돕고 한국에 가족이 있는 모든 아프간 협력자 가족들이 이 비행기를 타고 나올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신속히 조치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며 “모든 나라가 자국에 협력한 아프간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바, 한국 정부도 모든 협력자들을 구출하여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또 “아울러 이제 돌아갈 나라가 없어진 재한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의 난민 신청도 너그러이 받아 주시면, 저희들은 한국 사회에 보답하는 아름다운 협력자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호택 피난처 대표는 “현지의 한국군과 미군 협조자들 420여 명을 정부에서 구출하려 노력하고 있어 감사하다”며 “그러나 이 명단에 다양한 형태로 한국 정부와 민간, 한국교회를 도운 이들은 배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현재 한국 내에는 339명의 등록 아프간인을 비롯해 500여 명의 아프간 국민들이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오늘 나오신 분들은 파슈툰족에 의해 가장 핍박과 억압을 받던 하자라족이 대부분으로, 하자라족 가운데 한국 관련 협조자들의 위험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여성과 개종자들이 처한 위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 낭독 후 흩어져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