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사태 맞은 한국교회, 조건 없는 통합 절실
先 문제 해결 後 통합? 과거에도 실패한 사례
이기주의 넘어, 공익 위해 회개하고 하나될 때

한교총
▲한교총은 9일 ‘미래발전위원회’와, 실무 협상을 책임질 ‘기관통합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한교총 제공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에 이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19일 연합기관 통합 추진을 결의하면서, 한국교회 ‘하나됨’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연합기관 통합’ 필요성과 주장은 분열 이후 계속 제기돼 왔으나,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당위성과 공감대가 매우 강해졌다. 무분별한 교회 비난 여론에 대응하는 것을 비롯해 예배 참석 인원과 방역수칙 등 각종 이슈를 놓고 정부와 사회, 언론 등을 향해 한국교회가 ‘원 리더십’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및 평등법,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낙태죄 폐지 등 사회와 교회를 혼란에 빠뜨릴 법안이 추진됨에 따라, 교계의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하려면 그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일이 절실하다.

구체적인 움직임은 한교총에서 먼저 시작했다. 한교총은 지난 9일 연합기관 통합을 추진하기로 하고 미래발전위원장에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실무 협상을 책임질 기관통합준비위원회 위원장에 대표회장을 지낸 김태영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를 각각 추대했다.

한국교회연합
▲한국교회연합이 15일 제10-4차 임원회를 열고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 조직 구성을 마무리했다. ⓒ한교연 제공

이에 한교연에서도 15일 임원회를 열어 권태진 목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한기총에서도 19일 임원회에서 통합 논의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실무위원회 구성 등을 임시대표회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과거 ‘통합 시도’ 때와는 다르게, 한기총과 한교연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송태섭 대표회장은 “세 곳의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좋다. 통추위가 만나서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통합 기준은 첫째로 (한기총과 한교연이 분열되기 전 개정된) ‘7.7 정관’이어야 하고, 둘째로 현재 한교총 같은 공동대표 체제가 아닌 1인 대표 체제가 돼야 한다. 회원들도 공감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회장은 “한교총 안에도 (통합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다음 주 정도면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며 “한교총이 큰 단체이고 큰 교단이고 큰 교세라면, (통합에 있어) 작은 교단과 단체들을 껴안고 함께 갈 생각을 해야 한다. 예전 한기총에서는 크고 작은 교단들이 서로 잘 어울렸다”고 전했다.

한기총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도 임원회 후 기자회견에서 “대표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에 앞서, 교계 연합기관 통합 논의를 먼저 하자는 안건에 참석자 전원이 기립으로 의사를 표시해 주셨다”며 “추후 통합준비위원회 구성 등 교섭 절차상 문제는 임시대표회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원들 사이에 통합 열의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단 한기총이 주축이 돼야 하고, 한기총의 역사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말씀을 주셔서 경청했다”며 “되도록 신속하게 추진하려 한다. 통합이 될 것 같으면 신속히 될 것이고, 안 될 것 같아도 윤곽이 금방 드러나리라 본다”고 했다.

한기총 32-1차 임원회
▲19일 한기총 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크투 DB

이러한 가운데 한교총 기관통합준비위원장 김태영 목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선 문제 해결 후 통합’ 입장을 언급했다. 한기총의 과거 비정상적 운영과 이단 문제, 금권 타락 선거 등을 해결해야 대화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연합기관들의 인력 재배치와 채무 문제 등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시대표회장 체제인 한기총의 통합 추진이 적법한지, 법적 다툼 등 또 다른 분열의 씨앗을 남기지 않을 화합 방안이 있는지 등도 관건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안팎으로 ‘비상 사태’를 맞이한 현재 한국교회에서 극적 화합의 역사를 쓰기 위해, 개인이나 개교단의 작은 이해관계나 갈등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합기관은 교리와 교파가 다소 다른 각 교단과 단체들이, 사회를 섬기고 정부와 대화하는 등 더 큰 사역을 위해 ‘한국교회’라는 기치 아래 모이는 곳이기 때문. 의견 차이와 문제들에 집중하다 보면 결국 연합을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교연 송태섭 대표회장도 “이단 문제는 먼저 통합하고 나서 정리하면 된다”며 “또 일단 통합하고 나면 (정통 교단과 교회의 수가 훨씬 많으니) 그들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각 교단과 교회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예배 회복’을 위해서도 개교회나 분열된 연합기관보다, 다른 종교나 단체들처럼 ‘한국교회’ 전체의 이름으로 방역 당국을 상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밖에 없다. 평등법이나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등 각종 이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연합기관 통합에 강력한 의지와 열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한교총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교단과 개인 이기주의를 넘어, 한국교회의 공익을 위해 서로 양보하면서 손잡을 때”라며 “한국교회가 분열을 회개하고 다시 하나되어, 새로운 미래를 계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