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성서공회 30여곳은 ‘심각’, 65곳은 ‘위기’

세계성서공회연합회 2020 UBS 성서 성경 반포
▲2020년 세계 성서 반포 현황.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서도 전 세계 성서공회들이 3천만 부 이상의 성경전서를 보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전년도인 2019년과 대비하면 37%나 감소한 숫자다.

이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에서 최근 발표한 ‘2020년 세계 성서 반포 현황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성경전서 외에 신약과 단편성서, 소책자까지 포함하면, 총 1억 9천만 부 이상 성서를 반포했다.

2020년 초 각 국가 성서공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30여곳의 성서공회들은 성서 보급이 ‘심각’ 상황에 있다고 했고, 65곳은 제한조치들이 계속된다면 ‘위기’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UBS 지도자들은 타격을 입은 성서공회들이 계속 존립하며 성서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연대 기금(Solidarity Fund)’ 수립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30곳 넘는 성서공회들이 도움을 받았고, 추가 신청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UBS는 각국의 제한 조치들에 맞춰 가능한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한 조치가 완화됐을 때는 이동식 성경 서점을 통해 곳곳을 다니면서 성경과 성서 자료들을 보급했고, 병원에 있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수백 권의 어린이용 성경을 성탄절 선물로 제공했다.

한 예로 몰도바성서공회는 코로나19로 사무실, 서점과 창고를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지침에 따라 성서반포 프로젝트를 연기해야 했다.

아나톨리 키릴로프 몰도바성서공회 총무는 “생존을 위한 필요한 재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돼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UBS로부터 받은 넘치는 나눔으로, 큰 위로와 격려를 받고 겸허해졌다”고 전했다.

페루 성서공회 생명의 빵
▲페루성서공회 ‘생명의 빵’ 사역 수혜 가정 모습.
팬데믹 사태 극복을 위해, 각국의 성서공회들은 성서 반포와 구호 사역을 결합하기도 했다.

페루 어린이들 중 17.5%는 영양실조를 경험하고 있다. 페루 ‘생명의 빵(Pan de Vida)’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어린이들의 영적 발달을 돕는 페루성서공회가 가장 오래 시행하고 있는 사역이다.

팬데믹 전 페루성서공회는 빈곤 지역 6천 명 이상의 어린이들에게 성서와 음식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사역이 중단되고, 어린이들은 성경학교와 식사를 위해 모일 수 없었다.

페루성서공회는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아이들의 가정을 방문해 직접 도움을 전달했고, 1천여 가구 어린이들이 단편성서와 음식을 받을 수 있었다. 그 후 페루성서공회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히 준수하며 기존 프로그램을 다시 실시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심각한 경제 위기와 대량 실직으로 이미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팬데믹으로 더욱 힘들어졌다. 특히 비공식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의 삶은 더욱 각박해졌다.

짐바브웨성서공회는 장애 아동을 돌보는 어머니들에게 성서와 훈련, 소그룹 활동을 지원해 왔다. 성서공회는 펜데믹으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해진 이들 가정에 성서와 음식, 마스크를 제공하여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세티 환데(Setty Hwande, 66세)는 26년 전,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딸을 버린 남편 대신 홀로 거리 노점상에서 일하며 스스로 생계를 일구고 딸인 리스터를 양육해 왔다. 힘겨운 삶 가운데, 세티는 성경 말씀 속에서 위로를 받았다.

오래된 성경은 너무 열심히 사용해 표지가 닳고, 창세기부터 레위기까지의 본문과 요한계시록 본문은 떨어져 있었다. 세티는 짐바브웨성서공회가 구호 음식과 함께 전달한 은데벨레어 새 성경을 받고 기뻐했다.

10년 넘게 전쟁이 이어진 시리아에 코로나 팬데믹은 더 많은 고통을 가져왔다. 전쟁 가운데서도 계속 문을 열어왔던 성서공회 서점이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나 해마다 실시되던 부활절 성경 반포는 안전수칙 준수 조건으로 허락을 받아, 시리아성서공회는 성서 이야기책 2만 8천 권을 반포하며, 하나님 말씀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망을 전할 수 있었다.

파디(Fadi) 어린이는 “여덟 살 때부터 어린이 성경을 갖고 싶었다”며 “이제 성경을 받았고, 책을 내려놓을 수 없다. 읽고 또 읽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